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블이 일본인 게시물을 표시합니다. 모든 게시물 표시
레이블이 일본인 게시물을 표시합니다. 모든 게시물 표시

2012년 3월 1일 목요일

미국이 F-35 한국에 떠넘기려는 이유는?


이글은 시사인 2012-02-28일자 기사 '미국이 F-35 한국에 떠넘기려는 이유는?'를 퍼왔습니다.
F35는 천문학적 자금이 들어갔지만 아직 제대로 된 폭탄 투하 능력도 갖추지 못했다. 국방비 감축으로 인해 록히드마틴에서 벌어질 대량해고 사태를 막기 위해 미국이 한국 정부에 이를 떠넘긴다는 의혹도 일고 있다

2월4일 미국 지역 일간지 중 하나인 (www.nwfdailynews.com)에 게재된 기사 하나가 한국 정부를 놀라게 했다. 기사는 미국 록히드마틴 스테핀 오브라이언 부사장의 발언을 인용한 것으로 “이스라엘과 싱가포르, 일본, 한국은 F35 개발에 자금을 대지 않았지만 이를구매하기로 동의했다”라는 내용이었다. 그는 “한 대당 6500만 달러인 가격에 더해 그 나라들이 개발비 일부를 보충하는 걸 도와줄 것이다”라고 했다. 이어 “이스라엘과 싱가포르, 일본, 한국은 7대 개발 프로그램 협력국보다 더 많은 F35를 주문할 예정이다”라고도 했다. 요지인즉 한국 정부가 이미 록히드마틴 사와 F35를 구매하기로 사전 약속을 했다는 것이다.

이 보도가 나간 직후 록히드마틴은 해당 기사가 오보라고 해명하며 진화에 나섰다. 또한 해당 언론사에 정정 보도를 요청했음을 한국 언론에까지 알리는 성의를 보였다. 록히드마틴이 이렇게 진땀을 흘리며 해명을 하는 이유는 아직 한국 정부가 F35 구매를 공식화한 적이 없기 때문이다. 이런 해프닝이 벌어진 배경에는 F35의 파란만장한 역사가 놓여 있다.


ⓒLockheed-Martin 제공 미국 텍사스 주에 있는 록히드마틴 사의 F35 생산 공장 모습. 총 6000여 명이 근무한다.

F35는 록히드마틴 사가 개발한 미국의 제5세대 전투기로 스텔스 기능을 탑재한 최첨단 전투기다. 하지만 F35가 태어나기 전 더 불행했던 F22가 있었다. F22는 냉전 시대 소련에 대적하기 위한 최첨단 전투기로 탄생했다. 이 ‘꿈의 전투기’는 현존하는 지구상의 전투기 중 최강자로 불릴 만큼 완벽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2006년 알래스카 상공에서 벌어진 두 차례 가상 공중전에서 F22가 가세한 ‘블루포스’가 ‘레드포스’에 144대0, 241대2로 압승하는 놀라운 기록을 남기기도 했다. 일명 ‘알래스카 전설’이라 불리는 이 가상전에 F22는 겨우 12대가 출격했을 뿐이지만 단 한 대도 격추되지 않았다. 미국 국방부는 이 놀라운 결과에 흥분해 F22 750대를 도입하려 했다.

문제는 F22 가격이 너무 비싸다는 점이었다. 한 대당 1억5000만 달러(약 1700억원)라는 천문학적 액수가 드는 것은 물론이고 한 번 뜨는 데 들어가는 비용도 만만치 않았다. 더구나 소련 해체 이후 전쟁 양상도 바뀌었다.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양대 전쟁에서 산악을 뛰어다니는 탈레반이나 사막에서 전투를 하는 저항 세력들이 치고 빠지는 게릴라 전술을 사용했던 탓이다. 이들을 상대하고자 막대한 비용이 드는 F22를 도입해 출동시킨다는 것은 수지타산이 맞지 않는 일이었다. 이 때문에 F22는 187대로 생산이 중단되는 불운의 전투기가 되었다. 대신 록히드마틴은 F22에 비해 성능은 조금 떨어지지만 가격을 대폭 낮춘 보급형 F22인 F35를 개발하겠다고 선언했다.

