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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2월 2일 목요일

[사설]정치권, 쌍용차·재능교육 해고자부터 보듬어야


이글은 경향신문 2012-01-01일자 사설 '[사설]정치권, 쌍용차·재능교육 해고자부터 보듬어야'를 퍼왔습니다.
정치권이 4월 총선을 앞두고 ‘경제민주화’를 내걸면서 노동정책도 변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민주통합당은 집권하면 차기 정부 임기말인 2017년까지 비정규직을 현재의 절반 수준으로 줄이고 임금도 정규직의 80%까지 올리겠다는 내용의 노동정책을 발표했다. 정리해고 요건도 강화해 경영자가 해고 회피 노력을 하지 않으면 ‘긴박한 경영상 필요성’을 인정하지 않기로 했다. 한나라당 역시 비정규직 임금을 정규직의 80% 수준에 맞추는 등의 대책을 이달 중 발표할 것이라고 한다. 제대로 된 노동정책 없이 복지국가를 실현할 수 없다는 점에서 정치권의 움직임을 환영한다. 그러나 중장기적 과제와 함께 당면한 노동 현안에 눈길을 돌릴 필요가 있다.

쌍용자동차에선 희망퇴직자 강모씨가 숨지면서 2009년 정리해고 사태로 회사를 떠난 노동자와 가족의 죽음이 20명째에 이르렀다. 금속노조 쌍용차지부는 “해고·퇴직자 중 상당수는 연락을 끊어 소식을 알기 어렵다. 실제 희생자 수는 더 많을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쌍용차 측은 2014년쯤 돼야 복직을 시작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학습지업체 재능교육 해고자들의 거리투쟁도 1500일을 넘겼다. 이들은 형식적으로 ‘사업자’이지만 실제로는 ‘노동자’ 성격을 띠는 ‘특수고용노동자’로서 노동기본권 쟁취를 위해 투쟁해왔다. 사측은 노동조합을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이어서 갈등이 계속되고 있다. 기아차 광주공장에선 18세 미만 실습생에게 법으로 금지된 야간·휴일근무를 시키고 수당을 주지 않는 등 수십건의 위법행위가 확인됐다. 지난해 말 이 공장에서 현장실습하던 고등학생이 뇌출혈로 쓰러지지 않았다면 세상에 드러나지 않았을 일이다.

5년 후 비정규직을 절반으로 줄이고, 임금도 정규직과 비슷하게 올리는 일은 중요하다. 그러나 지금 눈앞에서 벌어지고 있는 사태를 외면한 채 장밋빛 미래만 이야기하는 정당은 신뢰를 받을 수 없다. 쌍용차에서 더 이상 목숨을 잃는 이가 나오지 않도록, 재능교육 교사들이 아이들 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급선무다. 지난해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에서 309일간 고공농성을 벌인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은 그제 결심공판에서 최후진술을 했다. “희망버스는 대한민국이라는 사회가 버린 노동자를 살리자는 자발적 연대였습니다. 사람을 살리자는 개인들의 간절한 염원이었고, 부당함에 대한 정의로운 시민들의 저항이었습니다.” 김 위원의 말대로 희망버스는 한국 노동운동·시민운동사에 남을 ‘아름다운 사건’이다. 그러나 노동자들이 거리로 내몰릴 때마다, 누군가가 대의를 위해 목숨을 걸 때마다 희망버스에만 기댈 수는 없다. 정치권은 시민들이 희망버스를 통해 보여준 열망을 바탕으로 법과 제도를 만들고 노동현안의 해결에 나서야 한다. 당장 민주통합당은 이번에 발표한 노동정책에서 빠진 ‘특수고용직의 노동자성 인정’ 부분부터 보완하기 바란다.

2012년 1월 31일 화요일

‘희망뚜벅이’ 걸어서 죽음의 공장까지 간다


이글은 민중의소리 2012-01-30일자 기사 '‘희망뚜벅이’ 걸어서 죽음의 공장까지 간다'를 퍼왔습니다.

