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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12월 4일 일요일

“의사로서 이건 아니다 싶었다”


이글은 한겨레21 [2011.12.05 제888호] '] ' “의사로서 이건 아니다 싶었다” '를 퍼왔습니다.
[문화] 현직 의사로 한국 의료제도 고발한 다큐멘터리 의 송윤희 감독 인터뷰… “누군가 다른 내용으로 2편 찍기 바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관련 ‘괴담’ 중 가장 핫한 이슈가 ‘맹장수술 900만원’ 등 의료에 관한 것이다. 한편에선 괴담이 허구라고 말한다. 한-미 FTA에서 의료 분야가 예외 조항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한-미 FTA가 단순한 무역관세 조치가 아니라, 공공서비스를 비롯한 경제제도를 미국식으로 바꾸기 위한 시스템 도입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괴담은 허구가 아니다. 벌써부터 약값 인상은 기정사실이고, 수년 전부터 있은 영리병원을 필두로 한 의료 민영화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다. 이때 괴담은 허구라기보다, ‘호러’의 의미로 쓰인다. 이제 지옥문이 열린 것인가? 때마침 한국의료제도의 난맥상을 다룬 다큐멘터리 이 개봉한다. 현직 의사이자 평론가인 황진미가 현직 의사이자 다큐멘터리 감독인 송윤희 감독을 만나 영화와 의료 문제에 대해 설전을 벌였다.

» 영화 <하얀 정글>은 현직 의사인 송윤희 감독(사진)이 내부자의 시선으로 담아낸 의료 현실 고발 다큐멘터리다. <한겨레21> 정용일 기자

황진미(이하 황) 산업의학 전문의인데 언제 다큐멘터리를 배웠나. 영화를 만들게 된 계기는 뭔가.
송윤희(이하 송) 2000년 의사 파업 때 본과 2학년이었다. 다음해 휴학을 하고 독립영화 워크숍을 들었다. 2010년 초 안산의료생협에서 진료하는 남편에게 본인부담금이 없어서 치료를 포기한 환자 이야기를 듣고 영화를 찍기로 결심했다. 연구소에서 맨날 보건의료 보고서를 쓰지만, 담당자 책상에만 쌓일 뿐이다. 이런 문제를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려면 영화를 찍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영화의 취지에 백배 동감한다. 그런데 쓴소리를 하자면, 플롯이 매끈해 보이지 않는다. 시작과 끝이 각각 3개쯤 되지 않나. 앞부분 의료 사각지대의 환자들 이야기와 뒷부분 의료 민영화 문제는 톤이 다소 다르다. 애초 기획은 어땠는가.
 처음엔 의료 사각지대에 놓인 환자들을 조명하는 영화로 중단편 정도를 찍을 생각이었다. 그런데 그것만 다루면 감상적인 다큐멘터리가 될 뿐 근본적 문제 제기가 못 될 것 같아서 의료 시스템 문제를 담아야겠다는 생각에 중장편으로 기획이 커졌다. 지난 8월 말∼9월 초에 기획을 마치고, 9월 중순부터 촬영에 들어갔다. 그러나 편집해보니 소스가 적어서, 보충촬영을 하며 그나마 기획한 영화를 완성할 수 있었다.
 인터뷰나 취재에 어려움이 많았겠다.