존 매케인 “F35는 스캔들이자 비극”하지만 F35의 운명도 순탄치 않았다. 덩치 큰 F22의 성능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더 싼 가격의 F35를 만든다는 발상부터가 무리였다. 개발비가 밑 빠진 독에 물 붓는 것처럼 들어갔다. 미국 정부는 ‘돈 먹는 하마’인 F35 때문에 진퇴양난에 빠졌다. 미국 공화당 상원의원이자 국방위원인 존 매케인은 “간단히 말해서 JSF(F35) 프로그램은 스캔들이자 비극이다”라고 말했다. 10년여 세월 동안 국민 세금이 560억 달러(약 63조원) 가까이 투입됐지만 F35가 미국 국방부가 요구하는 폭탄 투하 능력 등을 충족시키지 못해 성능 시험 일정이 지연되자, 가장 중요한 비행 테스트 또한 아무리 빨라도 2015년 이전에는 이루어지지 않을 것 같다는 지적도 나왔다. 지난해 1월 초 게이츠 국방장관은 “(해병대용 차세대 스텔스 전투기인) F35B 전투기 개발사인 록히드마틴에 2년간 유예기간을 주기로 했다. 이 기간에 F35 개발이 정상적으로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개발 프로그램 자체를 취소할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그런가 하면 지난해 F35 도입과 관련해 미국 국방부가 상원에 요청한 예산 조정안은 반대에 부딪혔다. 미국 상원 군사위원회의 칼 레빈 위원장과 존 매케인은 F35 전투기 도입에 필요한 예산을 다른 곳에 전용할 수 있게 해달라는 국방부의 요청을 거부하고, 2017년까지 생산을 요청한 F35 전투기 423대 중 120대의 생산을 늦추도록 했다. 이로써 국방부는 향후 약 151억 달러에 이르는 예산을 절감할 수 있게 됐다. 경제위기에 허리띠를 졸라매려는 오바마 행정부로서는 고육지책이었다. 하지만 F35 예산 삭감은 군수업체의 대량 해고를 불러올 수밖에 없다. 지난해 록히드마틴은 6500여 명을 해고할 계획임을 밝혔다.


미국 일간지 <노스웨스트 플로리다 데일리 뉴스> 홈페이지에 F35 구매 관련 기사가 떠 있다.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재정적자를 줄이는 것에 중점을 둔 3조8000억 달러(약 4271조원) 규모의 2013년도 예산안을 발표한 바 있다. 미국의 2012년 재정적자는 1조3000억 달러인데 이를 2013년 9010억 달러 수준으로 낮출 계획이다. 이에 따라 올 한 해 F35 전투기 관련 예산이 16억 달러 삭감되는 등 국방비가 크게 감축되었다. 하지만 동시에 오바마는 고용 확대를 위한 지원에 집중할 계획이기도 하다. 말하자면 군비 감축과 고용 확대를 동시에 달성하겠다는 것인데, 록히드마틴의 경우 F35 예산 삭감으로 인해 대량 해고 사태가 벌어질 상황이 된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오바마가 꺼내든 카드가 해외 판매 확대인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과 대치 중이고 전투기가 노후된 한국 같은 나라에 이를 판매하면 군비를 감축하더라도 제조사의 대량 해고를 피할 수 있다. 

록히드마틴의 F35 생산 공장이 있는 텍사스 포트워스는 나날이 들려오는 F35 관련 뉴스에 울고 웃는다. 록히드마틴 F35 생산라인에서 근무하는 한 엔지니어는 “작년 한 해 F35에 관한 뉴스를 들으면서 얼마나불안했는지 모른다. 일자리를 찾기 힘든 지금 해고되면 가족의 생계에 문제가 생긴다. 동료들 모두 걱정이 태산이다. 일본, 싱가포르, 한국에서 우리 제품을 구매할 것이라는 뉴스를 들으면 하루가 신나다가도 캐나다, 인도 등이 F35 인도를 보류할 것이라는 뉴스를 들으면 온종일 침울해진다”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한국 정부가 F35를 60대나 구매할 것이라는 소문은 록히드마틴 공장뿐만 아니라 하청업체에도 파다하게 퍼져 있다고 전했다. 

에서 관련 기사가 나온 뒤 록히드마틴의 주가는 크게 뛰었다. 이 회사 주가는 F35의 예산 삭감 뉴스가 들린 지난해 12월15일 곤두박질친 바 있다. 하지만 “이스라엘과 싱가포르, 일본, 한국이 7대 개발 프로그램 협력국보다 더 많은 F35를 주문할 예정이다”라는 뉴스가 나오자 다시 주가가 오르기 시작한 것이다. 그 뉴스가 오보이든 아니든 록히드마틴 사로서는 나쁠 것 없는 기회다. 미국의 한 일간지 기자는 “의도된 보도 릴리스(배포)일 수도 있다. 록히드마틴이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언론에 알릴 리 없다. 기자가 착각해서 기사를 그렇게 썼다는 것도 난센스다”라고 말했다. 

2012년 2월 29일 수요일

"장애인 등급 나누는 나라는 한국·일본 밖에 없다"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2-02-29일자 기사 '"장애인 등급 나누는 나라는 한국·일본 밖에 없다"'를 퍼왔습니다.
99%장애민중선거연대-통합진보당, "선거 때만 나오는 장애인 정책, 립서비스로 끝나선 안 돼"

‘도가니’ 같은 충격적 여파가 수면 위로 불거져 나와야만 반응을 보이는 무감각한 사회, 그리고 그보다 더 무감각한 국회의 모습이 바뀔 수 있을까. ‘99%장애민중선거연대’와 통합진보당이 ‘장애등급제와 부양의무제 폐지를 비롯한 99%장애민중의 생존권 보장’을 위해 공동정책협약을 체결했다. 

