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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3월 26일 월요일

천안함 증인들 “우리 목 달려있어, 못 나간다”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2-03-25일자 기사 '천안함 증인들 “우리 목 달려있어, 못 나간다”'를 퍼왔습니다.
[천안함 2주기 인터뷰] 변호인단 “천안함 격추시키고 ㄷ자로 도주? 국민들이 그걸 믿겠나”

천안함 2주기를 맞아 현재 법정에서 천안함 사건 실체 규명에 나서고 있는 신상철 서프라이즈 대표(전 민군합조단 민간위원)의 변호인단이 국방부 합조단의 결론 가운데 국민의 신뢰를 얻지 못하는 것으로 “연어급 잠수정이 ‘ㄷ’자 형으로 도주했다”는 주장을 지목했다.
군이 사고 직후 서풍1호, 대잠경계령 발동을 통해 북한 잠수함(정)의 예상 퇴로 차단까지 했지만 발견한 것이 없었기 때문에 아마도 ‘ㄷ’자형으로 도주했을 것이라는 추론을 만들어낸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또한 변호인단은 피고측 주요 증인들이 ‘우리 목이 달려있다’며 극구 재판 출석을 꺼려, 실체 규명에 어려움을 겪은 사례를 소개하기도 했다.
천안함 변호인단의 주된 실무역할을 맡고 있는 이강훈 변호사(법무법인 덕수)와 김남주 변호사(법률사무소 지산)는 지난 22일 저녁 미디어오늘과 인터뷰에서 지난 2년 여에 걸친 재판의 소회와 향후 법정에서 규명해야 할 과제 등을 밝혔다. 천안함 변호인단은 이덕우 변호사(법무법인 창조), 심재환 변호사(법무법인 정평), 김형태, 이강훈 변호사(법무법인 덕수), 김철호 변호사(법무법인 로텍), 김남주 변호사, 이영기 변호사 등 민변 출신으로 짜여져있다.
이강훈 변호사는 심승섭 당시 해군작전사령부 작전처장(현 준장)이 지난해 9월 19일 2차 공판에 출석해서 진술한 내용을 들어 “심 전 처장은 당시 어떤 규모의 작전이 실행됐는지 설명했다”며 “당시 추적 작업이 있었지만 실패했다는 답변이었다”고 전했다.


천안함 함미

김남주 변호사도 “‘좌초’라는 보고를 받았지만, 지난 2010년 3월 26일 밤 9시45분 ‘서풍 1호’, 57분 ‘대잠경계태세 A’가 발동되고, 추적을 위해 속초함 뿐 아니라 청주함·왕건함 출동에 이어, 링스헬기 투입했다”며 “이들은 NLL 인근까지 신속히 도착해 퇴로를 차단했으나 식별된 것이 없었다. 그래서 군은 연어급 잠수정이 ‘ㄷ자’로 도주했다고 판단을 한 게 아닌가 싶다”고 설명했다. 이는 잠수정의 수중 최대 속도가 10노트이지만 당시엔 조류가 남쪽으로 2.8노트로 흐르고 있어 이를 감안해 퇴로를 차단했지만 아무 것도 잡힌 것이 없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강훈 변호사는 “군의 설명대로라면 연어급 잠수정이 평소 천안함 기동경로 뿐 아니라 당일 상황까지 사전에 완벽하게 파악한 뒤 침투해서 작전을 완수하고 돌아간 것이어야 한다”며 “이것이 과연 가능성이 있는 추론인가. 국민들이 신뢰하지 못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변호인단은 지난해 8월 이후 이뤄진 7차례의 증인신문 동안 가장 어려웠던 점이 피고인(신상철 대표) 측 증인을 출석시키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이강훈 변호사는 “피고인 측 증인들이 피고인을 위해 출석하는 것을 극히 꺼려했다”며 “정성철 88수중개발 대표의 경우 ‘우리 목이 달려있다, 못나간다’고 통사정을 했다. 출석일을 앞두고 입원하기도 했다. 두려워한 것”이라고 전했다. 이 변호사는 “앞으로 피고측 증인으로 나올 분들이 편하게 나오려면 정권이 바뀌지 않으면 어렵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정부입장에 배치되는 주장을 펴면 어떻게 되는지 신 대표가 본보기가 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7차례 증인 신문 결과에 대해 이 변호사는 “본 게임은 이제부터 시작”이라며 “지금까지 변두리 얘기만 한 것에 불과하다”고 평가했다. 재판부나 검찰측 등 재판 주체에 모두 학습과 환기의 효과를 준 재판이었다는 것.
이 변호사는 향후 재판에서 “최원일 함장, 선체검증도 남아있고, 백색물질 확인도 법정에서 이뤄져야 한다”며 “자료도 하나둘씩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당시 국민들과 신 대표가 갖고 있는 의문이 정당한 것이었는지 되짚어보는 것이 주된 방향”이라며 “수중폭발과 관련된 증거가 충분한 것인지, 어뢰와 관련해 제기된 의혹을 해결할 수 있는 것인지 등이 중요하게 다뤄져야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재판이 갖는 의미에 대해 이 변호사는 “천안함 사건의 실체에 대한 핵심 증인들의 증언이 지속적으로 국민들에게 알려지고, 이들에 질문을 던질 수 있는 기회가 됐다”며 “완전한 실체 규명을 위해서는 국가기관이 대대적으로 재조사를 해야 하지만, 적어도 재판을 통해 국민들이 조금씩 확인할 수 있는 과정이라는 의미”라고 평가했다.