 대부분의 병원이 촬영 금지다. 그래서 동영상을 보는 척하며 몰래 찍은 것도 있다. 인터뷰를 해놓고 빼달라는 경우가 많아 쓰지 못한 것도 꽤 있다.
 결국 인터뷰이들이 감독 주변인일 수밖에 없었겠구나. 영화가 그런 제한성을 굳이 감추지 않은 건 솔직해 보이기도 하지만, 다큐멘터리에 필요 이상으로 감독의 존재가 드러나는 건 거슬리더라. 특히 할머니에게 “의료 민영화가 뭔지 아세요?”라고 묻는 장면에서 감독이 할머니에게 “나도 반대하는데”라고 아예 의견을 말해버리는데, 이런 것이 영화를 아마추어적으로 보이게 한다.
 다큐멘터리 감독 중에는 자신을 “벽에 붙은 파리로 생각했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지만, 나는 어차피 내가 드러날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를 찍은 마이클 무어도 자신의 존재와 견해를 다 드러내지 않았나. 그 장면에서는 할머니에게 감정이입된 상태에서 할머니가 “반대한다고 뭐가 달라지나?”라고 하시니까, 그렇지 않다고 진짜로 말하고 싶었다.
 손으로 낙수(落水) 받는 이미지가 반복적으로 나온다. 그러다 주먹으로 천장을 치고, 수도꼭지와 샤워기로 바뀐다. 그런 이미지를 넣은 이유는 뭔가.
 보는 그대로 ‘낙수효과는 거짓이다’란 걸 말한 거다. 주먹 쥐고 천장을 치는 장면과 서울역 집회 장면이 맞물린다. 영화의 의미를 쉽게 전달하려고 이미지를 사용한 것인데, 이런 식의 설득이 영화의 완성도를 떨어뜨리는 걸로 보일 수도 있다. 영화가 빨리 나와야 한다는 생각에 완성도보다 시의성을 택한 차선책이었다.
 내용에 대해 질문하겠다. 영화는 건강보험제도의 문제점을 다루며 환자 처지에서 보장성이 낮다는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루었다. 보장률이 60%밖에 되지 않아 40%가 환자 주머니에서 나와야 하기 때문에, 치료를 받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보여준 감독의 견해에 동의한다. 그러나 건강보험 문제는 ‘저보장’ 문제뿐 아니라, ‘저부담·저수가’ 문제도 있다. 영화는 건강보험 도입 때 국가가 0%를 부담하며 출발했다고 지적한다. 그러나 현재 보험료율이 얼마나 낮은지, 정부가 얼마나 돈을 안 쓰는지 국제적으로 비교하지 않는다. 보장성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비교를 해놓고, 보험료율과 수가는 국제 비교를 하지 않으니까 균형이 맞지 않는다.
 저부담과 저수가도 문제다. 하지만 일반 대중을 타깃으로 하는 영화에서 저부담 이야기는 굉장히 어렵다. 수가는 의사들의 관심사이지만, 일반인에겐 관심 밖이고 눈높이에 맞게 설득하기도 힘들다.
 영화가 지적하는 불필요한 검사를 하거나 보험에 적용되지 않는 항목을 늘리는 행위, 로봇수술, 미용성형 범람 등의 현상 기저에 저수가가 있다. 다 저수가의 덫에서 도망치려는 행동이다. ‘30초 진료’도 진료의 질과 관계없이 단가가 묶여 있기 때문에, 결국 진료 건수 경쟁밖에 할 수 없어서 빚어진 현상이다. 강아지 백내장 수술이 100만원인데, 사람의 백내장 수술이 80만원이라는 사실이 영화에 잠깐 언급되지만, 과잉 진료 이야기에 파묻힌다. 영화는 불필요한 검사 등을 많이 하는 이유로 의료 행위를 할수록 의사가 돈을 많이 벌기 때문이라며 행위별 수가제를 거론하지만, 이런 설명은 근본적 분석이 되지 못한다.
 어떻게 저수가를 메우려고 불필요한 검사를 하는 걸 당연하다고 말할 수 있는가. 그건 하면 안 되는 행위다.
 그런 행위가 옳다는 게 아니다. 당위가 아니라 필연에 관한 이야기다. 의사를 두둔하는 게 아니라, 더 잘 까발렸어야 한다는 말이다. 영화에는 보건경제학적 분석이 미진한 대목이 있다. 가령 영화에서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이 영리병원을 설명하며 경쟁 운운할 때, 의료에선 공급자 간 경쟁으로 가격 인하를 기대할 수 없다는 보건경제학 교과서의 문구를 직접 보여준다. 하지만 그런 문구가 아니라, 왜 아닌지를 풀어서 보여줬어야 하지 않을까. 오히려 공급자가 수요를 창출하는 상황을 보여주는 방식, 가령 이비인후과 의사가 늘면 편도선 수술이 늘어나는 걸 보여주면 좋았을 것이다.
 그 장면은 윤증현 장관이 얼마나 무식한지, 기본도 모른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려고 교과서를 들이댄 것이다.



» <하얀 정글>은 영리병원이 도입된다면 병원의 불편한 진실이 일상적인 호러가 될 것임을 경고한다. <하얀 정글>의 한 장면.