통합진보당은 협약사항을 19대 총선 공약과 당의 주요 정책과제로 채택하고 이것이 이행될 수 있도록 양측 간에 상호 협력과 공동투쟁을 강화하기로 약속했다. 이들은 29일 국회에서 오영철 99%장애민중선거연대 집행위원장의 진행 하에 19대 총선 정책협약식을 갖고 이 같은 사실을 공표했다. 

19대 국회에서 추진할 장애인 기본권 정책협약서에는 차별의 상징인 장애등급제 폐지, 탈시설화 선언 및 자립생활 지원정책 강화, 장애인연금법과 장애인활동지원법 개정 등 장애인의 생존권 보장을 위한 제도를 마련 등이 적시됐다. 또 장애유형별 지원체계 구축, 부양의무제 폐지 및 상대적 빈곤선 도입, 장애인 이동권 보장 등을 협약했다. 


▲ 지난해 영화 '도가니'의 사회적 파장으로 5년 넘도록 방치돼온 '사회복지사업법 개정안'이 비로소 통과됐다.

이날 협약식에 참석한 조준호 통합진보당 공동대표는 “우리나라 장애인구가 250만을 넘어섰다. 이는 전체 인구의 약 5프로 정도”라며 “장애인의 90프로는 후천적으로 장애인이 된다. 장애인의 문제는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와 나라, 우리 모두의 문제이며 국가가 책임져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비장애인의 경우 흔히 장애인 기본권이 자신의 일과는 무관한 것으로 여기며, 이런 무관심한 여론이 국회에서도 그대로 반영되고 있는 현실을 지적한 것이다. 

박경석 99%장애민중선거연대 공동대표는 “장애인의 문제는 한마디로 얘기하면 ‘도가니’였다”며 “지역사회에서 함께 살기 원했지만 시설 속에 가둬두고 시설 속에서 인권을 유린당해도 철저하게 가려지고 방치돼왔다”고 토로했다. 그는 “장애인의 권리가 다음 국회에서는 어떤 세력을 막론하고 정치인들의 립서비스로 끝나는 게 아니라 실제로 장애인의 권리로 이어지는 구체적인 움직임이 있어야 한다”고 요구했다. 

박 대표는 정치인들이 선거철에는 차별받는 사람들을 위한 수많은 정치 공약을 남발하지만 막상 국회에 들어오면 공약을 이행하지 않았던 사실을 지적했다. 정치인들이 ‘화장실에 들어갈 때와 나갈 때’처럼 마음이 바뀐다는 것이다. 

박 대표는 “지금까지 국회에게 장애인 예우는 ‘변소’였다”며 “19대 국회에서는 장애인들의 권리가 변소가 되지 않고 실현되길 바란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또 “통합진보당 뿐만 아니라 모든 정치 세력들도 장애인의 기본권 보장에 대해 진지하게 답변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장애인 기본권 보장과 관련해 개정돼야 할 여러 제도 중 주요하게 꼽히는 것이 ‘장애등급제 폐지’와 ‘장애인 탈시설화’이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의 남병준 실장은 미디어오늘과 인터뷰에서 “장애등급제는 전세계적으로 한국과 일본에만 있는 장애판정 시스템”이라며 “의료적 기준으로 장애인의 등급을 나눠 실제로 직업이 없고 활동보조가 필요한 수많은 장애인들을 1·2등급이 나오지 않았다는 이유로 서비스 대상에서 제외시킨다”고 설명했다. 남 실장은 “장애등급제는 지금까지 장애의 사회적 관계를 무시하고 의료적인 문제로만 인식하게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또 장애인에 대해 ‘시설 보호’라는 시스템을 작동시키는 우리 사회의 대응방식이 바뀌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돼왔다. 장애인을 단지 ‘보호’의 대상으로 여기는 잘못된 인식이 장애인을 시설에 고립시키고 사회와 격리시켜 인간으로서 평범하게 누릴 수 있는 생활의 권리를 박탈했다는 주장이다. 남 실장은 “학교도 (장애학생 대상의)특수학교로 분리하지 않고 일반학교로 통합하는 것처럼 장애인들이 지역 사회에서 함께 지낼 수 있도록 장애복지시스템이 개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장애인 기본권 관련제도 개정은 오랜 세월 방치되다가 극단적 문제 사례가 사회적 파장을 일으켜야만 간신히 개정되는 현실이다. 장애인단체, 사회복지사단체 등이 5년 넘도록 줄기차게 요구했던 ‘사회복지사업법 개정안’도 작년 ‘도가니’ 파장을 계기로 비로소 지난 12월 29일에 국회를 통과했다. 이런 상황에서 정치권이 공약을 실행시키기는 쉽지 않아 보이는 만큼 정치인들의 의지가 요구된다.