작전상황도. ⓒ천안함 백서

이 재판을 맡게 된 이유에 대해 김남주 변호사는 “정부 해명이 명쾌하지 않았고, 실체가 무엇인지 보고 싶었다”며 “조선소에서 6개월 근무한 경험도 있어 지난 2010년 9월부터 합류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김 변호사는 “조용환 변호사의 사례를 들어 나도 이제 헌법재판관은 못되겠구나 하는 우스개 소리를 하게 된다”며 “사건에 대해 조금의 의심만 있어도 문제가 되는 것이야말로 정말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 변호사는 “엉겹결에 신 대표의 피의자신문조서 때 입회하러 갔다가 ‘중요한 사건’으로 판단해 계속 맡게 됐다”며 “기소된 다음에 변호사가 뛰어들면 감당하기가 어렵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어 내가 계속 맡아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천안함 사건을 보는 언론계와 정치권·사회적 시각에 대해 이 변호사는 “2주기가 됐지만, 현재는 진보적인 언론들도 무관심한 상태라 아쉽다”면서도 “원인이 무엇이든 간에 안타깝고 고통스러운 사건”이라고 말했다.
김남주 변호사는 “여전히 국민들의 의혹이 남아 있는 사건인데도, 정말 북한에 의한 공격으로 확신했다면 책임자가 처벌받아야 하는데 전혀 하지 않았다”며 “장관은 즉각 해임되고, 대통령도 대국민 사과를 했어야 했는데, 그렇지 않았다는 것은 조사결과의 신뢰도를 떨어뜨리고 아직까지 의혹이 해소되지 않은 것”이라고 비판했다.

2012년 1월 20일 금요일

조선일보 천안함 오보, 실수였을까 의도적 조작이었을까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2-01-20일자 기사 '조선일보 천안함 오보,  실수였을까 의도적 조작이었을까'를 퍼왔습니다.
천안함 사건이 북한의 필요로 이뤄졌다고 김정남의 발언을 인용 보도한 조선일보가 오보임을 인정하고 독자들에게 사과했다.
조선일보는 20일자 2면 하단에 지난 17일자 1면 머리기사 에 대해 “고미요지(五味洋治) 도쿄신문 편집위원이 김정남과 주고받아온 이메일 내용을 월간조선이 요약해 본지에 전달한 기사를 전재(轉載)한 것”이라며 “그러나 고미요지 위원이 이메일을 바탕으로 펴낸 책에는 천안함 관련 부분이 없는 것으로 밝혀져 바로잡습니다”라고 시인했다.
조선은 “월간조선측은 천안함 부분은 김정남 주변의 정통한 소식통으로부터 별도 취재한 내용이라고 밝혔습니다”라며 “혼선을 초래한 점 사과드립니다”라고 독자에게 사과했다.