 고가 약 때문에 빈곤층으로 전락한 사람 이야기가 충격적이었다. 하지만 고가 약을 처방하는 게 문제인지, 꼭 필요한 약인데 보험이 안 되는 게 문제인지, 폭리를 취하며 복제약을 못 만들게 하는 다국적 제약회사가 문제인지 분석이 부족하다. 이거 FTA 이후 중요해질 사안인데. 심장병에 걸린 아기에게 태아보험보다는 건강보험과 사랑의 리쿼스트가 큰 도움이 되었다는 것도 찡했다. 하지만 민간보험보다 공보험이 왜 좋은지 수익률 비교를 통해 보여주었다면 더 좋았을 것이다. ‘건강보험 하나로’ 운동 쪽에 자료가 있을 텐데. 의료 불신을 해소하는 방안으로 ‘주치의제도’가 영화 속에서 3번 언급된다. 그러나 정확히 그게 뭔지는 안 나온다. 차라리 안산의료생협을 자세히 보여주었으면 좋지 않았을까.
 의료생협이 대안인지 나도 확신할 수 없다. 나는 우리나라 의료제도가 영국식으로 가야 한다고 보지 않는다. 지금 이렇게 전문의를 마음대로 만날 수 있는데, 1차 진료 위주로 바뀌어서 감기에 약 처방을 하지 않고 물 많이 마시라는 처방을 하면 그런 의료에 환자들이 만족할까? 마이클 무어는 에서 쿠바를 의료의 천국처럼 그렸지만, 내가 만약 쿠바에 갔다면, 아바나의 종합병원이 아니라 아무것도 없는 시골 진료소를 찍었을 것이다. 그럼 한국 의료가 나가야 할 롤모델이 무엇인가. 나도 모른다. 나를 가르쳤던 교수님도 모를 것이다. 다만 나는 ‘이건 아니다’는 것을 말할 뿐이다.
 너무 비판만 한 것 같은데, 영화의 가치는 충분하다. 특히 후반부 의료 민영화에 대한 설명이 좋다. 삼성경제연구소와 생명보험회사의 자료를 보여주며, 영리병원과 민영화의 앞길을 설명한 것이 적절했다. 다만 이미 영리병원처럼 운영되는 치과 체인 등을 예로 들었더라면 영리병원의 폐해가 더 잘 와닿았을 것이다.
 치과 체인은 영화가 만들어진 이후 불거져나온 문제다. 당시 치과 체인 문제가 제기됐다면 무슨 수를 써서라도 취재했을 텐데 아쉽다. 영화를 찍기 위해 더 많은 공부가 필요함을 절감한다. 그러나 의료에 관한 첫 다큐멘터리인 점을 고려해달라. 첫술에 배부를 수는 없다. 누군가 다른 시각과 내용으로 를 찍기 바란다.

황진미 영화평론가

2011년 11월 27일 일요일

FTA와 인민주권


이글은 한겨레신문 hook 2011-11-23일자 기사 'FTA와 인민주권'을 퍼왔습니다.

철학, 경제학, 정치에 관심이 있는 대학생입니다.


