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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3월 28일 수요일

피해자 쪽박 차도 은행은 안전


이글은 시사인 2012-03-28일자 기사 '피해자 쪽박 차도 은행은 안전'을 퍼왔습니다.

중소기업 ㄱ사는 1개월 뒤 해외 업체로부터 수출대금 100만 달러를 받을 예정이다. 그러나 고민이다. 달러화 가치가 내려가고 있기 때문. 현재 환율(1달러당 940원으로 가정할 경우)에서 100만 달러는 9억4000만원이지만 한 달 뒤에는 9억1000만원(1달러당 910원)이 될 수도 있다. 이런 위험을 ‘헤지(hedge:방어)’할 수 있는 가장 간단한 방법은 은행과 ‘선물환 계약’을 하는 것이다. 한 달 뒤 환율이 어떻게 변동하든, 은행이 ㄱ사의 100만 달러를 예컨대 9억3000만원(1달러당 930원)에 사도록 계약하면 된다. 기업이 ‘일정한 규모의 달러화를 일정한 가격으로 은행에 팔 수 있는 권리(풋옵션)’를 매입한 것이다. ㄱ사는 환율 변동에 따른 손실위험 중 일부(예컨대 920원으로 환율 하락)를 은행으로 떠넘긴 것이고, 그 대가로 일정한 수수료를 지급한다.

키코는 이런 선물환 계약을 변형한 상품이다. 예컨대 은행 직원이 ㄱ사로 찾아와 달러당 940원을 ‘약정 환율’로 보장해주겠다고 한다. 풋옵션을 주겠다는 이야기다. 다만 이에는 복잡한 조건들이 붙어 있다. 왼쪽 그림을 보면, 환율이 달러당 900~940원인 경우에만, ㄱ사는 은행에 달러당 940원으로 100만 달러를 팔 수 있다. 한 달 뒤 환율이 900원이라도 키코 계약자인 ㄱ사가 풋옵션을 행사하면 100만 달러로 9억원이 아니라 9억4000만원을 받을 수 있다. 키코 덕분에 4000만원이라는 수익이 발생한 것이다. 



이렇게 보면 키코 계약은 한 달 뒤의 실제 환율이 낮을수록 기업이 이익을 보고 은행은 손해를 보는 구조다. 그런데 은행의 손실에는 한계가 설정되어 있다. 만약 1달러가 녹아웃(Knock-Out) 환율인 900원 이하로 떨어지면 키코 계약이 소멸되기 때문이다.

환율이 940~960원에서는, 실제 환율이 약정 환율보다 높으므로 기업이 굳이 풋옵션을 행사할 이유가 없다. 그러나 환율이 녹인(Knock-In) 지점인 960원을 넘어서는 순간 무서운 일이 벌어진다. 계약금액인 100만 달러의 2배인 200만 달러를 약정 환율인 940원으로 은행에 인도해야 한다. 키코 계약에는, 은행이 ‘일정한 규모의 달러를 일정한 환율로 기업으로부터 살 수 있는 권리(콜옵션)’가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 경우, 기업은 달러당 960원(실제 환율)으로 200만 달러(19억2000만원)를 사서 약정 환율인 달러당 940원(18억8000만원)으로 은행에 팔아야 한다. 기업엔 당장 4000만원의 손실이 발생한다.

더욱이 키코 계약은 환율이 내릴 때와 달리 오를 때는 소멸되지 않는다. 그래서 환율이 1000원이 되면, 기업의 손실은 1억2000만원, 1500원인 경우는 11억2000만원으로 올라간다. 결국 기업은 수수료를 내지 않는 대신 엄청난 환율 위험을 떠맡은 것이다.