2011년 12월 22일 목요일

[사설] 한-중 간 심각한 외교 부재, 전면 재검토해야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1-12-22일자 사설 '[사설] 한-중 간 심각한 외교 부재, 전면 재검토해야'를 퍼왔습니다.
이상징후를 보여온 한-중 외교관계의 실상이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을 계기로 그 적나라한단면을 드러냈다. 김 위원장 사망 발표 뒤 이명박 대통령은 미국, 일본, 러시아 등 주변 강대국 정상과 긴급통화를 했는데, 유독 중국과만 불통이었다. 우리 쪽에서 후진타오 주석과의 통화를 여러 차례 요청했는데도 중국 쪽이 회신을 하지 않았다고 한다. 한-중 외교장관끼리의 통화도 20일 밤에야 이뤄졌다.
이는 정상적 외교관계로 보기 힘들다. 중국은 우리의 최대 교역국이자 6자회담 의장국이다. 무엇보다 김 위원장 사망으로 앞날을 점치기 어려운 북한의 최대 맹방이자, 절대적 영향력을 발휘하는 후견국이라고도 할 수 있다. 이런 중국과 핫라인도 개설돼 있지 않았고 긴급상황에서 정상 간 통화조차 불가능한 상황이라면 문제가 심각하다.
한-중 관계가 이처럼 비정상적인 관계로 악화한 것은 우리가 자초한 측면이 크다. 이명박 정부는 미국 일변도의 외교정책을 강화하면서 미국의 대중국 압박 정책에 동참했다. 중국으로서는 이런 한국이 달가울 리 없다. 김 위원장 사망과 관련해 후진타오 주석을 비롯한 중국 지도부가 대거 조문을 하면서도 한국에 대해서는 이처럼 냉랭하게 대하는 것은 미국 일변도인 우리 정부의 외교적 독자성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뜻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천안함 사태 때와 최근 미-중 간 대미얀마 외교 신경전에서도 보듯 지금 중국은 미국의 중국 봉쇄 전략에 매우 민감하게 대응한다. 우리의 국익을 위해서라도 이번 기회에 그동안의 대중 외교정책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
물론 중국의 태도도 적절치 않다. 중국이 최우선 목표로 설정한 북한의 안정적 관리는 미국과의 관계만으로 풀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남북의 한 당사자인 한국을 빼놓고 한반도 안정을 얘기할 수는 없다. 중국도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바란다면 좀더 유연한 자세로 한국과 대화하고 협력하는 자세를 가져야 할 것이다.

2011년 12월 15일 목요일

[사설] 일본, 수요시위 1000회 피맺힌 외침이 안 들리나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1-12-14일자 사설 '[사설] 일본, 수요시위 1000회 피맺힌 외침이 안 들리나'를  퍼왔습니다.
어제 서울 중학동 주한 일본대사관 길 건너편에 130㎝ 높이의 작은 소녀상이 세워졌다. ‘평화비’로 이름 붙여진, 작은 의자에 걸터앉은 이 소녀는 일본군 성노예로 희생당한 할머니들의 당시 모습을 상징한다. 어린 소녀의 평화로운 삶에의 희망은 일제의 전쟁범죄로 인해 갈가리 찢겼다. 한맺힌 삶을 살아온 길원옥씨 등 위안부 할머니 다섯명은 평화비 앞에서 각국에서 모인 2000여명과 함께 “일본은 사죄하라”고 피맺힌 절규를 토해냈다. 위안부 문제 해결을 요구하는 수요시위는 이렇게 1000회 행사를 치렀다. 일본 도쿄와 미국 뉴욕, 대만 타이베이 등 세계 곳곳에서도 수요시위 1000회에 연대의 마음을 전하는 다양한 집회가 열렸다.
1992년 1월8일부터 어제까지, 20년 동안 수요일마다 어김없이 열린 수요시위는 위안부 할머니들의 한과 분노, 슬픔의 역사 자체였다. 1991년 고 김학순 할머니가 “내가 눈을 감기 전 한을 풀어달라”며 위안부의 존재를 처음 알린 뒤, 할머니들은 일본 정부의 전쟁범죄 인정과 공식 사죄, 법적 배상 등을 요구하며 시위를 이어왔다.
군대 위안부에 대한 일본의 책임은 이미 국제적으로 판정이 내려진 상태다. 1996년 국제노동기구(ILO)는 일본 정부의 보상을 촉구했고, 1998년 유엔 인권소위는 일본 정부의 법적 책임을 인정했다. 2007년엔 미국과 유럽연합 등의 의회에서 위안부 문제 해결을 요구하는 결의안이 채택됐다.
하지만 일본은 1965년 한-일 청구권협정을 통해 식민지배의 책임 문제가 모두 청산됐다며 꿈쩍도 않고 있다. 우리 정부도 일본에 대한 적극적인 압박을 사실상 꺼려왔다. 헌법재판소는 지난 8월 “정부가 위안부 문제에 손을 놓고 있는 것은 위헌”이라고 결정했지만, 이명박 대통령은 10월 서울에서 열린 노다 요시히코 일본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 위안부 문제를 거론조차 하지 않았다. 그러는 사이 위안부 생존자는 234명에서 63명으로 줄었다. 올해에만 16명의 할머니가 세상을 떠났다.
이제 정말로 시간이 촉박하다. 조금만 더 지나면 일본은 진정으로 사죄할 대상을 마주할 길마저 잃게 된다. 일본의 침묵은 여성들을 일본군 성노예로 내몬 비인도적 범죄행위와 크게 다르지 않다. 위안부 문제를 공식 인정하고 사죄·배상하지 않는 한 일본은 지구촌의 평화와 공존을 거론할 자격이 없다.