  결국 우려하던 일이 일어났다. 한나라당 의원들이 본회의장에 FTA 비준 안건을 기습상정하고 결국에는 한나라당 단독으로 안건을 처리하고 말았다.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라 지금도 믿을 수 없을 지경이다. 정상적인 공론화 과정과 의사결정 과정을 건너뛴 이와 같은 ‘날치기’에 많은 사람들이 분노하고 있다. 그러나 FTA 비준은 현실로 닥쳐왔다. 따라서 그것의 의미를 다시 한 번 되새길 필요가 있다.
  많은 사람들이 FTA 협정이 현실경제에 미칠 충격을 우려하고 있다. 실제로 많은 연구자들이 FTA로 인해 초래될 최악의 시나리오들을 쏟아내었다. 가공할만한 일들이 금새 대한민국에 닥칠 것만 같다. 그러한 우려들 중 국회에서 쟁점이 된 ISD 조항에 관한 것은 빙산의 일각에 지나지 않는다. 정 반대로 (으레 그랬듯이) 재계와 친정부 성향의 연구소들은 FTA가 가져올 긍정적인 경제효과에 대한 장밋빛 전망들을 쏟아내었다. 그러나 실제로 FTA가 국민경제에 어떤 충격을 가할 것인지, 긍정적 측면이 클지, 부정적 측면이 클지, 사전에 예측하는 것은 어렵다. 일단 초보적인 정치공학의 수준에서 진보파들이 FTA에 반대하고 보수파들이 FTA 찬성한다고 가정해보자. 여기서 우리가 고려해야할 또 다른 시나리오는 진보와 보수 모두에게 ‘실망스러운’ 것이다. 만일 실제로 FTA 이후 그다지 더 나빠지지도, 그다지 좋아지지도, 어느 쪽도 아니라면 어떨까? FTA에 대한 장밋빛 전망도, 혹은 그것이 초래한 ‘파국’에 대한 종말론적 상상력도, 어긋나는 현실이 지속된다면?
  문제를 좀 더 에둘러서 고찰하자. 우선 보수파들은 FTA를 정치논리가 배제된 순수한 자유무역, 내지는 통상개방 협정으로 규정한다. 그에 따르면 자유무역과 시장개방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이기 때문에 FTA를 하지 않는 것이 오히려 이상하다는 식이 된다. 그러나 장하준이 최근 인터뷰에서 밝혔듯이 우리는 실질적으로 “이미 ‘자유무역’을 하고 있다.”[11월 7일자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다시 말하자면 우리가 이미 산업 일반에 ‘무역장벽’이라고 할 정도의 높은 관세율을 적용하고 있는 상황도 아니며, 그런 상황에서 관세인하 및 철폐조치가 어떤 가시적인 변화를 이끌어낼지는 근본적으로 불확실하다는 것이다.
  다른 예를 들어보자. FTA로 인해 일부 수입 소비재 품목의 관세가 인하된다면 일반적으로 소비자의 효용이 증대될 것이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경제원론 수준에서 그와 같은 것이 ‘모범답안’이다. 그러나 관세인하 효과가 실제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물가수준에 얼마만큼 반영될지는 미지수이다. 한-칠레 FTA 협정 이후 칠레산 포도주의 소비자 가격이 실제로는 관세인하 효과만큼 하락하지 않은 것이 좋은 사례이다.[경향신문, "칠레 와인에 'FTA 단맛'은 없었다"] 그리고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물가수준’이란 오히려 공공요금과, 교육비, 그리고 부동산 가격과 밀접하게 관련된다. 임박한 공공요금 인상 계획을 목전에 두고서, 그리고 전세난과, 미친 등록금에 시달리는 국민들 앞에서, 앞으로 미국산 쇠고기와 칠레산 와인 따위로 인해 엄청난 혜택을 누릴 것이라는 둥의 호언장담은 말장난에 지나지 않는다.
  마지막으로, 미국측의 관세인하로 인해 우리의 주력 수출업종인 자동차와 같은 제조업 분야에 긍정적 효과를 기대할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제조업이 가격경쟁력으로만 해외시장에서 승부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관세인하의 효과를 과장해서는 안된다. 일례로 미-일 플라자 합의 이후 미국에게 유리한 환율조정을 시행했음에도 제조업 부문의 미국의 대일 무역적자는 개선되지 않았다. [중앙일보, "플라자 합의, 그 후 20년"] 더 나아가 미국시장에서의 수출의 증가가 가시화된다 하더라도 그것이 국민경제에 (이를테면) ‘고용창출’과 같은 구체적인 경제적 효과로 이어질 것인지의 여부는 (우리가 지난날의 경험에서 알듯이) 매우 불확실하다. 대기업들의 수출호황 속에서도, 실제로는 중소기업 종속, 양극화, 실업문제가 심각해졌던 것이다, 기타 등등. 기타 등등…
  위와 같은 사례들을 열거한 이유는, FTA의 구체적인 ‘경제효과’라고 추산된 것이 실제로는 ‘가정의 가정의 가정’을 거듭해야 성립된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함이었다. 경제학의 현실예측력은 이와 같이 보통의 실험과학의 예측능력에 전혀 못미친다. 물론 이런 것들은 이미 많은 사람들이 지적한 사항이다. 그러나 내가 에둘러 말하고 싶은 것은 우리의 예측능력이 가진 이러한 맹점들은 FTA의 부정적 효과에 대한 시나리오들에도 그대로 해당된다는 점이다.