조선일보 1월 17일자 1면

조선일보 1월 17일자 2면

기사를 쓴 것은 월간조선 기자이고, 조선일보는 그것을 전재했을 뿐이며, 월간조선은 김정남 주변의 정통한 소식통에게 별도 취재한 내용이라는 얘기다. 어떻게든 책임에서 빠져 나가려 한 흔적이 역력한 정정보도문이다. 사과의 뜻 역시 ‘혼선을 초래해서’ 사과한다고 조선은 주장했다. 하지만 사과해야 할 이유는 날조된 소식이 독자들에 전달됐다는 데에 있고, 또한 날조의 이유는 무엇이고, 왜 책 본문과 당사자에게조차 최소한의 확인과 검증도 없이 기사를 전재했느냐를 밝혔어야 했다.
그래야 사과의 이유를 독자들이 이해하고 수긍할 수 있다. 더구나 1면 머리기사의 제목이 틀린 결정적인 오보임에도 2면 오른쪽 하단에 보일듯 말듯 게재한 것은 그것이 의도됐든, 실수였든 그 ‘거짓’의 책임에 비해 너무나도 왜소하다.
이와 함께 “월간조선측이 주변의 정통한 소식통으로부터 별도 취재한 내용이라고 밝혔다”는 조선일보의 해명 역시 신뢰할 수 있는 것인지 갸웃해진다.


조선일보 1월 20일자 2면

조선일보는 “김정남이 천안함 침몰사건에 대해 ‘북조선 입장에서는 서해5도 지역이 교전지역이라는 이미지를 강조할 필요가 있다. 그래야 핵, 선군정치 모두 정당성이 부여되는 것’이라고 했다”고 보도했었다. 그러나 고미 요지 도쿄신문 편집위원이 쓴 책에 보면, 김정남은 고미 위원에게 2010년 11월 26일 보낸 이메일에서 연평도 포격사건을 “북한이 한국을 포격한 배경은 교전 지역의 이미지를 강조하고 핵 보유나 군사 우선 정치의 정당성을 가지기 위한 것”이라고 언급했다.
아무리 봐도 연평도 포격사건에 대해 김정남이 이메일 답변한 고미 위원의 책 내용을 월간조선 기자가 천안함으로 착각했거나 둔갑시킨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이 짙게 든다.


동아일보 1월 18일자 사설

동아일보의 행태 역시 더욱 황당하다. 동아는 18일자 사설에서 김정남이 고미 위원과의 이메일 내용에서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은 핵무기 보유와 선군정치에 정당성을 부여하기 위해 꾸민 북한의 군사적 도발”이라고 단언했다고 주장했다. 도대체 김정남이 했다는 이런 말을 어떤 근거로 썼는지 납득이 되질 않는다. 사설에 기재되는 기본적인 사실관계는 훨씬 더 엄중하고 명징하게 검증돼야 그를 바탕으로 주장을 펴나갈 수 있다. 그런데도 동아는 스스로 직접 확인해보지도 않은 채 기정사실로 규정하는 것을 뛰어넘어 ‘단언했다’는 과장법까지 썼다. 이어서 동아는 “국내 종북좌파 세력은 북한 권력 내부 사정을 잘 알고 있는 김정남의 이런 폭로를 듣고도 ‘천안함 폭침이 북한 소행이라는 증거가 없다’고 계속 주장할 것인가”라고 따지기도 했다.
이런 동아일보는 20일자에서 조선일보처럼 사과는커녕 아무런 해명도 하지 않았다. 이렇게 슬쩍 넘어가도 괜찮은 것인가. 천안함이 북의 소행이라는 것을 왜 안 믿느냐고 억지를 부리기 전에 ‘확인된 만큼 쓰고, 의심할 수 있는 만큼 의문을 제기하는’ 언론의 기본소양부터 스스로 다시 되돌아봐야 할 것이라는 생각은 기자만이 생각은 아닐 것같다.

