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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1월 15일 일요일

일본산 생선서 세슘·요오드…정부는 그래도 "안전"


이글은 한겨레신문  조홍섭기자 블로그 물바람숲 2012-01-11일자 기사 '일본산 생선서 세슘·요오드…정부는 그래도 "안전"'을 퍼왔습니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 10달 지났지난 여전히 검출, 정부는 기준치 아래면 적합 주장만
전문가, 내부 피폭에는 허용치 없다, "검출된 것 자체가 문제"


▲후쿠시마 원전 사고 한 달 뒤인 지난해 4월10일 서울 중구 봉래동 롯데마트 서울역점에서 품질관리사가 동해와 남해산 수산물에 대해 휴대용 방사능 측정기를 이용해 점검하고 있다. 류우종기자 wjryu@hani.co.kr


지난해 3월11일 일본 동북부 해안의 쓰나미(지진해일)로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에서 연기가 치솟은 지 10달이 지났다.
한국 정부는 사고 직후 해류의 방향이 다르기 때문에 한국 연안의 수산물에 대한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또한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주변 바다의 수산물 채취를 금지했기 때문에 일본산 수산물도 안전할 거라고 밝혔다.


이후 매달 일본산 수산물 200~3000여 건에 대한 방사능 정밀검사를 해왔다. 검사 결과는 모두 ‘적합’이었다. 그렇다면 안전한 걸까?
10일 시민단체인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가 정보공개청구한 결과를 종합하면, 후쿠시마 원전 사고 직후 일본산 수산물에서 지속적으로 방사성물질이 검출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 4월18일 활백합에서 방사성물질인 요오드가 1킬로그램(㎏)당 14베크렐(㏃), 세슘이 6㏃ 나온 데 이어 12월까지 대구와 명태, 고등어, 참다랑어 등에서 모두 17차례 요오드나 세슘이 나왔다. 특히 지난해 7월13일 냉장 대구에서는 국내 식품 기준치(370㏃/㎏)의 4분의 1이 넘는 97.9㏃의 세슘이 검출됐다.


이런 사실이 잘 알려지지 않은 이유는 정부가 기준치 이하이면 ‘적합’이라고 발표했기 때문이다. 다만 후쿠시마 연안에서 태평양쪽으로 흐르는 해류의 영향으로 국내산 수산물에선 방사성물질이 한 번도 검출되지 않았다.

일부 전문가들은 정부의 태도를 문제로 지적하고 있다. 당장 직접적인 인체 영향을 일으키는 농도는 아니지만, 공중보건상 기준치 이하라도 노출을 줄이는 게 최선이기 때문이다. 식품 방사능은 엑스레이와 달리 비의도적으로 불특정 다수가 방사선에 노출되는 경우다. 김익중 동국대 교수(의학)는 “기준치 이하라도 방사성물질이 검출된 것 자체가 문제”라며 “정부는 방사성물질이 없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원자폭탄이나 원전 사고로 인해 한꺼번에 많은 방사선에 노출됐을 경우, 일정 선량 이상일 때 암이 걸린다. 하지만 식품 방사능으로 인한 저선량 노출의 경우 장기적으로 노출량이 클수록 암 발생률도 높아지는 사실이 통계적으로 확인됐다.

녹색당창당준비위원회의 하승수 변호사는 “세슘이 든 식품을 먹을 경우엔 장기 내부에서 지속적인 피폭이 이뤄질 수 있으며, 유럽방사선방호위원회는 내부 피폭에는 허용치가 없다는 의견을 내고 있다”고 말했다. 


▲전국적으로 '방사능 비'가 내린 직후인 지난해 4월8일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구 농림수산식품부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시험연구소에서 연구원이 노지에서 재배되는 채소를 대상으로 특별 방사능 검사를 하고 있다. 김봉규 기자 bong9@hani.co.kr

현행 식품검사 항목에 요오드와 세슘만 있고 다른 핵종이 없는 것도 논란으로 떠오르고 있다. 국립농림수산검역검사본부는 두 물질만 따져 적합, 부적합 판정을 내린다. 하지만 미국과 유럽연합은 플루토늄, 스트론튬에 대해서도 기준치가 있고, 유럽연합은 반감기 10일 이상인 다른 방사성물질에 대한 기준치도 정해놓고 있다. 
(표 참조)

이에 대해 식품의약품안전청은 요오드와 세슘 외의 다른 핵종은 식품공전에 따라 국제식품규격위원회(CODEX) 기준을 준용할 수 있기 때문에 제도적 허점은 없다는 입장이다. 홍헌우 식약청 수입식품과장은 “요오드와 세슘은 가벼운 핵종이기 때문에 이것이 발견되면 비교적 무거운 플루토늄과 스트론튬도 있다고 볼 수 있다”며 “이 경우엔 수입업체에 다른 핵종에 대한 검사증명서를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수산물의 특성상 장기간 보관이 어렵기 때문에 일본산 수산물 수입업체들은 증명서를 가져오지 않았고 국내 반입도 포기했다는 것이다.  