  우선 우리는 FTA로 인해 당장 공공 서비스의 체계가 붕괴할 것이라든가, 한국시장이 미국자본에 의해 잠식될 것이라든가, 국가의 주권이 마비되고, 당장 미국식 민영 의료보험 시스템을 수용해야하는 따위의 암울한 미래를 미리 단정할 필요는 전혀 없다. 그런 일들이 일어날 가능성은 실제로는 희박하며, (정부의 장밋빛 전망들과 마찬가지로) 중남미에서 일어난 최악의 시나리오들이 한반도에서 재현될 것이라는 전망도 ‘가정의 가정의 가정’을 거듭해야 성립하는 시나리오에 지나지 않는다. 일례로, ISD 투자자-국가소송제가 실제로 국가의 주권을 제약하는 측면이 있으며, 국가의 공적인 역할과 관련하여 이전과 전혀 다른 쟁점들을 제기하는 것은 확실하다. [http://foog.com/11386/] 그러나 그것이 활용된 사례들을  살펴보면, 국가의 공공 시스템과 정책 그 자체를 직접 ‘겨냥’한 사례들을 찾아보기는 힘들기 때문이다. [연합뉴스, "ISD의 판정 기준은 '합리성과 비례성'"] 말하자면 실제로 ISD 제도 하에서 다국적 기업의 이익을 위해 특정 국가의 공공 시스템을 완전히 마비시키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우리가 집회와 시위 현장에서 경각심을 조성하기 위해 공언한 최악의 가정들에 스스로 속아 넘어가는 일은 없어야 하겠다.
  만일 FTA가 가져올 (우리가 짐짓 우려했던) 파국과 참상들이 실제 현실로 닥친다면, 일부의 자조 섞인 푸념처럼, 희망을 버리고 ‘이민’이라도 가는 것이 나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그런 냉소적인 선택을 할 것이 아니라면, [실제로 누구도 순수하게 FTA 때문에 이민을 가지는 않을 것이다] FTA 조약 비준안이 국회에서 통과된 지금 이 시점에서 우리가 되짚어야 할 것은 다음과 같은 단순한 물음이다. “오히려 FTA 조약 비준 이후 우리를 기다리는 미래는 우리가 지금까지 매우 익숙하게 여겼던, 말하자면 ‘오래된 미래’가 아닌가?” 이를테면 FTA의 핵심 중 하나는 외국인 투자의 자유화이다. 그러나 우리는 이미 점진적으로 투자의 자유화, 자본시장의 개방을 거쳐왔다. 현 정부와 한나라당이 유독 이번 FTA 문제에 관해서 ‘매국적인’ 행태를 보였다고 말하는 자들에게, 김대중-노무현 정부 하에서도 이미 진행된 개방조치[ex, 자유경제지구]들은 과연 ‘애국적인’ 것이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그 당시 자본의 논리에 의해 사회의 구조가 재편되었던 것은 ‘참을만 했고’ 지금 한나라당 정부 하에서 동일한 일이 새삼스레 재연되는 것은 ‘천인공노할’ 일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필자는 이 물음을 어떤 냉소적인 의도에서 제기하는 것이 아니다. 다만 작금의 반FTA 투쟁에 있어서 진정한 ‘적’은 누구인지, 그리고 그 투쟁의 ‘대의’는 무엇인지를 제대로 사고하고 싶을 뿐이다.
  서툰 정념의 분출은 정치적으로 불모적인 결과를 가져올 뿐이다. 이를테면 FTA가 비준된 지금 이 시점에서 장지연의 “시일야방성대곡”을 재연하는 것에는 전혀 공감할 수 없다. 그것은 FTA가 이미 비준되었으니 싸움은 [적어도 다음 총선과 대선까지는] 사실상 끝났다는, 우리가 기대할 수 있는 것은 ‘진보대연합’에 의한 ‘집권’ 뿐이라는 선언에 지나지 않는다. 내가 여기서 보는 것은 사실상의 ‘패배주의’이다. [실제로는 장지연 선생도 친일로 돌아섰다] 그러나 앞서 보았듯이 작금 FTA는 김대중-노무현 정권 당시부터 지속되었던 신자유주의적 전환의 연장선 상에 있을 뿐이다. 우리는 이미 우리의 권리와 주권을 대주주들, 대기업 및 재벌, 기술관료들에게 하나 둘씩 넘겨주었고, 이번의 FTA도 우리가 겪어야 할 굴욕의 마지막은 결코 아닐 것이다. FTA는 오히려 싸움의 새로운 라운드가, 이미 반복되었던 싸움의 장이 다시 갱신된 것을 의미한다. 이것은 오히려 ‘기회’일 수 있다. 일부가 주장하듯 FTA 통과 이후 당장 나라가 망하거나 서민의 삶이 끝장나거나 하지는 않을 것이다. 아마 우리의 삶은 지금까지 어려웠던 딱 그만큼 어려워질 것이다. 우리들이 특정 정치인에 열광하거나, 반대로 욕설을 쏟아낸 적은 있어도, 자본과 의회권력을 ‘현실에서’ 근본적으로 통제했던 적은 없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앞으로는 바로 그러한 ‘현실’을 직시하고 싸우는 것이 중요하다.
  반복하자면, FTA가 가져올 결과가 궁극적으로 무엇인지 예단할 수는 없다. 그러나 분명 그것이 우리들의 미래와 우리들의 ‘주권’을 판돈으로 내건 ‘도박’인 것만큼은 확실하다. 도박에는 분명 확률상으로 유리한 도박과 불리한 도박이 있다. 그러나 FTA가 어느 쪽의 도박인지와 무관하게, 그것이 소수의 몫을 위해 보통 사람들의 삶, 권리, 재산을 한 ‘밑천’으로 삼은 도박이라는 것은 분명하다. 따라서 지금의 ‘날치기’ 국면에서 우리들이 세워야할 원칙은 분명하다. 이것은 ‘원칙’의 문제이다. 그것은 ‘당신들의 도박에 우리의 미래를 담보로 삼지 말라’는 원칙이다. 자본의 이해를 배후에 둔 무수한 관료들, 전문가들이 국민들에게 던진 메시지는 FTA 정국 때나 그 이전이나 한결 같았다. “걱정하지 말라, 똑똑하고 유능한 우리들이 리스크 매니지먼트를 충분히 할 수 있다.” 그러나 저러한 허황된 수사를 한꺼풀 벗겨내면 결국 앞서 말한 ‘도박꾼’의 논리가 근저에 자리잡고 있다. “하면 된다, 자신감을 가져라!”고 외친 김문수의 저 발언도 동일한 최악의 도박꾼의 논리를 충실하게 따르는 셈이다. 그리고 저러한 수사가 붕괴할 때 보통사람들이 마주쳐야할 가혹한 현실이 무엇인지는 이미 지난날의 금융위기를 통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FTA와 관련된 싸움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그것은 저 “기술관료의 언어로 말하는 자본”에 대항해서 인민주권의 원칙을 바로 세우는 싸움의 장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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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11월 24일 목요일