2012년 1월 19일 목요일

"김정남 천안함 발언은 <조선일보>의 명백한 오보"


이글은 프레시안 2012-01-19일자 기사 '"김정남 천안함 발언은 (조선일보)의 명백한 오보"'를 퍼왔습니다.
김정남과의 대화록 쓴 日 언론인 "천안함 얘기 없었다"

고(故)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장남 김정남이 "천안함은 북한의 필요에 의해 일어난 것"이라고 말했다는 과 (조선일보)의 기사는 날조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조선일보)는 지난 17일 (김정남 "천안함, 북의 필요로 이뤄진 것")이란 제목의 1면 톱기사에서 김정남이 천안함 침몰 사건에 대해 "북조선 입장에서는 서해5도지역이 교전지역이라는 이미지를 강조할 필요가 있다"며 "그래야 핵, 선군정치 모두 정당성이 부여되는 것"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조선일보)는 김정남의 이같은 발언이 일본 (도쿄신문)의 고미 요지(五味洋治) 편집위원과 김정남이 주고받은 이메일에 있다면서 (월간조선)이 그 대화록을 입수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국내 언론들이 고미 편집위원과 인터뷰한 결과 김정남은 천안함과 관련한 말을 전혀 하지 않았던 것으로 밝혀졌다.

고미 편집위원은 18일 과의 인터뷰에서 "김정남과 주고받은 이메일 내용을 게재한 내 책에는 천안함 내용이 단 한 군데도 나오지 않는데 조선일보가 왜 이런 내용을 보도했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조선일보)의 해명을 듣고 싶다고 말했다.

최근 고미 위원은 김정남과의 이메일 대화와 대면 인터뷰를 모은 (아버지 김정일과 나)라는 책을 냈다. 그러나 이 책에도 천안함과 관련한 내용은 없다고 (서울신문)은 전했다.

(서울신문)은 기사에서 "조선일보가 기사 중 북한의 입장을 설명한 부분은 연평도 포격사건에 대한 내용인데, 기자가 작위적으로 천안함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해석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고미 위원은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김정남과 주고받은 150여통의 이메일 중 거의 모든 내용을 책에 수록했다"며 "번역 작업도 꼼꼼히 했는데 없었던 내용이 보도된 경위를 알고 싶다"고 거듭 말했다. 그는 또 "책이 발간되면 천안함 내용이 없다는 사실이 명백히 알려질 텐데 왜 그런 무리를 했는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며 "조선일보는 책임 있는 언론사로서 책 내용을 다시 검토해 보도 경위를 밝혀 달라"고 말했다.



▲ 고미 요지 편집위원이 펴낸 김정남과의 대화록 <아버지 김정일과 나> 표지 ⓒ연합뉴스
(경향신문)도 18일 온라인판에서 고미 위원과의 전화 인터뷰 내용을 실었다. 고미 위원은 "김정남이 이메일을 주고받는 과정에서 천안함은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며 "조선일보의 지난 17일자 보도가 사실과 전혀 다르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조선일보의 명백한 오보"라며 "천안함은 내가 물어본 적도, 김정남의 답변을 받은 적도 없다"며 "한국 보도를 보고 놀라 내가 책을 잘못 썼나 싶어 다시 확인했다"고 말했다.

고미 위원은 19일 (MBC)와의 통화에서도 김정남이 하지도 않은 말을 한 것처럼 보도해 곤혹스럽다며 (조선일보) 해명을 기다린다고 말했다. 그러나 (월간조선) 기자는 '고미 요지 씨가 책에는 쓰지 않았지만 김정남이 포괄적으로 천안함에 대해 언급한 것은 사실'이라고 주장했다고 (MBC)는 전했다.

앞서 (동아일보)와 (문화일보) 등 보수 언론은 (조선)의 기사를 바탕으로 쓴 사설에서 '국내 종북(從北) 세력'은 이제 천안함이 북한의 소행이라는 증거가 없다고 주장할 수 없게 됐다고 비판한 바 있다.