방사능 측정기기의 미비가 부실 검사를 불러온다는 지적도 있다. 국내에는 국립농림수산검역검사본부 산하의 영남검역검사소 5대, 중부검역검사소 1대 등 6대가 일본산 수산물을 검사하고 있다. 이 가운데 2대는 후쿠시마 사고 뒤 겨울철 수입산 생태 수요가 늘어날 것에 대비해 추가로 주문했다. 윤상린 국립농림수산검역검사본부 수산물검사과장은 “지난해 수산물에서 세슘이 검출된 것은 후쿠시마 사고 영향이지만, 현재 장비가 물량을 소화하지 못할 정도는 아니다”고 말했다.

환경운동연합은 최근 2500만원짜리 방사능 정밀측정기기를 주문했다. 김종남 환경운동연합 사무총장은 “정부가 제대로 하지 않는 상황에서 시민들의 요구가 커서 비싼 돈이지만 구입했다”며 “앞으로 식품 방사능 전반에 대한 오염 감시 체계를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의 방사능 대책이 헌법이 규정한 정부의 의무를 저버리고 있다며 헌법소원도 진행 중이다. 녹색당창당준비위원회는 탈핵 법률가모임 ‘해바라기’와 함께 ‘정부의 방사능 무대책에 관한 부작위(의무 방기) 위헌 확인’ 과 ‘식품안전의약청장 고시의 위헌 확인’ 소송을 위해 10일까지 약 1000명의 원고인단을 모았다.

남종영 기자 fandg@hani.co.kr

2011년 12월 9일 금요일

환자 주변사람도 방사능 피폭, 의사도 놀랐다


이글은 프레시안 2011-12-08일자 기사 '환자 주변사람도 방사능 피폭, 의사도 놀랐다'를 퍼왔습니다.
'병원 방사능 오염'…"환자 격리 규정, 엄격 적용해야"

전라남도의 어느 암 전문 병원. 들어가는 순간 로비에서부터 방사능 측정기가 삑삑 소리를 내기 시작한다. 최고 수치는 시간당 25마이크로시버트. 국제 일반인 피폭 기준치인 시간당 0.114마이크로시버트(연간 1밀리시버트)보다 약 220배 높은 수치다.

다른 병원도 사정은 비슷했다. A대학병원 구내식당에서는 최고 35마이크로시버트까지 나왔고, B대학병원에서는 최고 10마이크로시버트가 측정됐다. 이는 일반인 피폭 기준치보다 각각 307배, 87배가량 높다. 병원에서 CT, PET 등의 검사나 암 환자를 상대로 한 방사선 치료가 이뤄지는 탓이다.

환자 대소변도 '방사성 폐기물' 처리한 병원에서 왜?

병원 관계자들은 "방사능 물질을 다루면 건물 자체를 납으로 둘러싼다"며 "병원 차폐장치에는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실제로 병원들은 차폐장치를 2중으로 마련하고, 환자가 차폐실에 있는 동안 환자의 대소변조차 '저준위방사성 폐기물'로 처리할 정도로 철저히 관리했다.

문제는 방사능 치료나 검사를 받은 환자들이 식당, 복도와 같은 병원 내부를 돌아다닐 수도 있다는 점이다. 병원에서 방사능을 처음 측정한 임복래(45) 씨는 "어린이가 뛰어놀 수 있는 병원 앞 바자회에서도 방사능 수치가 15마이크로시버트나 나올 줄은 몰랐다"며 "알고 보니 차폐장치가 새는 게 아니라 지나가는 사람(환자)의 몸에서 방사능이 나오고 있었다"고 말했다.

임 씨는 지난 3월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부쩍 방사능에 관심이 높아졌다. 그는 휴대용 방사능 측정기를 가지고 병원을 찾았다가 '병원이 방사능 위험지대'라는 것을 발견했다고 한다. 그는 "차폐 장치가 아무리 잘 돼 있어도 방사능을 몸에 주입한 환자가 돌아다니면 무슨 소용이냐"고 반문했다.


▲ 첨단 암 진단 장비인 PET-CT. 보다 정확하게 암 진단을 할 수 있지만, 몸에 방사능 물질을 투여한 후 CT를 찍기 때문에 촬영 시 방사능 노출량이 더 많아진다. ⓒ연합뉴스

"환자 주변 사람이 피폭될 수 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주승용 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병원에서 엑스레이를 1회 촬영할 때 나오는 방사선 수치는 0.1~0.3 밀리시버트다. CT의 경우 흉부 촬영은 7밀리시버트, 복부는 10밀리시버트다. 일반인 1년 피폭 기준치가 1밀리시버트인 것을 감안하면 CT를 찍으면 10년간 받을 방사능을 한 번에 받는 셈이다.