한미FTA '폐기'의 조건


이글은 민중의소리 2011-11-24일자 기사 '한미FTA '폐기'의 조건'을 퍼왔습니다.
협정문 24.5조 따른 폐기 가능..."감당할 진보정권, 국민적 지지 필요"


2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여당의 한미FTA 비준안 날치기 강행처리를 저지하기 위해 발언대에 올라간 민주당 민주노동당 의원들이 항의하는 가운데 의장석에 앉아 있던 정의화 국회부의장 앞 민주당 최규성 의원과 민주노동당 김선동 의원이 의사봉을 빼앗으려 하고 있다.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이 지난 22일 날치기로 한미FTA비준동의안을 처리한 데 대해 22일에 이어 23일에도 서울에서만 2만여명에 가까운 시민들이 거리로 쏟아져나와 비준무효와 폐기를 외쳤다. 야당5당과 시민사회단체들은 "국민과 함께 무효화 투쟁에 나서겠다"고 선언했다. 

법적으로 이미 국회를 통과한 한미FTA비준동의안의 발효를 막는 방법은 헌법재판소에 한미FTA 비준의 유·무효를 다투는 헌법소원을 제출하거나, 위헌소송을 제기하는 것이다. 날치기 통과된 한미FTA비준동의안의 효력을 정지시키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과거 헌법재판소가 지난 2009년 미디어법 날치기 처리에 대해 절차적 위법성(야당 의원들의 심의·표결권 침해)을 인정하면서도 무효확인 청구에 대해선 기각결정을 내린 것처럼 이미 한미FTA비준안 처리 자체를 무효라고 결정하기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당시 미디어법은 한나라당 의원들이 재투표와 대리투표를 했다는 사실이 명백히 드러났는데도 불구하고 헌재는 그 효력을 인정한 점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발효에 앞서 이명박 대통령이 날치기 처리된 비준안에 서명하고, 정부가 미국 측에 한미FTA 발효를 위한 법률적 준비가 끝났다는 서한을 보내는 형식적인 절차를 저지하는 방법도 있다. 시민들과 야당.시민사회단체의 반발이 예상되지만 청와대는 이미 이명박 대통령이 29일 날치기 통과된 비준안과 14개 한미FTA 이행법안에 서명하겠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영리병원 확대와 관련해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서비스산업기본법.경제자유구역법 등 한미FTA와 간접적으로 얽힌 법안들을 막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또 한미FTA와 함께 상호작용을 해 공공서비스 민영화를 앞당길 이른바 '자발적 민영화 법안'의 입법을 막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정태인 새로운사회를여는연구원 원장, 송기호 변호사)

아울러 향후 미국의 요구에 따라 추진될 가능성이 높은 이른바 '한미FTA 2대 후속조건'인 30개월 이상 미국산 쇠고기 개방과 쌀 시장 추가개방(쌀 관세화)도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예의주시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와 함께 이명박 정부의 계획대로 한미FTA가 내년 1월 1일, 혹은 미국의 의도대로 "가능한 한 빠른 시일 내에" 발효가 현실화 될 경우 결국 공식적으로 한미FTA 폐기 절차를 추진해야 한다는 지적이 설득력 있는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특이하게도 한미FTA협정문에는 폐기조항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청와대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10일 청와대에서 열린 비상경제대책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외교통상부 한미FTA협정문 24.5조 '발효 및 종료'