(조선일보)에 대한 고미 위원의 반론은 (연합뉴스)가 최초로 보도했다. (연합)은 18일 오후 4시 54분 기사에서 고미 위원이 "김정남과는 천안함이 아니라 연평도 공격에 대해 의견을 주고받았다"며 "한국에서 마치 내 책이나 이메일에서 김정남이 천안함 사건을 북한의 소행이라고 인정한 것처럼 알려진 것은 유감"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연합) 기사에는 이 발언이 기사 맨 밑에 나온다.



/황준호 기자 

2012년 1월 16일 월요일

“천안함 러시아 보고서 공개되면 MB·오바마 곤란”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2-01-16일자 기사 '“천안함 러시아 보고서 공개되면 MB·오바마 곤란”'을 퍼왔습니다.
그레그 전 주미대사, 오마이뉴스 인터뷰 “스크류에 어망 감겨, 기뢰 부딪혔을 가능성”

도널드 그레그 전 주한 미 대사가 러시아 조사단의 천안함 사건조사보고서가 공개되면 이명박 정부와 미국의 오바마 행정부가 곤란해질 것이라고 말해 주목된다. 또한 그는 천안함 스크루가 어망에 감겼고, 어망이 배를 바닥으로 끌어당기는 도중에 유실된 기뢰가 천안함과 부딪혀 침몰시켰다는 러시아 조사단의 보고서 내용을 듣고 이같이 생각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레그 전 대사는 지난 9일(현지시각) 오마이뉴스와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북한의 어뢰 공격에 의해 천안함이 침몰했다는 국방부 민군합조단의 최종 조사결론을 믿지 않는 이유에 대해 “미국은 매우좋은 해군을 보유하고 있다. 당시 미 해군은 한국 해군과 공동작전 중이었다. 북한이 천안함을 침몰시켰다는 것은 북한 소형잠수정이 해군 작전해역 한복판까지 와서 한 방의 어뢰로 천안함을 침몰시키고 아무도 몰래 탈출할 수 있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난 미군 해군이 그것보다는 낫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레그 전 대사는 또한 “또한 나의 의구심은 러시아의 영향을 받았다”며 ‘러시아의 천안함 진상조사 보고서의 내용을 알고 있다는 점을 들었다.


러시아 조사단은 “천안함은 침몰 전에 오른쪽 해저부에 접촉하고 그물이 오른쪽 프로펠러와 축의 오른쪽 라인과 엉키면서 프로펠러 날개가 손상됐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보고서에서 밝혔다. 사진은 천안함 오른쪽 프로펠러 축에감긴 그물.

그레그 전 대사는 “러시아 조사단은 천안함 스크루에 감겨 있었던 어망의 흔적을 발견했다. 그리고 선체의 움푹 들어간 부분들도 발견했다. 러시아 조사단은 천안함이 어망에 감겼고, 어망이 배를 바닥으로 끌어당기는 도중에 그 지역의 많은 기뢰들 중 유실된 기뢰 하나가 천안함과 부딪쳐서 천안함을 침몰시켰다고 생각한다”며 “이들은 한국 조사단에게 이런 식의 문제제기를 했지만 듣지 않았고, 그래서 (조사단을 떠나) 귀국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러시아 조사단이 귀국할 당시, 나와 매우 친한 러시아 친구가 모스크바에 있었는데, 그들에게 왜 보고서를 공개하지 않느냐고 묻자, 그들은 ‘그것을 공개되면 오바마 대통령과 이명박 대통령이 곤란해질 것 같아서 공개치 않았다’고 했다. 그래서 나도 의심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그레그 전 대사는 “천안함 문제가 이제는 퇴장했으면 한다. (월남전을 촉발시켰던) 통킹만 사건이 기억난다”며 “미국이 완전히 잘못한 사건이다. 그런 식의 사건이 일어날 때 북한 탓을 하는 것은 편한 일이다. 북한을 좋아하는 사람이 없기 때문에 북한 탓으로 돌리는 일은 쉬운 일”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러시아 조사단 보고서가 공개될 경우 “한마디로 당혹스런 일이지 않나? 미국뿐만 아니라 합동조사단의 모든 국가들이 곤란하지 않겠나”라며 “한마디로 잘못된 보고서에 서명한 셈인데. 그래서 이 문제가 퇴출됐으면 한다. 남북, 북미 대화가 시작될 수 있도록 말이다”라고 분석했다.