ⓒ양지웅 기자 30일 오전 서울 혜화 재능교육 본사 앞에서 열린 희망뚜벅이 발대식에서 열린 희망뚜벅이 발대식에서 백기완 민족문제연구소장과 참가자들이 광화문 KT를 향해 행진하던 중 구호를 외치고 있다.

13일간 이어지는 ‘비정규직과 정리해고 없는 세상을 위한 희망 발걸음’이 시작됐다. 30일 오전 10시께 서울 종로구 혜화동 재능교육 본사 앞에서는 ‘정리해고, 비정규직 없는 세상을 위한 희망 발걸음(희망뚜벅이)’이 시작됐다. 이날 오전, 영하의 날씨에도 서울 종로구 혜화동 재능교육 본사 앞에 모인 120여명의 ‘희망 발걸음’ 참가자들의 얼굴에는 강한 자신감이 묻어났다. 이날 행사에는 심상정 통합진보당 공동대표와 진보신당 홍세화 대표, 배우 맹봉학 등 120여명의 참가자들 함께했다.

먼저 발언대에 오른 김혜진 희망버스 기획단 실장은 “정리해고와 비정규직문제는 결국 한 사업장을 넘어서는 모든 노동자의 문제이기 때문에 16개 사업장 동지들이 함께 나서 이 길을 열게 되었다”며 “아직 우리들의 선택은 시작일 뿐이다, 이 길을 통해 정리해고와 비정규직 철폐를 위한 투쟁을 함께 만들겠다”고 말했다.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은 “쏘아버린 화살은 과녁을 맞추기 전까지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고 강조하며 ‘희망 뚜벅이’들의 힘찬 발걸음을 독려했다.

출발과 동시에 공권력에 막힌 ‘뚜벅이들’

오전 11시께 광화문 케이티(KT) 본사를 향해 출발할 예정이던 ‘희망 뚜벅이’들은 경찰의 봉쇄로 처음부터 차질을 빚었다. 주최 쪽은 인도를 통한 평화적 행진을 하겠다고 강조했지만 경찰관계자는 “해당 집회와 관련 어떠한 신고도 진행되지 않았다”라며 “불법이다”라고 밝혔다. 결국 펼침막을 내리고 확성기를 쓰지 않기로 절충한 뒤에야 참가자들은 발걸음을 뗄 수 있었다.

30분 가량 창덕궁 돌담길까지 인도를 따라 평화롭게 이어지던 행진은 이화사거리에 이르자 경찰이 다시 제재하기 시작했다. 경찰관계자는 “몸자보를 두르고 신고되지 않은 행진을 시도하는 것은 불법”이라고 밝혔다. 이후 참가자들은 경찰의 제지선을 피해 대학로로 되돌아와 마로니에 공원 앞을 가로지르다 이화사거리에서 에워싼 경찰에 의해 고립됐다. 

시작부터 경찰과의 실랑이로 행진이 순탄치 않을 것임을 예고했지만 참가자들은 희망버스처럼 이번 행사가 또다른 ‘결실’로 이어지길 간절히 바라고 있다. 

‘희망 뚜벅이’들은 이날부터 다음달 11일까지 13일 동안 시그네틱스, 코오롱, 콜트-콜텍, 유성기업 등 정리해고와 비정규직으로 장기투쟁을 벌이고 있는 수도권의 대부분 사업장들에 희망의 목소리를 전할 계획이다.

행사에 참가한 한 대학생은 “언제나 공권력들은 약자를 괴롭히기에 앞장서왔다”라며 “지치지 않고 끝까지 싸운다면 이길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양지웅 기자 30일 오전 서울 혜화 재능교육 본사 앞에서 열린 희망뚜벅이 발대식에서 열린 희망뚜벅이 발대식에서 배우 맹봉학 씨를 비롯한 참가자들이 경찰들 사이로 행진하고 있다.

ⓒ양지웅 기자 30일 오전 서울 혜화 재능교육 본사 앞에서 열린 희망뚜벅이 발대식에서 열린 희망뚜벅이 발대식에서 백기완 민족문제연구소장과 참가자들이 광화문 KT를 향해 행진하고 있다.

조한일 기자jhi@vop.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