한미FTA협정문의 마지막장인 24장 '최종규정' 편에서 '발효 및 종료'를 다룬 24.5조 2항을 보면 "이 협정은 어느 한 쪽 당사국이 다른 쪽 당사국에게 이 협정의 종료를 희망함을 서면으로 통보한 날부터 180일 후에 종료된다"고 돼 있다. 또 24.5조 3항에서는 "당사국이 (협정의 종료를)통보를 한 후 30일 이내"에 이와 관련된 협의를 개시하도록 명시돼 있다. 한EU FTA에는 별도로 '폐기' 조항이 없지만 한미FTA에는 역설적으로 국제관계에서 일방주의와 예외주의를 추구하고 있는 미국의 요구에 따라 '폐기' 조항이 포함돼 있는데 이를 이용하자는 것이다. 

이해영 한신대 교수는 지난해 한미FTA 재협상 국면 당시부터 한미FTA비준동의안이 날치기 처리된 뒤까지 수차례 '민중의소리'와의 인터뷰에서 이 조항을 거론하며 "한미FTA 협정문 24.5조에 따라 어느 한쪽이 협정의 종료에 대해 서면통보를 한 뒤 이후 6개월이 지나면 자동으로 폐기된다"며 "미국에 (한미FTA협정문 폐기를 통보하는)팩스 한 장 보낼 대통령을 뽑으면 된다"고 말한 바 있다. 폐기 통보의 주체가 대통령인 만큼 내년 총선과 대선에서 한미FTA 폐기를 내건 세력이 의회와 행정부 권력을 잡아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문제는 그리 간단치만은 않다. 

선대인경제전략연구소 선대인 소장은 22일 '민중의소리'와의 전화통화에서 "한미FTA폐기 절차를 밟을 수 있지만 국제 협정상의 많은 신뢰를 잃게 되는 등 부담이 되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특히 상대가 미국일 경우 한미관계의 특성상 대통령이 한미FTA를 폐기하자고 통보하는 데는 상당한 부담이 따른다는 것이다. 

그러나 선대인 소장은 "이 부담들을 압도할 수 있는 것은 국민의 힘"이라며 "압도적인 국민의 힘으로 총선.대선을 지배하면 얼마든지 상황을 바꿀 수 있다"고 말했다. 선 소장은 "국민들이 한미FTA폐기에 따른 부담을 감수하고라도 한미FTA를 폐기하겠다고 결정하면 할 수 있다"며 "결국 닥치고 정치!"라고 강조했다. 

실제 지난 2008년 4월 이명박 정부가 광우병 위험이 있는 30개월 이상 미국산 쇠고기의 수입을 허용하자 시민들은 촛불을 들고 광장으로 나와 재협상을 요구했고, 결국 미흡하지만 한.미 양국은 "소비자의 신뢰가 회복될까지 30개월 이상 미국산 쇠고기의 수입을 자율규제"하기로 했다. 국회에서는 이를 담보할 가축전염병예방법이 통과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당시 미국 측도 한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촛불집회로 인해 섣불리 30개월 이상 쇠고기 수입허용을 강하게 요구하지 못했다.

물론 한미FTA 폐기를 위해서는 2008년 촛불보다 더 광범위하고 지속적인 시민들의 힘이 필요하지만, 정치적 여건은 오히려 당시보다 유리하다는 분석도 있다. 

황진미 평론가는 자신의 트위터에 "2008년에는 광장에 나왔지만 어찌해야할지 비전이 없었다. MB정권 초기였고 신자유주의는 끝이 없어 보였기 때문이다"라며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MB정권의 바닥을 보았고, 미국 금융위기와 '중동의 봄'을 보았다. 신자유주의는 몰락하고 있다. FTA는 몰락의 물귀신이다"라고 말했다. 

이와관련 트위터에서는 한 트위터 사용자(@fd***)가 올린 "서울시장 선거에서 박원순 후보 표가 215만여표다. 이 사람들이 열흘에 한번만 품앗이 삼아 (한미FTA 저지)집회에 나와도 서울만 하루 20만"이라며 10부제를 하자는 의견이 리트윗 되면서 호응을 얻고 있다. 

미국 정부나 미국 투자자 입장에서도 한국 국민들의 압도적인 한미FTA 폐기 주장을 확인할 경우 형식적으로 한미FTA가 발효되더라도 2008년 촛불시위 당시와 유사하게 위축효과(Chilling Effect)가 발생해 한미FTA의 즉각적인 실질적 효과가 상쇄되거나, 더 나아가 한국 측의 폐기 압박을 체감할 수밖에 없다. 