2011년 12월 8일 목요일

"오바마 정부의 '중국 견제' 핵심은 석유 수송로 장악'


이글은 프레시안 2011-12-07일자 기사 '"오바마 정부의 '중국 견제' 핵심은 석유 수송로 장악''을 퍼왔습니다.
[해외시각] "석유로 중국 목을 죄겠다는 미국의 위험한 불장난"

미국이 최근 외교안보적 차원에서 중국을 압박하는 핵심 사안은 남중국해 문제다. 미국은 인도, 인도네시아,필리핀, 싱가포르, 대만, 일본 등 중국을 둘러싼 국가들과 외교적·군사적 유대를 강화하면서 해양으로 뻗어나오려는 중국을 봉쇄하려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같은 미국의 행보는 남중국해를 장악함으로써 중국의 목줄을 틀어쥐려는 시도라고 마이클 클레어 햄프셔대 교수는 주장했다. 에너지 안보 권위자인 클레어 교수는 6일(현지시간) 미국 웹사이트 '톰디스패치' 기고에서 과거에도 미래에도 국제정치의 장에서 가장 핵심적인 요인은 석유일 것이라며 아태 지역에서 미국의 움직임은 중국의 석유 수송로 인근의 통제력을 강화하는데 집중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클레어 교수는 이같은 미국의 전략이 중국의 반발을 불러와 아시아 지역에서 신냉전을 촉발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또한 석유 수입 의존도를 줄이기 위한 미국의 에너지 정책 전반에 대해서도 환경 파괴 등의 이유를 들어 우려를 표했다. 다음은 칼럼의 주요 내용이다. (☞원문 보기)

▲지난 1월 백악관에서 공동기자회견 중인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 ⓒ뉴시스

중국에 대한 정책에서 오바마 행정부는 섶을 지고 불에 뛰어들려 하는가? 중동 지역에서의 재앙과도 같았던 두 개 전쟁을 끝내며 오바마 정부는 아시아에서 새로운 냉전을 촉발하려 하고 있다. 그러나 이 경우에도 석유는 다시 한 번 지구적 패권의 열쇠로 떠올랐다.

오바마 대통령이 지난달 17일 호주 의회 연설에서 대담하면서도 지극히 위험한 지정학적 견해를 드러낸 것은 미국의 새로운 정책을 나타내는 신호였다. 지난 수십 년간 중동에 집중돼 왔던 미국의 힘의 초점이 아태 지역으로 옮겨지리라는 것이다. 오바마는 "나의 방침은 명확하다"면서 "우리는 미래에도 이 지역에서의 강력한 군사력으로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 정부 관리들이 이 새로운 정책에 대해 특별히 중국을 겨냥한 것은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오바마의) 메시지는 명확하다. 이제부터 미국의 군사전략 우선순위는 대테러전략이 아니라 경제적으로 급속히 부상하고 있는 중국에 대한 봉쇄가 될 것이다. 어떤 위험이나 대가가 따르더라도 말이다.

지구의 새로운 중심

미 고위 당국자들은 현재 아태 지역이 세계 경제의 새로운 중심이 되고 있기 때문에 아시아에 집중하고 중국을 봉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이들은 미국이 이라크와 아프간에 발목이 잡혀 있는 동안 중국이 아태 지역 내에서 영향력을 확장할 기회를 가졌다고 말한다.

2차 대전 이후로 미국은 처음으로 아태 지역에서의 지배적인 경제 행위자가 아니게 됐고, 만약 미국이 세계 최강대국으로서의 지위를 회복하려면 아태 지역에서의 우월적 지위를 회복하고 중국의 영향력을 걷어내야 한다는 것이다. 이들은 이것이 향후 몇십 년 간 미국 외교정책의 가장 중요한 과제라고 주장한다.

이 새로운 전략에 발맞춰 오바마 행정부는 아시아에서의 미국의 힘을 강화하고 중국을 수세에 처하게 한 일련의 움직임을 취했다. 호주 다윈기지에 미군 2500명을 파견하기로 한 것이나 지난달 18일 '마닐라 선언'을 통해 필리핀과 긴밀한 군사적 유대관계를 맺기로 한 것 등이 이에 포함된다.

또 백악관은 인도네시아에 F-16 전투기 24대를 판매한다고 발표했고 클린턴 장관은 미국 국무장관으로서는 56년만에 처음으로 중국의 오랜 동맹국이자 국제사회에서 고립돼 있던 버마를 방문했다. 클린턴은 또한 싱가포르, 태국, 베트남과의 외교‧군사적 유대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이 세 나라는 모두 중국을 둘러싸고 있거나 중국이 천연자원을 수입하고 자국 제품을 수출하는 해상 무역로상에 있다.