최근에는 CT와 PET을 결합한 PET-CT도 나왔다. 방사능 전문가인 한 의대 교수는 "PET-CT는 방사능 물질을 몸에 투여한 후 CT를 찍기 때문에 CT나 PET를 찍을 때보다 (환자가) 방사능에 더 노출된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또한 "암 치료를 하면 암 세포를 죽여야 할 정도로 많은 양의 방사능을 투여해야 한다"며 "특히 암 치료에 쓰이는 요오드(반감기 8일) 등 감마 방사선은 투과성이 좋아서 인체는 물론이고 콘크리트 벽도 뚫고 나올 수 있기 때문에 더욱더 조심해야 한다"고경고했다.

원자력안전법에서는 방사성동위원소를 투여한 환자로 인해 주변인의 방사선량이 5밀리시버트(어린이는 1밀리시버트)를 초과할 가능성이 있으면 격리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이 교수는 "병동은 부족하고 환자 수는 많다보니, 그보다 방사능 수치가 더 높은 환자들도 (병원 내부에서) 걸어 다니는 상황"이라며 "그런 경우에는 주변 사람이 피폭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의료인들도 방사능 물질을 주입할 때 피폭당합니다. 다만 의료인은 (방사능 관련 의료행위를 할 때) 마스크나 보호대를 착용하도록 돼 있습니다. 스쳐 지나가는 사람은 몇 초 혹은 몇 분만 노출되지만, 가족들이 환자와 같이 한 방에서 자면 꽤 피폭당할 수 있죠." 

그는 "병원에서 측정된 방사선량이 일반인 기준치의 최대 300배니까 완전히 안전하다고 볼 수는 없다"며 "나도 (실태가) 그렇게 심각한 줄은 몰랐다"고 털어놨다.

원자력안전기술원 "불필요한 불안감 만들지 말라"

이러한 우려에 대해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은 "해당 병원 일반구역에서 방사선을조사한 결과 법적 기준에 적합했다"고 반박했다. 일반인의 경우 연간 피폭기준치가 1밀리시버트이지만, 병원에서는 5밀리시버트라는 것.

원자력안전기술원은 "PET-CT 검사를 받은 환자의 몸속에 있는 (방사성 물질인) F-18(반감기 2시간)로부터 방출되는 방사선량률은 시간당 10~30마이크로시버트까지이지만 이는 법적기준에 어긋나지 않는다"며 "환자들을 상대로 별도의 격리조치를 할 필요는 없다"고 밝혔다.

아울러 "법적인 기준에 따라 안전관리가 이루어지고 있는 국내 병원에서, 일반인이 방사선 측정에 대한 해석이 없이, 방사선량률을 임의로 측정하여 발표하는 것은 환자 및 보호자에게 불필요한 불안감을 초래할 수 있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며 임 씨를 비난하기도 했다.

"기준치 이하라던 방사능 아스팔트도 뜯어냈는데…"

그러나 임 씨의 생각은 다르다. 최근 '방사능 아스팔트' 문제가 불거진 서울 노원구 월계동 주택가 이면도로의 경우, 방사능 물질인 세슘이 시간당 1.4 마이크로시버트(환경운동연합 측정 결과 3.07마이크로시버트)가 검출되자 구청은 지난달 아스팔트를 걷어낸 바 있다. (☞관련 기사 : "'방사능 아스팔트'가 안전해? 엉터리 계산으로 얼버무리기")

임 씨는 "아무리 일시적이라지만 환자한테서는 5000마이크로시버트(5밀리시버트)가 나와도 그 수치 이하면 무조건 안전하다는 게 이해가 안 된다"고 말했다.

김혜정 환경운동연합 원전특별위원회 위원장은 "환자에게 투여되는 기준치를 일반인이 드나드는 공간까지 확대 적용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주장했다. 김 위원장은 "특히 CT를 촬영하거나 방사선 치료를 하는 특정 공간이 아니라, 일반인 출입이 자유로운 식당이나편의시설이 있는 곳에서 방사능이 높은 수치로 발견된 게 문제"라며 "방사선 치료를 받은 환자를 (병원 내 일반인이 드나드는 공간에서) 완벽하게 격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원자력안전기술원 관계자는 "세슘은 반감기가 30년이고 사람 몸에 넣는 방사능은 반감기가 8일이라 차원이 다르다"며 "다만 기준치 이하라도 방사능이 일반인에게 영향을 줄 수도 있기 때문에 해당 병원에 앞으로는 (PET-CT실 앞에서) 바자회를 하지 말라고 권고했고, 병원이 이를 받아들였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환자에게 국제 기준인 5밀리시버트 기준을 쓰고 있지만, 작년에 연구된 보고서를 보면 환자의 가족에게 피폭되는 양도 1.1밀리시버트 정도였다"면서 방사능에 대한 우려가 과도한 측면이 있다고 주장했다.

참고 
국내 평균방사선량 : 0.05~0.3μSv/h (시간당 마이크로시버트)
일반인 연간 피폭허용선량 : 1mSv/년 (연간 밀리시버트)
1mSv(밀리시버트)=1000μSv(마이크로시버트)
1μSv(마이크로시버트)=1000nSv(나노시버트)



/김윤나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