이정희 민주노동당 대표도 한미FTA 폐기에 대해 22일 자신의 트위터에 "큰 갈등 있겠죠. 감당할 진보정권과 국민의 지지 필요합니다"라고 밝혔다. 결국 한미FTA 폐기에는 민주주의의 최후의 보루, 즉 "깨어있는 시민의 조직된 힘"이 이어지고, 이에 기반한 세력이 내년 선거에서 정권을 맡아야만 한미FTA 폐기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23일 저녁 서울광장 인근에서 한미FTA저지촛불문화제가 열린 가운데 1만여명의 시민들이 참석해 한미FTA 폐기를 촉구하고 있다.

2011년 11월 23일 수요일

[사설] FTA 날치기 한나라당, 국민은 안중에도 없나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1-11-22일자 사설 '[사설] FTA 날치기 한나라당, 국민은 안중에도 없나'를 퍼왔습니다.
한나라당이 어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을 전격적으로 날치기 처리했다. 한-미 에프티에이는 단순한 또하나의 통상협정이 아니다. 우리 경제와 사회의 앞날에 중대한 영향을 끼치는 조약이며 방대한 법률이다. 그런 중차대한 사안을 여당이 의회민주주의 절차를 깡그리 무시하고 힘으로 밀어붙이는 폭거를 다시 한번 자행했다.
이명박 정부에서 한나라당이 중요 쟁점 사안을 국회에서 날치기한 게 한두 번이 아니다. 오만과 독선에 가득 찬 여당의 행태에 국민의 염증과 분노도 쌓일 만큼 쌓였다. 그런 터에 어제 한나라당은 국민의 눈과 귀를 가려보려고 술수마저 동원했다. 새해 예산안을 심의하기 위한 의원총회를 여는 척하다가 갑작스럽게 본회의장을 점거했다. 심지어 본회의장 방청석을 봉쇄하고 보도진의 접근조차 막으려 했다. 역겨운 행태가 도를 넘고 극에 이르렀다.
이 대통령과 여당 지도부는 한동안 투자자-국가 소송제(ISD) 재논의 가능성을 거론했다. 이를 토대로 여당 협상파는 한-미 장관급 회담에서 이 문제를 재론한다는 방침을 서면으로 합의한다면 야당이 어떻게 할 것인가를 되묻기도 했다. 그러나 어제 상황을 보면 그런 행위들조차 위장된 몸짓으로 여길 수밖에 없다. 국회에서 몸싸움을 할 경우 내년 총선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공언한 황우여 원내대표가 버젓이 원내 사령탑에 머문 가운데 벌어진 이런 일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겠는가. 이렇게 하고 한나라당이 앞으로도 신뢰 회복과 쇄신을 거론하며 국민 앞에 나설 수 있을지 참으로 의문이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협정의 졸속 처리에 따른 후과이다. 일부 수출 대기업의 대미 수출 여건은 다소 좋아질지 모르겠으나 공공서비스 위축과 양극화 심화가 불 보듯 뻔하다. 협정 곳곳에 도사리고 있는 독소조항들은 서민생계 안정을 위한 정책 자율성을 심각하게 위협한다. 균형 있는 국민경제의 성장과 경제주체간 조화를 강조하는 우리 헌법의 경제민주화 조항까지 거의 유명무실해질 것으로 우려된다.
당장에는 농어업과 중소상인, 중소기업의 피해가 걱정이다. 정부가 농어업 분야에 앞으로 10년 동안 22조원의 예산 투입 계획을 발표했으나 실상은 눈속임이 많다. 협정에 따른 농어업 피해는 단지 농산물 생산 감소에 그치는 게 아니라 식량안보의 기반마저 뒤흔들 수 있다.
우리 국회의 행태는 미국 의회와 비교해도 너무나 대조적이다. 미국 의회는 지난 4년 반 동안 협상안을 나름대로 점검했다. 그 결과 두 차례 재협상을 통해 자신들한테 유리하도록 협상 내용을 고쳤다. 또 협정 이행법률안에는 협정보다 자국 법령이 우선한다는 점을 못박아, 사법주권을 철저하게 지켰다. 반면에 우리 국회는 피해 대책은커녕 번역문 오류조차 제대로 점검하지 못한 터였다. 그런 가운데 법적 구속력도 없는 협정 발효 시점에만 매달려 이번 회기 처리를 밀어붙인 것이다. 이런 행태가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비준안을 날치기한 한나라당은 국민을 두려워하는 정치집단으로 볼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