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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3월 4일 일요일

친노-친이 견제해 검찰 개혁 저지하겠다?


이글은 민중의소리 2012-03-03일자 기사 '친노-친이 견제해 검찰 개혁 저지하겠다?'를 퍼왔습니다.
중수부 '노무현 부관참시'-이상득 수사, 검찰의 속내는?



ⓒ김철수 기자 대검 중수부가 최근 노무현 전 대통령의 딸 노정연 씨의 아파트 구입자금 의혹에 대한 수사에 나서면서 '정치검찰의 선거개입'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은 권재진 법무부 장관.

검찰이 노무현 전 대통령이 서거하면서 '공소권 없음' 결정을 하고 종결했던 노무현 전 대통령 일가의 금품수수 의혹을 다시 끄집어내 수사하면서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검찰은 노 전 대통령의 딸 노정연 씨의 미국 뉴저지 아파트 구입자금 의혹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고 있는데 야당은 "노정연 씨에 대한 수사는 '노무현 부관참시'"라며 반발하고 있다. 

보수단체 고발하자 바로 다음날 대검 중수부 배당

종결했던 사건을 다시 끄집어낸 것에 대해 야당이 반발하자 2009년 대검 중수부가 노 전 대통령 뇌물수수 의혹을 수사할 당시 법무부 장관이었던 김경한 전 장관이 최근 대검 중수부에 전화를 걸어 "노 전 대통령 가족에 대한 수사가 종결됐다고 한 적이 없다"고 밝혀, 야당이 "전직장관이 수사 가이드라인까지 제시하냐"고 반발했다. 

4.11 총선을 앞두고 검찰이 민감한 수사에 나서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는데, 야당은 "정권 차원의 선거개입", "정치검찰의 본색"이라는 등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검찰의 노정연 씨 수사 의도가 불순하다고 지적받는데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검찰이 3년 전 끝냈던 노무현 전 대통령 일가의 금품수수 의혹 수사에 나선 것은 보수단체인 국민행동본부(본부장 서정갑)가 수사를 의뢰했기 때문이다. 국민행동본부는 지난 1월 26일 대검찰청 앞에서 '노무현 비자금 수사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수사를 의뢰했는데, 검찰은 사건을 대검 중수부에 배당했다. 민간단체의 수사의뢰에 대검 중수부가 나선 전례가 없어 검찰의 의도가 수상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춘석 민주통합당 의원은 2일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검찰은 보수단체가 이 사건을 고발한 바로 다음 날 대검 중수1과로 이 사건을 배당하겠다고 회신했는 시민단체 고발 사건을 바로 다음 날 중수부에 배당한 사례가 있냐"고 따졌다. 

야당이 고발한 사건들은 수사 미적미적

반면, 검찰은 야당이 고발한 사건 수사는 미적대고 있어 비교된다. 박영선 민주통합당 의원은 이명박 대통령의 내곡동 사저 논란과 관련 "부동산 실명제법 위반이 분명한데 왜 수사를 하지 않느냐"라며 "대통령 아들 이시형 씨는 4개월이 지나도록 왜 소환하지 않느냐"고 말했다. 

이춘석 의원도 "야당이 2년 전부터 노무현 전 대통령 차명계좌 발언에 대해 수사해달라고 했는데 검찰이 수사 한 번 했나. 이인규 대검 중수부장은 조사조차 안 했고 조현오 경찰청장은 서면조사 한 번 했다"라며 "이렇게 제대로 수사도 안 하면서 보수단체가 제기한 의혹에 대해 바로 다음날 중수부로 배당하고 신속하게 처리한다면 국민들이 의혹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겠나"라고 물었다. 

그렇다면 총선을 앞둔 민감한 시기에 '정치검찰'이란 비판을 받아온 대검 중수부가 노정연 씨 아파트 구입자금 의혹과 관련한 수사에 나선 이유는 무엇일까? 검찰은 서울중앙지검에서 수사하던 이명박 대통령의 형 이상득 의원의 비자금 수사도 대검 중수부로 넘긴 것으로 알려졌는데, 정치권에서는 검찰개혁을 저지하려는 검찰의 의도 아니냐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최근 민주통합당에 입당한 백혜련 전 대구지검 수석검사는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과 전화인터뷰에서 "노 전 대통령 비자금 의혹이 핵심이라면 이 수사는 과녁없이 화살을 쏘는 것과 같다"라며 "이상득 의원 비리수사와 노정연 씨에 대한 의혹수사를 통해서 친노세력과 친이세력을 모두 견제하고 검찰개혁을 저지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정웅재 기자jmy94@vop.co.kr

2012년 1월 26일 목요일

5년 뒤엔 '친박 비대위' 대신 '친삼성 비대위' 뜰 수도


이글은 민중의소리 2012-01-25일자 기사 '5년 뒤엔 '친박 비대위' 대신 '친삼성 비대위' 뜰 수도'를 퍼왔습니다.
미국식 금권정치 직행하는 한나라 '당쇄신안'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회가 돈봉투 파문으로 궁지에 몰리면서 미국식 원내정당화를 당 쇄신 해법으로 내놨다. 정치쇄신분과 위원장인 이상돈 비상대책위원은 24일 기자간담회에서 "전국위 체제로 당을 바꾸면서 당 대표와 최고위원직을 없애고 의회는 원내대표 중심으로 하는 방안을 이번주 비대위에서 공론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여러 인터뷰를 통해 이같은 쇄신안이 "미국식 정당체제로 가는 것"이라고 확인했다. 