[사설]‘거짓 공문’으로 자영업자 속인 삼성카드


이글은 경향신문 2012-03-27일자 사설 '[사설]‘거짓 공문’으로 자영업자 속인 삼성카드'를 퍼왔습니다.
삼성카드가 미국계 대형 유통업체인 코스트코에 낮은 가맹점 수수료율을 적용하고 있는 것에 반발해온 자영업자 단체 등에 거짓 내용의 공문을 보냈던 것으로 드러났다. 삼성카드는 파문이 일자 문제의 내용을 삭제한 공문을 다시 보냈지만 없는 사실까지 동원해 자영업자 단체 등을 겁박하려 했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직능경제인단체총연합회와 유권자시민행동은 최근 삼성카드가 코스트코에 0.7%의 수수료를 적용하는 것은 특혜라며 가맹점 계약을 해지하지 않을 경우 4월1일부터 삼성카드 결제 거부 운동을 벌이겠다고 압박해왔다. 코스트코가 단독 가맹점이라는 이유로 삼성카드가 적용하는 0.7%의 수수료율이 일반적인 유통업체 수수료율 1.5~2%에 비해 턱없이 낮아 부당한 특혜 사례로 지목된 때문이다. 삼성카드는 이에 지난 23일 두 단체에 e메일 공문을 보내 “최근 코스트코를 방문해 수수료 인상을 요청했으나 ‘계약기간 중 일방적인 계약조건 변경은 국내법상 불공정행위에 해당하며 최근 발효된 자유무역협정(FTA) 규정상 국제분쟁 사례로 지적될 수도 있는 중대한 문제’라면서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고 밝혔다.

하지만 공문 가운데 FTA 관련 부분은 새빨간 거짓으로 드러났다. 취재 결과 코스트코는 수수료 문제와 관련해 한·미 FTA를 언급조차 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밝혀졌기 때문이다. 수수료 계약 변경이 FTA에 따른 국제분쟁으로 비화하지는 않는다는 것이 통상 전문가들의 얘기다.

삼성카드는 어제 회사 블로그에 내건 사과문에서 “일부러 그런 것은 아니라는 점을 알아주셨으면 한다”고 밝혔지만 삼성카드가 FTA를 무기삼아 두 단체를 은근히 겁박하려 했던 것 아니냐며 의도성에 무게를 두는 시각도 있다. 거짓 공문까지 보낸 것에 대해서는 ‘삼성의 도덕성이 이 정도밖에 안되느냐’는 비난이 쏟아진다. 최근 삼성이 담합, 공정거래위원회 조사 방해 등으로 잇따라 여론의 질타를 받은 사실을 상기하면 삼성에 일대 쇄신이 필요해 보인다.

2012년 2월 26일 일요일

세븐일레븐의 치졸하고 낯뜨거운 부당거래


이글은 한겨레21 2012-02-27일자 기사 '세븐일레븐의 치졸하고 낯뜨거운 부당거래 '를 퍼왔습니다.
세븐일레븐과 바이더웨이 운영하는 롯데그룹, 가맹점에 신용카드와 체크카드 수수료 똑같이 적용해 4년간 50억원 부당이익 추정