도널드 그레그 전 주한 미 대사. ©연합뉴스

지난 2010년 국회 천안함 국정감사 증인으로 불렀던 것에 대해 그레그 전 대사는 “난 가지 않겠다고 했다. 그런 식의 청문회가 준비된다고 들었고, 나를 불러들이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들었지만, 비공식적 방법으로 난 출석치 않겠다고 밝혔다”며 “한국 국회에 출석한다고 한 적도, 천안함에 대한 재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한 적도 없다”고 밝혔다.
그레그 전 대사는 “내가 가장 강력하게 얘기한 것은 2010년 8월 언론 기고문에서 러시아가 의심하고 있다는 것을 밝힌 것 뿐”이라며 “그게 내가 말한 것의 전부이다. 그 탓에 이명박 정부에서 나는 인기가 없다. 한 마디로 말해, 나의 의구심이 천안함 사건이라는 남북대화의 장애물을 제거하는 것만큼 중요하지 않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2011년 12월 20일 화요일

[사설]한반도 안정을 최우선 과제로 두고 대응해야


이글은 경향신문 2011-12-19일자 사설 '[사설]한반도 안정을 최우선 과제로 두고 대응해야'를 퍼왔습니다.
ㆍ김정일 사후 우리의 태도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사망했다. 김일성 주석 사망 이후 지난 17년간 절대권력으로 한반도의 반을 통치해온 최고 지도자가 수많은 과제를 남겨두고 영원히 떠난 것이다. 김 위원장이 지병을 앓고 있었지만 그의 사망 소식은 충격적이다. 갑작스러운 그의 사망으로 6자회담 재개는 물론 남북관계 개선노력도 당분간 중단이 불가피해졌으며, 경우에 따라서는 한반도에 커다란 격랑이 몰아칠 수도 있다. 우리가 한반도의 긴장완화와 안정을 최우선 목표로 삼고 앞으로 발생할 상황들을 예측하고 슬기롭게 대처해 나가야 할 시점이다. 

김 위원장의 공과에 대해서는 평가가 다양할 수밖에 없다. 지속적인 핵 개발로 인해 북한이 세계적으로 더욱 고립되면서 북한 주민의 생활이 피폐해지고 인권 상황이 나빠진 것도 부인할 수 없는 엄연한 사실이다. 여기에다 연평도 포격 사건과 같은 극단적인 남북 대결 정책을 취했다. 반면 6·15 공동성명과 10·4 공동성명 등으로 남북평화 체제 구축을 위해 노력한 전력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문제는 김 위원장 사후 북한의 장래다. 현재 북한은 아버지 김 주석의 사망 때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어려운 시기를 맞고 있다. 북한 내부적으로 볼 때 김 주석의 사망 때는 후계자 문제가 비교적 안정되어 있었다. 김 위원장은 1970년대 초 후계자로 공식지명되어 김 주석의 생전에 사실상 북한을 다스렸다. 하지만 김 위원장의 아들 김정은은 후계자로 지명된 지 불과 1년 남짓밖에 되지 않았다. 그런 만큼 새 체제가 안정되는 데 시간이 걸릴 수 있으며 예상치 못한 상황을 맞을 수도 있다. 또 북한의 경제 상황은 김 주석이 사망한 1994년보다 훨씬 열악하다. 김 위원장이 경제개발을 독려해왔지만 성과는 미미하다.

북한의 외부 여건도 17년 전보다 녹록지 않다. 당시에는 북한 핵 문제가 북한과 미국의 회담으로 해법에 가닥이 잡힌 상태였다. 그리고 세계적 이슈가 아니었다. 그러나 지금은 북한의 핵실험과 농축우라늄 개발로 북한 핵 문제는 세계적 문제가 됐으며, 북·미의 현격한 입장 차이로 해결의 접점을 찾기 힘들다. 북·미가 지난주 베이징 접촉에서 3차 양자대화에 합의했지만 북·미 관계개선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남북관계도 마찬가지다. 김 주석 사망 때는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의 중재로 남북이 정상회담 개최 직전까지 갔다. 그런데 현재는 천안함·연평도 사건과 이명박 정부의 강경 대북정책으로 남북이 극도로 대립하고 있다. 

