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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11월 28일 월요일

뭐가 두려운가? 전두환도 멀쩡한데…


이글은 프레시안 2011-11-28일자 기사 '뭐가 두려운가? 전두환도 멀쩡한데…'를 퍼왔습니다.
[김종배의 it] 청와대의 '안전제일주의', 왜?

논현동으로 가지 않는단다. 이명박 대통령이 내곡동사저 건립계획을 백지화 한다기에 당연히 논현동으로 유턴하는 줄 알았는데 아니란다. 서울 강북지역이나경기도 지역에서 사저 터를 물색하고 있단다.
'한겨레' 보도다.

한데 그 이유가 눈길을 끈다. 경호시설 부지 매입이 쉽지 않다는 이유와 함께 경호상의 문제를 거론한다. 주변 주택이 전부 4~5층이어서 이명박 대통령의 논현동 주택이 완전 노출되는 게 문제란다. 김백준 청와대 총무기획관이 국회 운영위원회에 나와 한 말이다.

예전에도 그랬다. 내곡동 사저 건립계획이 문제가 됐을 때도 청와대는 이명박 대통령의 경호상의 문제를 들어 논현동으로 가기가 쉽지 않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청와대는 이렇게 만전을 기한다. 바람 불면 넘어질까, 비가 오면 젖을까 노심초사를 거듭한다. 처음부터 끝까지 안전제일주의를 부르짖는다.


▲ 이 대통령 논현동 사저. ⓒ연합

어느 정도 이해는 한다. 전직 대통령을 경호하는 데에는 다 이유가 있다. 국가 원수를 지낸 사람을 예우하지 않는 것은 요즘 유행어로 '국격'을 떨어뜨리는 일이다. 게다가 전직 대통령은 나라의 최고급 정보를 알고 있는 사람이다. 이런 사람이 각종 위협에 노출되는 것은 국가 운영에 도움이 되지 못한다. 따라서 국가가 전직 대통령을 경호하는 것은 필요한 일일뿐더러 자연스런 일이기도 하다.

하지만 모든 일에는 정도가 있고 수위가 있다. 과유불급이면 빈축만 산다.

최규하·김영삼·김대중 전 대통령의 사저는 주택가에 있다. 다른 집들이 좌우를 둘러싸고 있다. 그런데도 경호상의 문제는 발생하지 않았다.

굳이 전직 대통령 여러 명을 거론할 필요가 없다. 표본 사례 하나만 거론해도 충분하다. 전두환 씨의 경우다.

이 사람이 대통령 자리를 꿰차기 위해 어떤 짓을 저질렀는지, 재임 중에 또 어떤 짓을 저질렀는지 세상이 다 안다. 그래서 한 때 시선이 모아졌다. 그가 살고 있는 연희동 사저에 사람들의 눈길이 꽂혔고, 일부 대학생들이 그가 사는 곳을 급습할 것이란 보도도 나온 적이 있다. 하지만 아무 일이 없었다. 골목 어귀에서 잠시 실랑이가 있었긴 했지만 전두환 씨가 직접적이고 실제적인 위협에 노출된 적은 없다. 전두환 씨마저 이렇게 버젓이 잘 지내고 있는 판에 도대체 무엇이 염려되고, 무엇이 두렵단 말인가.

국민을 잠재적인 테러리스트로 여기지 않는 한 경호를 놓고 두드러기 반응을 보이는 건 이해하기 어렵다. 제 발에 저려 한다고 볼 수밖에 없다.

만고의 진리다. 이 세상에서 가장 안전한 곳은 왁자한 저잣거리다. 경호라고 예외가 아니다. 가장 안전하고 확실한 경호는 민심의 철책을 치는 것이다.

청와대는 왜 이 단순한 진리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걸까? 도대체 무엇을 우려하는 걸까? 민심이 보위하는 게 아니라 민심에 포위됐다고 느끼는 걸까?



/김종배 시사평론가

2011년 11월 24일 목요일

[사설]내곡동 의혹, 이 대통령은 계속 ‘모르쇠’로 버틸 건가


이글은 경향신문 2011-11-23일자 사설 '[사설]내곡동 의혹, 이 대통령은 계속 ‘모르쇠’로 버틸 건가'를 퍼왔습니다.
이른바 ‘내곡동 의혹’은 전형적인 부동산투기의 테크닉이 모조리 등장한 데다 청와대라는 국가권력까지 버무려진 한 편의 ‘엽기 드라마’라고 할 만하다. 그린벨트 해제, 부동산 명의 신탁, 편법증여, 편법대출 등을 둘러싼 의혹이 전자라면 청와대의 국가예산 전용 의혹은 후자에 해당한다고 하겠다. 대통령 퇴임 이후 사저 부지를 선정하는 문제에 이런 낯뜨거운 낱말을 입에 담아야 하는 사실 자체가 참담하기만 하다. 

진상을 밝히라는 여론의 빗발치는 요구에도 이명박 대통령과 청와대가 입도 꿈쩍하지 않는 상황에서 최근 의혹의 실체에 다가설 수 있는 중요한 실마리가 나왔다. 내곡동 논란에 책임을 지고 물러난 김인종 전 청와대 경호처장이 “이 대통령이 경호처에서 사저 후보지로 검토한 12곳 가운데 내곡동을 추천받은 뒤 직접 현장을 둘러보고 승인했다”고 밝힌 것이다. “매입자금으로 이 대통령은 자신의 개인 돈을 썼고 아들 시형씨 명의로 구입하자는 경호처 의견도 받아들였다”고도 했다. 그의 설명대로라면 이 대통령이야말로 내곡동 사저부지 매입을 처음부터 끝까지 주도한 의혹의 몸통이자 꼭대기인 셈이다. 

김 전 처장에 이어 검찰 관계자는 엊그제 내곡동 의혹 사건과 관련해 “시형씨를 소환조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권재진 법무장관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정치적 고려 없이 철저히 수사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솔직히 대통령의 최측근 비서(민정수석비서관) 출신 법무장관의 언급인 만큼 그다지 믿음이 가지는 않는다. 다만 검찰이 예의 ‘면죄부 발급용’ 수사로 일관한다면 아예 시작하지 않는 것이 나을 것이라는 점은 재삼 강조하고자 한다. 
검찰 수사를 떠나 이 대통령은 국민 앞에서 책임있는 해명을 해야 한다. 부지 매입과정을 직접 소상하게 밝힌 뒤 잘못된 점에 대해서는 진심으로 고개숙여 국민의 용서를 빌어야 한다. 지난달 17일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이 대통령은 “본의 아니게 심려를 끼쳐 안타깝다”고 말했다는데 도대체 본의는 어떤 것이었는지도 밝혀야 한다. 이 대통령이 내곡동 의혹과 관련해서는 마지막이 될지 모르는 이번 기회를 놓치지 않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