롯데그룹의 편의점 세븐일레븐과 바이더웨이에서 번 돈은 매일 본사로 들어간다. 신용카드와 체크카드 매출은 바로, 현금은 이튿날 아침 가맹점주가 은행을 찾아가 입금한다. 계산을 잘못해 입금액을 적게 보내면 이자가 붙는다. 서울 성북구의 한 가맹점주는 실수로 3만원을 적게 보냈다가 나흘 뒤 입금하려 했더니 이자까지 합쳐 4만원을 보내야 했다. 들어간 돈은 물품 비용과 본사 수익을 제한 뒤 매월 15일 가맹점주에게 돌아온다.
이렇게 돈의 흐름이 분명한 편의점에서 롯데그룹의 코리아세븐이 수년간 부당이익을 챙긴 것으로 확인됐다. 수수료율이 다른 신용카드와 체크카드 수수료를 똑같이 적용해 매출에서 제한 것이다.
가맹점주 항의하자 20만~30만원씩 돌려줘
신용카드는 회원이 일정 금액을 결제하면 카드회사가 미리 가맹점에 돈을 지급하고 결제일에 회원에게서 돈을 받는다. 이 때문에 카드사가 가맹점에 돈을 줄 때는 앞당겨 지급해준 대가와 떼먹힐 위험까지 포함된 수수료를 받는다. 체크카드는 결제가 이뤄질 때마다 카드사가 회원 통장에서 돈을 찾아 가맹점에 지불하기 때문에 수수료가 더 낮다. 이런 이유로 2007년부터 모든 카드사들은 체크카드 수수료를 신용카드보다 적게 받는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2월 기준으로 편의점 신용카드 수수료는 2.0~2.7%인 반면에 체크카드는 1.5~1.7% 정도다. 즉 회원이 1만원을 결제할 경우 카드사가 신용카드는 수수료 200~270원을, 체크카드는 150~170원을 떼가는 것이다. 롯데그룹의 롯데카드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코리아세븐은 가맹점주들이 부담하는 수수료를 구분하지 않았다. 신용카드 매출이건 체크카드 매출이건 똑같이 적용했다. 예를 들어 한 편의점의 한 달 카드 매출액이 2천만원이라면, 카드 수수료 명목으로 40만~54만원을 일괄적으로 떼갔다. 만약 그 중 1천만원이 체크카드 매출이라면, 수수료는 35만~44만원을 떼가야 한다. 코리아세븐이 가맹점마다 적게는 5만원, 많게는 19만원의 부당이익을 챙긴 셈이다.
이에 대해 코리아세븐 쪽은 “세븐일레븐 설립 이후 신용카드와 체크카드 수수료를 동일하게 적용했다”며 “체크카드 사용이 워낙 적어 수수료를 구분해서 적용할 필요가 없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작 자신들은 카드사에 지급할 때는 수수료를 구분했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신용카드와 체크카드 수수료가 차이 나는 것은 상식”이라며 “코리아세븐으로부터 받은 수수료도 달리 적용돼 받아왔다”고 말했다.
이런 사실은 지난해 말에야 알려졌다. 지난해 8월 서울의 한 가맹점주가 문제를 제기했다. 그제야 코리아세븐은 문제를 인정하고 3개월 뒤 부당이익을 돌려줬다. 이 사실이 포털 사이트 다음카페를 통해 알려지자 일부 가맹점주들도 항의해 돈을 돌려받았다. 환급금은 가맹점당 20만~30만원에 달했다. 서울 성북구의 한 가맹점주는 “다른 점주가 돌려받은 사실을 알고 문제제기를 했더니 그제야 본사 쪽에서 잘못을 인정했다”며 “본사 직원이 잘못을 인정하면서도 ‘환불 사실을 알리지 말아달라’고 입단속을 했다”고 말했다.
코리아세븐은 1989년 서울 잠실 올림픽선수촌에 세븐일레븐 1호점을 내는 것을 시작으로 국내 편의점 시장에 진출했다. 이후 2000년 코오롱 편의점 로손을 인수하고, 2010년 4월 바이더웨이까지 인수했다. 다른 기업을 인수하고 가맹점을 늘려 지난 1월 기준으로 5500여 개의 점포를 거느리고 있다. 이 중 77곳(2011년 3분기 기준)을 제외하면 모두 가맹점 형태다. 즉, 5400곳 이상이 피해를 입은 셈이다.


» 편의점 삼각김밥/2012.1.26/한겨레21박승화

» 연매출 2조원이 넘는 롯데그룹의 코리아세븐이 운영하는 편의점 세븐일레븐과 바이더웨이. 코리아세븐이 신용카드와 체크카드 수수료율을 똑같이 적용해 수년간 부당이익을 챙긴 것으로 확인됐다. <한겨레21> 박승화