오바마 행정부 관리들의 말처럼, 이런 움직임은 중국이 역내에서 경제적 지배력을 행사하는 가운데 미국의 외교‧군사적 우위를 극대화하기 위한 의도다. 클린턴은 최근 기고에서 경제적으로 약화된 미국은 더 이상 다수의 지역에서 동시적인 우세를 유지할 수 없음을 암시했다. 미국은 반드시 전장(戰場)을 신중하게 골라야 하며 제한된 자원을 투입해 이익을 극대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세계 권력질서에서 아시아가 갖는 중심성을 감안하면 이는 곧 자원을 아시아에 집중하겠다는 뜻이다.

클린턴은 "지난 10년 간 우리는 막대한 자원을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 쏟아부었다"며 "앞으로의 10년 동안 우리의 리더십과 안보, 이익을 유지하는데 가장 좋은 위치를 점하려면 어디에 시간과 노력을 투자할지 스마트하고 조직적으로 결정해야 한다. (…) 따라서 앞으로 10년 간 미국의 국가 운영에 가장 중요한 과제 중의 하나는 아태지역에 투자할 외교적 경제적 전략적 자원을 실질적으로 계속 증가시키는 것이다"라고 적었다.

이는 위험한 도발이다. 최근 발표된 조치들은 중국을 둘러싼 해상 군사력 증대와 중국 인접국들과의 군사 유대 강화 등을 수반한다. 이는 중국의 경각심을 불러일으킬 것이며 미국의 침입에 대한 더 적극적인 군사 대응을 선호하는 중국 지도자(특히 군사 지도자)들의 영향력을 강화할 것이다.

미국의 시도가 어떤 형태를 띠든 한 가지는 명백하다. 세계 제2의 경제 대국 중국의 지도자들은 자국 주변에서 미국이 영향력을 강화하는데 대해 중국이 약하고 우유부단하게 대처하는 것처럼 보이도록 놔두지는 않을 것이다. 이는 결국 미국이 2011년 아시아에서 신냉전의 씨앗을 뿌린 것일 수도 있다는 의미다.

미국의 군사력 집중과 잠재적인 중국의 반격 가능성은 이미 미국과 아시아 등 언론에서 토론 주제가 됐다. 그러나 (미중 간) 초기 투쟁의 중대한 한 측면은 전혀 주목받지 않고 있다. 미국 정부의 갑작스런 행보가 세계의 최신 에너지 질서에 미칠 영향의 정도가 바로 그것이다. 오바마 정부의 관측처럼 이는 미국에는 우위를, 중국에는 취약성 증대를 가져올 것이다.

새로운 에너지 질서

수십 년 동안 미국은 대부분 중동과 아프리카에서 수입된 석유에 심하게 의존해 왔다. 반면 중국은 자급자족이 가능한 수준이었다. 2001년 미국은 매일 1960만 배럴의 석유를 소비했지만 자국 내 생산량은 일일 900만 배럴에 불과했다. 매일 1060만 배럴을 수입에 의존해야 한다는 것은 미국 정책결정자들에게 큰 근심거리였다. 미국은 중동의 석유 생산국과 긴밀하고 군사화된 유대를 맺는 방식으로 대응했고 미국의 공급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때때로 전쟁도 벌였다.

반면 중국은 2001년 석유 소비량이 하루에 500만 배럴에 불과했고 국내 생산량은 일일 330만 배럴이었다. 때문에 중국은 해외 석유 공급자들의 안정성에 크게 목을 매지 않았고 오랫동안 복잡한 외교정책을 통해 개입해 온 미국의 전철을 밟을 필요도 없었다.

그러나 현재는 오바마 행정부의 결론처럼 판이 바뀌었다. 중국 경제가 급속히 성장하고 중산층이 출현하면서 (이들 중 많은 사람들은 이미 자동차를 샀다) 중국의 석유 소비량은 급등했다. 중국의 일일 석유 소비량은 2008년 780만 배럴이었으나 2020년에는 1360만 배럴로, 2035년에는 1690만 배럴로 늘 것으로 미 에너지부는 추산했다. 반면 중국 국내의 석유 생산량은 2008년 하루 400만 배럴에서 2035년 530만 배럴로밖에 늘어나지 않을 전망이다. 따라서 2008년 하루에 380만 배럴이었던 중국의 일일 석유 수입량은 2035년 1160만 배럴까지 늘어 미국을 추월하게 될 것이다.