북한이 어디로 갈지는 1차적으로 북한의 선택에 달렸다. 최대 관심사인 후계자 문제에 대해 북한은 김 위원장의 사망을 알리는 ‘보도전문’에서 ‘김정은 동지의 영도 따라’ 오늘의 난국을 이겨나가자고 밝혀 김정은이 후계자임을 분명히 했다. 권력 세습 과정이 짧았다는 점에서 김정은의 권력 장악에 한계가 있을 수 있겠지만 일단 북한 체제가 당장 불안정한 국면에 빠질 가능성은 높아 보이지 않는다. 전문가들도 대부분 김정은을 중심으로 한 집단지도체제 가능성에 의견을 같이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 김정일 사후 북한의 가장 큰 변수는 경제난이다. 경제난이 지금보다 심각해질 경우 북한은 바람직하지 않는 상황으로 치달을 수 있다. 새로 북한을 이끌어 갈 김정은 체제가 정책의 초점을 경제난 극복에 맞출 개연성이 높다. 우려스러운 것은 경제난으로 인한 내부의 불만을 해소하기 위해 극단적인 세력이 군사적 모험을 자행할 개연성이다. 북한의 새로운 지도부는 경제난에서 벗어나는 데 모든 노력을 경주해 조속히 체제를 안정시키고, 나아가 한반도의 평화와 공동번영을 위해 매진하길 기대한다.

김 위원장의 사망으로 한반도는 또다시 운명의 갈림길에 섰다. 우리의 대응방향에 따라 남북 갈등이 더욱 심화할 수도 있으며, 정반대로 화해의 계기가 마련될 수도 있다. 그런 의미에서 김 위원장의 사망이 기회가 될 수 있는 셈이다. 우리가 이 기회를 남북 화해의 계기로 삼으려면 기본방향을 ‘한반도 안정’에 두고 결단력 있게 대응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한반도 안정을 위해 우리가 가장 우선적으로 해야 할 일은 북한을 자극하지 않는 것이다. 북한을 자극하는 것은 한반도의 긴장을 고조시키고 안정을 해칠 뿐이다. 김일성 사망 때 이미 경험한 바다. 설익은 대북 강경론에 정부가 끌려가면서 남북관계가 극도로 악화됐으며, 결국 그 비용은 고스란히 우리가 짊어지고 말았다. 이미 국내에는 북한 체제 변화 운운하는 대북 강경론자들이 존재하고 있다. 우리가 똑같은 실수를 되풀이할 가능성이 있다. 정부가 이 점을 명심하고 북한을 자극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정치권도 국내정치적 목적으로 북한을 자극하는 것을 삼가지 않으면 안된다. 

남북관계 개선 노력을 강화하는 것이 급선무다. 이명박 정부는 출범 이후 이따금씩 관계 개선을 위해 북한과 접촉했지만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대북 억압정책과 전략 부재 탓이다. 정부는 북한의 안정이 바로 한반도의 안정이라고 인식하고 북한의 새로운 체제가 조기에 정착할 수 있도록 직간접적 방법으로 지원해야 한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현재 남북관계 개선에 짐이 되고 있는 이른바 ‘5·24조치’ 등은 재검토 대상이다. 

김 위원장의 사망이 한반도 긴장을 고조시키지 않고 안정시키는 계기가 되려면 한반도 주변국가인 미국, 중국, 러시아 등의 동참이 절대적이다. 북한은 김 주석 사망 이후에도 미국과의 접촉은 계속했다. 정부는 이들 국가와의 긴밀한 공조를 통해 한반도의 긴장지수가 높아지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끝으로 굳건한 안보태세가 한반도 안정에 필수적임은 새삼스럽게 재론할 필요가 없다. 그러나 말이나 행동을 앞세운 과도한 조치는 안보를 강화하기보다는 오히려 해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