환급금 정산 내역 공개 거절해
코리아세븐은 부당이익을 챙긴 사실을 한동안 숨겼다. 그리고 지난해 12월28일 점주들만 볼 수 있는 게시판을 통해 슬그머니 공지사항을 올렸다. “카드 수수료 공제 방식 변경과 관련하여 다음과 같이 공지하오니 점 운영에 참고하시기 바랍니다”로 시작하는 게시물이었다. 그동안 신용카드·체크카드 수수료율을 일괄 적용하던 것을 이후에는 구분해서 적용하겠다는 것이다. 아울러 “신용카드사와 수수료 협의 중 상기 표와 같이 신용카드와 체크카드 수수료율이 일괄 적용된 것이 발견되어 실제 체크카드 수수료율로 계산된 차액을 카드사로부터 제공받아 2012년 1월 정산시(2월15일 지급분) 지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게시물 내용도 거짓이었다. 코리아세븐이 부당이익을 환불하면 해결되는 문제일 뿐, 카드사에서 돌려받을 돈은 없었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수수료율을 달리 적용해 돌려줄 이유도 없고, (코리아세븐 쪽에서) 그런 요구도 없었다”고 말했다.
지난 2월15일 가맹점주들은 수년 동안 떼인 돈을 돌려받았다. 하지만 어떤 영문인지 모르는 점주들도 상당했다. 대구의 한 가맹점주는 “‘판매지원금’이란 명목으로 입금돼 이 돈이 신상품을 많이 발주해 나온 지원금으로 착각했다”며 “나중에 확인해보니 ‘카드 수수료 소급 지급액’이었는데 지난해 받은 점주들에 비해 체크카드 사용이 잦은 학교나 병원에서 운영한 점주들이 7만여원밖에 못 받아 정확하게 되돌려주는지도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폐업 점주들은 이런 상황을 전혀 모르고 있다. 코리아세븐 쪽은 지난해 12월에 올린 같은 게시물에서 “폐업 및 폐점 점포에 대해서는 점포별로 개별 정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런 상황을 통보받은 폐업 점주는 거의 없다. 서울 마포구에서 세븐일레븐을 운영하다 지난해 폐업한 김아무개씨는 “매출이 해마다 줄어 결국 폐업했는데, 본사로부터 환급금이 있다는 연락은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코리아세븐 쪽은 “5천 개가 넘는 점포 환급금과 이자까지 계산하느라 시간이 걸렸다”며 “폐업 점주들도 정산하느라 시간이 걸릴 뿐 모두 돌려줄 계획”이라고 해명했다.
그렇다면 코리아세븐 쪽이 그동안 챙긴 돈은 얼마나 될까? 코리아세븐은 2007년 이후 발생한 부당이익을 돌려주고 있다. 또 1년가량 점포를 운영한 가맹점주의 환급금이 약 25만원이다. 점포 수 5천 개를 기준으로 4년치를 추정하면 50억원에 이른다. 하지만 코리아세븐 쪽은 정확한 금액의 공개를 거절했다. 이에 대해 한 가맹점주는 “본사는 가맹점주의 작은 실수에도 페널티를 부과하는 등 10원짜리 하나까지 싹싹 긁어가면서 정작 자기네가 돌려줄 돈은 불투명한 태도를 취한다”며 “항의를 하고 싶어도 본사로부터 피해를 입을까봐 속으로만 앓고 있는 형편”이라고 말했다.
불이익 받을까 속앓이만 하는 점주들
일부 점주들은 항의 시위를 계획하고 있다. 한 가맹점주는 “해마다 매출은 줄어드는데 본사는 가맹점을 늘려 배를 불리고 있다”며 “일부 점주들이 이런 운영 행태에 항의하려고 3월8일 열리는 세븐일레븐 신상품 전시회에서 시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현재 코리아세븐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등기임원으로 등재돼 있다. 주요 주주로 신동빈 회장(8.77%)을 비롯해 형인 신동주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3.75%), 누나 신영자 롯데쇼핑 사장(2.25%), 동생 신유미 롯데호텔 고문(1.28%) 등이 있다.

이정훈 기자 ljh9242@hani.co.kr

2011년 12월 11일 일요일

휴리의 보험 다이어트


이글은 한겨레신문 조현기자가 쓰는  블로그 휴심정 2011-12-09일자 기사 '휴리의 보험 다이어트'를 퍼왔습니다.

그림 <한겨레> 자료

오래 전부터 보험을 리모델링하고 싶었다. 필요한 보장을, 적절한 가격에 제대로 받을 수 있는 상태인지 확신이 들지 않았기 때문이다. 많이들 그렇듯, 나 역시 보험 내용을 자세히 알고 가입하지 못했다. 내용도 복잡하고, 뭐 필요한 것이니까 있겠지, 하는 막연한 기대와 포기로 그냥 시간만 흘려 보냈던 것이다.

그러다가 최근 마음을 다잡고 보험 구조조정에 나섰다. 처음엔 인터넷 검색과 현재 가입하고 있는 보험사 콜 센터에 문의해 보험에 대해 다양한 지식을 습득한 다음, 스스로 보험을 구조 조정하려고 했다. 그러나 꽤 많이 인터넷 검색을 하고 신문을 줄 쳐가며 읽어도 보험 보장 내용과 구성 형태 등에 대해 제대로 이해하기 어려웠다. 특히 새로 가입하고 싶은 생각이 들었던 변액연금보험은 여러 번 내용을 읽어도 선뜻 그 구조가 이해가 가지 않았다. 