한편 미국의 에너지 상황은 좀더 나아지리라고 기대할 수 있다. 알래스카나 멕시코만 인근 의 유전, 몬태나, 노스다코타, 텍사스의 '셰일 오일' 등 미국 국내에서 이뤄질 소위 '힘든 기름'(tough oil. 깊숙이 묻혀 있거나 지질학적으로 시추가 어렵다는 등의 사정으로 채취 비용이 많이 드는 원유 : 옮긴이)의 생산량 증대에 힘입어, 전체 소비량이 늘어나더라도 수입량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게다가 중동이나 아프리카보다 서반구의 석유 생산량이 더 많아질 가능성도 있다. 이 역시 캐나다, 브라질에서 더 많은 '힘든 기름' 탐사가 이뤄졌고 콜롬비아의 상황이 안정화되는데 따른 것이다. 에너지부는 미국, 캐나다, 브라질의 석유 생산량이 2035년이면 일일 1060만 배럴에 이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는 세계 대부분의 지역에서 석유 생산량이 감소하는 것을 감안하면 놀라운 증가다.


▲중국이 남중국해에 설치한 해상 구조물. ⓒ로이터=뉴시스

해양 수송로는 누구의 것인가?

지정학적 관점에서 보면 이 모든 것은 미국에 이익이 될 것이며 중국은 해양 수송로에서 일어나는 예상 밖의 변화에 더 취약하게 될 것이다. 즉 미국은 오랫동안 자국 외교정책을 지배해 왔으며 스스로를 황폐화시킨 비싼 전쟁으로 자신을 이끌었던 중동 산유국과의 정치적 군사적 유대를 점차 느슨하게 하는 것도 고려해볼 수 있게 됐다.

오바마가 호주에서 말한 것처럼 미국은 진실로 스스로의 군사적 초점을 재조정해야 할 위치에 와 있다. 오바마는 "값비싼 전쟁을 치른 지난 10년이 지난 후, 미국은 아태 지역의 광대한 잠재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고 선언했다.

이 모든 것은 중국에는 잠재적인 전략적 장애 요인이 될 수 있다. 중국의 석유 수입량 중 일부는 카자흐스탄과 러시아의 송유관을 거쳐 오지만 중동, 아프리카, 남미로부터 유조선에 실려 오는 양이 훨씬 더 많다. 그리고 이 유조선을 거쳐 오는 해양 수송로는 미국 해군이 경비하고 있다. 실제로 중국으로 들어오는 거의 모든 유조선은 오바마 행정부가 해군력에 의한 효율적 통제 방안을 찾고 있는 수역, 즉 남중국해를 가로지른다.

오바마 행정부는 남중국해와 인접 해역의 지배권을 확보함으로써 21세기 에너지 질서의 주도권을 획득하려 하고 있는 것이 명확하다. 이는 20세기에 핵무기가 수행했던 협박과 같은 역할이다. 즉 '우리를 압박한다면 에너지 공급로를 차단함으로써 너희의 경제를 마비시킬 것이다'라는 것이 이 정책의 함의다.

물론 이런 이야기가 절대 공식 석상에서 나오지는 않지만 정부 고위당국자들이 이런 노선을 생각하지 않고 있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그리고 중국이 이같은 위험에 대해 깊이 우려하고 있음을 보여 주는 증거도 많다. 예를 들어 중국은 막대한 비용을 들여 카스피해에서부터 드넓은 아시아 전체를 가로지르는 송유관(또는 가스관)을 건설하려는 필사적인 노력을 하고 있다.

오바마의 새로운 전략의 청사진이 명확해질수록 이에 대한 대응으로 중국이 자신들의 에너지 생명줄을 확보하려는 시도를 하리라는 것에는 의문의 여지가 없다. 이런 시도에는 경제적, 외교적 조치가 포함될 것이다. 예를 들어 중국은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같은 지역 국가들과 앙골라, 나이지리아, 사우디아라비아 같은 주요 석유 공급국들의 환심을 사려 할 것이다.

그러나 오해해서는 곤란한 것은, 군사적 속성을 띠는 조치도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과 그 동맹국들의 함대에 비하면 여전히 작고 초보적인 수준이겠지만 중국이 해군력 강화에 나서리라는 것은 거의 확실하다. 또한 러시아와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타지키스탄, 우즈베키스탄 등 상하이협력기구(SCO) 회원국들과의 군사적 유대 강화도 이뤄질 것이다.

게다가 미국은 현재 아시아에서 냉전 시기와 같은 군비 경쟁에 불을 지핀 것일 수도 있다. 이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면 어떤 국가든 감당하기 힘든 것이다. 이 모든 것은 긴장을 더 격화시키고 우발적인 사태가 벌어질 위험을 높일 수 있다. 2009년 3월 대(對)잠수함 작전 중이던 미 군함 임페커블호를 중국 해군 함대가 에워싸고 거의 교전 직전 상황까지 갔던 사태와 같이 미국, 중국과 동맹국 군함이 개입된 사건이 일어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더 많은 군함들이 더 도발적인 태세로 이 해역을 돌아다니게 된다면 이런 사건이 일어났을 때 더 극단적인 결과가 일어날 위험 역시 증가할 수밖에 없다.