비대위의 당 쇄신안이 이상돈 비대위원의 말처럼 '획기적인' 내용이라 볼 수는 없다. 지난해 11월 홍준표 당시 한나라당 대표도 부자정당 이미지를 탈피하기 위한 방안으로 '저비용 미국식 정당시스템' 도입을 언급한 바 있다. 더 거슬러 올라가면, 미국식 정당모델은 김영삼 전 대통령 시절의 집권당이던 민자당(한나라당의 전신)에서도 검토된 바 있다. 당시 민자당은 노태우 전 대통령이 3천3백억의 비자금을 '정당운영비'로 사용했다는 검찰 수사결과가 나오면서 궁지에 몰리고 있었다.

한국의 집권세력이 위기에 처할 때마다 출시했던 단골 메뉴가 '미국식 정당모델'인 셈이다. 때문에 미국식 모델의 도입이 '돈봉투' 같은 구태정치 청산을 위한 것이라는 한나라당의 주장은 그 진정성이 의심스럽다.

이상돈 비대위원의 경우 2006년 9월 열린우리당의 오픈 프라이머리(정당이 선거 후보를 정하는 예비선거에 참가할 수 있는 자격을 당원에 국한하지 않고 누구에게나 개방하는 것) 추진을 비난하며, 오픈 프라이머리가 "헌법에 보장하는 정치적 결사의 자유를 침해하는 측면이 있"다고 말한 바 있다. 또한 선거법 개정과 '한사람이 여러 정당의 프라이머리에 참여할 수 없도록 검증하는 장치'가 없는 과도한 오픈 프라이머리는 "사기극"이고 "헌법을 무시"하는 행위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렇지만 오픈 프라이머리 없는 미국식 정당모델은 가능하지 않은데다(미국식 정당모델이 아니라도 오픈 프라이머리는 얼마든지 가능하다), 이미 한나라당은 다가오는 총선 공천에서 지역구의 80%를 개방형 경선으로 치르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미국식 정당체제? '1%'의 잔치로 전락한 미국 선거


ⓒ자료사진 미국에만 독특한 이 정당모델은 또한 미국에만 독특한 '금권정치'와 밀접히 연관된다는 점에서 주목해야 한다.

'재탕삼탕' 방송이라는 점을 논외로 하면, 미국식 정당모델 자체는 '돈봉투'에 대한 해법이 될 수는 있다. 미국엔 한국이나 유럽국가들과 같은 개념의 당원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전당대회에 당원들을 동원하기 위한 '돈봉투'도 당연히 필요가 없다. 

그러나 미국에만 독특한 이 정당모델은 또한 미국에만 독특한 '금권정치'과 밀접히 연관된다는 점에서 주목해야 한다. 이상돈 비대위원이 '획기적인' 모델이라 일컫는 미국식 정당의 내용은 무엇일까? 

미국은 상·하원 의원들로 이뤄지는 의회정당과 정치자금 모금을 위한 선거정당, 즉 '전국위원회'가 분리돼있다. 전국위원회는 말 그대로 선거 정당이기 때문에, 우리가 생각하는 방식의 '당원'이 존재하지 않는다. 다만 선거시기에만 일시적으로 모여드는 지지자들, 즉 임시 당원이 있을 뿐이다. 또한 전국위원회의 목적은 상대진영보다 많은 기부금을 모아 선거에서 승리하는 것이므로, 일상적으로 자신의 비용과 노력을 들여 정치에 참여하는 당원이 필요치 않은 것이다. 

꾸준히 당비를 내는 실체적인 당원이 존재하지 않는 미국식 원내정당화는 기부금에 의존한 선거를 전제하는 것으로, 유럽식의 선거공영제와는 반대방향에 놓여있다. 남경필, 임해규 등 소위 '쇄신파'의원들이, 선거공영제의 주요 기둥인 국고보조금 폐지 주장을 시작한 것은 현재 한나라당이 구상중인 '정당 개혁'의 미래를 잘 보여준다. 미국의 정치 현실을 보면, 미국식 정당체제 도입의 결과도 예상할 수 있다. 

미국의 대통령, 상·하원의원 선거는 철저하게 '1%'의 잔치이며 금권정치 그 자체다. 미 책임정치센터(CRP)에 따르면 1998년부터 2008년까지 10년동안 월가의 금융가에서 상·하원의원 등에게 후원된 돈은 50억 달러(약 5조 7000억원)였다. 2008년 한 해에만 월가의 전체 후원금은 2억2500만달러(약 2560억원)에 달했고 그 74%는 상·하원으로 흘러들어갔다. 이런 방식으로 미국에서는 칼라일, 골드만삭스, JP모건, 화이자 같은 거대 기업들과 정치인들이 합법적으로 유착한다. 선거제도조차 '자유방임'인 미국에선 후보자들의 재력 만큼 TV광고를 비롯한 유료매체(Paid Media) 이용이 가능하므로, 모금 규모로 당락을 예측할 수 있을 정도다. 

물론 한국에서도 정치인과 재벌기업의 유착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가깝게는 삼성이 임직원 명의의 차명계좌 1000여개를 만들고 정치권에 비자금을 제공한 사실이 드러난 것처럼, 한국의 재벌들은 다양한 경로를 통해 정치권을 포획하고 요구사항을 관철해왔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유착'이 은밀하고 불법적인 것이었다면, 미국식 정당제도의 도입은 이를 제도로서 공식화하고 처벌조차 못하게 만드는 것이다. 한나라당 비대위의 구상에서, '친이계·친박계' 대신 '친삼성계·친현대계'라는 계파가 등장할 미래를 보는 것은 지나친 우려일까? 

문형구 기자munhyungu@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