중국에 대한 군사력 우선 정책이 가져올 잠재적 위험과 비용은 아시아 안에만 국한되지 않을 것이다. 미국이 에너지 자급률을 높이려 하는 과정에서 오바마 행정부는 극지 탐사, 심해 탐사, 수리학적 파쇄 같은 환경 파괴 우려가 높은 기술들을 승인해 주고 있다. 지난해 4월 멕시코만에서 일어난 딥워터호라이즌호 폭발 같은 환경 재앙이 미 본토에서 일어날 수도 있고 '가장 더러운 에너지'로 불리는 캐나다 '타르 샌드'(tar sand, 모래와 기름이 섞인 물질에서 추출한 석유 : 옮긴이)에 대한 의존도가 커질수록 온실 가스 배출량이 늘어나는 등 환경 파괴 위험이 커질 것이다. 브라질 인근 등 대서양 심해에서의 석유 생산도 위험하기는 마찬가지다.

이 모든 상황은 명백히 우리가 환경적으로, 군사적으로, 경제적으로 더 위험한 세계에 살게 되리라는 것을 의미한다. 중동에서 벌어진 재앙과도 같은 전쟁에서 몸을 빼내야 한다는 필요성은 이해할 만하지만, 그런 군사적 지배와 도발을 강조하는 전략을 재차 선택한 것은 분명 반작용을 불러올 것이다. 이는 신중한 태도도 아니며 장기적으로 보아 세계적 경제 협력이 중요한 이 시기에 미국의 국익을 증진시키지도 못할 것이다. 외부 에너지 의존성을 줄이기 위해 환경을 희생한다는 것 또한 말이 안 된다.

아시아에서의 신냉전과 서반구에 걸친 미국의 에너지 정책은 지구 전체를 위험에 빠트릴 수 있다. 대립과 환경적 재앙을 불러올 독약과도 같은 정책들은 아직 되돌릴 수 있을 때에 재고돼야 한다. 이런 정책이 훌륭한 통치행위의 표본이 아니라 '바보들의 행진'에 불과하다는 것은 굳이 예언자가 아니라도 누구나 알 수 있다.



/곽재훈 기자(번역)

2011년 11월 29일 화요일

한·미 FTA가 미국에 중요한 진짜 이유


이글은 시사인 2011-11-29일자 기사 '한·미 FTA가 미국에 중요한 진짜 이유'를 퍼왔습니다.
“한·미 FTA 비준 여부는, 전체 아시아·태평양 지역 차원에서 미국이 경제 리더십을 행사할 수 있을지를 가늠하는 리트머스 시험지다.”

지난 8월11일 미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 보고서는 미국 의회에 한·미 FTA의 조속한 비준을 촉구하며 위와 같이 주장했다. 이 보고서는 먼저 한국의 교역 상대국으로서 미국의 지위가 지난 10년간 계속 떨어져왔다고 지적한다.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한국의 최대 무역 상대국이던 미국이 지금은 교역량 기준으로 3~4위에 머무른다는 것. 1위는 중국이고 그 다음은 일본이다. EU와 미국이 비슷한 교역량을 기록하고 있으나, 한·EU FTA 비준 이후 EU의 한국 수출량이 급속히 증가하는 상황이다.


ⓒAP Photo 미국을 방문한 이명박 대통령(연단에 선 이)이 10월13일 국회의사당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물론 한·미 FTA가 비준되면 한·미 간 교역량은 다시 늘어날 것이다. 그러나 이런 상업적 이익보다 미국에 더 중요한 것이 있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미국의 경쟁자로 떠오른 중국을 물리치는 것이다. 이 보고서는 미·중 양국이 21세기 아·태 지역의 무역·투자 규범과 스탠더드를 둘러싸고 대결 중인 것으로 인식한다. ‘게임의 법칙’을 누가 결정하느냐의 문제다. 이 싸움에서 미국이 중국을 이길 수 있는 가장 중요한 무기가 바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미국이 TPP를 주도하려면 한·미 FTA를 반드시 비준시켜야 한다. “만약 한·미 FTA 비준에 실패한다면 미국의 지도력이 의심받게 되고, 이는 TPP 협상에 치명적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자칫 미국이 아·태 지역의 무역 시스템에서 배제될 수도 있다.”

또한 한국은 아·태 지역에서 미국의 가장 중요한 동맹국인 일본을 TPP로 끌어들이는 구실도 맡고 있다. “한·미 FTA가 통과되는 즉시 한국은 TPP 논의에 참여할 것이 확실하다. 이는 일본의 TPP 참여를 자극할 것이다.” 미국의 저명한 싱크탱크인 ‘피터슨 국제경제연구소’의 선임 연구원 제프리 쇼트 또한 한·미 FTA가 빨리 비준되어야 하는 이유를 “한마디로 중국 때문이다”라고 정리했다. 이 외에도 여러 민간 싱크탱크들이 ‘중국 견제’를 이유로 한·미 FTA 비준을 미국 의회에 촉구했다. 결국 한·미 FTA는, 미국이 TPP를 성사시켜 아·태 지역의 헤게모니를 다시 장악하려는 프로젝트에서 결정적인 교두보 구실을 맡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