헤매다가 내가 보험 구조조정을 위해 선택한 방법은 보험과 재테크 등에 대해 상반된 시각을 가진 전문가의 의견을 듣고 내 기준과 시각에서 그 의견을 종합해 자체적으로 판단을 내리는 것이었다.

처음부터 이걸 의도한 것은 아니었다. 잘 이해가 안되고 혼자 판단하기 두려운 마음에 재테크 강좌를 찾아 듣게 됐고, 그 과정에서 생긴 의문을 따라가며 다른 강의를 또 찾고, 자료를 검색하다 보니 그런 방법으로 결론에 도달하게 되었다.

처음 들은 것은 한 백화점 문화센터에서 열렸던 재테크 강좌였다. 이 강좌는 보험에 대한 것은 아니었고 재테크 전반에 대한 것이었는데, 강사는 변액연금보험 가입을 적극 추천했다. 수수료와 세금 등을 고려할 때 7년 이상 장기로 운용할 수 있다면 펀드보다는 변액연금보험의 이익이 더 크다는 것이다. 변액연금보험에 관심이 있던 나는 이 이야기를 듣고 변액연금보험 가입을 더욱 진지하게 고려하기 시작했다.


연금보험 월 납입금 20만원 중 수수료만 무려 2만6000원

그러나 돌발변수가 생겼다. 연금보험 납입금액 중 적지 않은 금액이 수수료로 빠진다는 기사를 보고 내가 가입하고 있는 연금보험의 해당 생명보험사에 수수료를 알아봤는데 지난 7년간, 납입금액 월 20만원 중 무려 2만6000원 정도가 사업수수료로 빠졌다는 것이다. 20만원 중 2만6000원이 수수료로 빠졌으니, 실제 연금보험에 적립된 금액은 월 17만4000원이었던 것이다.
게다가 나는 납입금액 전부가 연금으로 적립되는 줄 알고 이 상품에 가입했는데, 이 상품은 연금뿐 아니라 사망재해 보험 기능도 같이 있는 상품이어서 17만4000원 중 일부는 또 보험 비로 빠지는 상품이었기 때문에(가입 만 7년이 지난 지금에서야 알았다 --;) 연금으로 적립되는 금액은 17만4000원보다도 더 적었던 것이다!!
(8년째부터는 수수료가 줄어들고, 완납한 후에는 한 차례 더 수수료가 줄어든다. 그러나 개인적으로는 수수료가 너무 높다고 생각한다. 투자상품도 아니고 금리를 따라가는 저축성 상품에 불과하면서 월2만6000원의 수수료가 왠 말이냐!!)

연금보험 상품의 살인적인(!) 수수료에 경악한 나는 가입 초창기에 빠지는 사업비 등의 수수료가 더욱 높은 변액연금보험에 대해서도 의심을 하기 시작했다. 그래서 일단 가입을 미뤘다.

변액연금보험 가입을 미룬 또 다른 이유는, 나름 재테크에 관심이 있는 내가 적지 않게 노력했는데도 이해하기 힘든 상품을 가입하는 것이 과연 좋을 것인가 하는 회의가 들었기 때문이다. 가입자가 이해하지 못하는 복잡한 상품은 그만큼 가입자가 빠질 수 있는 함정이 많을 수 있기 때문이다. 보험료를 제대로 지급하지 않고, 상품의 내용을 제대로 알리지도 않고 판매하는 보험사의 횡포에 대한 불신이 점점 커졌다.



안티재테크 전문가그룹의 의견도 듣다

그 다음으로 내가 찾은 것은 사회적 기업 에듀머니의 보험료 다이어트 강좌였다. 평소 에듀머니 제윤경 대표의 재테크 철학에 많이 공감했던 터였는데 에듀머니 홈페이지에서 보험료 다이어트 강좌가 있는 것을 보고, 마치 나를 위해 강좌가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들 정도로 반가웠다. 3시간짜리 1회 강좌였는데 수강료 3만원을 내고 강좌를 신청했다.
(에듀머니는 투기성 재테크를 부추기는 사회금융구조를 비판하며, 합리적인 소비와 돈 관리 등 건전한 경제마인드 확산을 위한 교육 상담 활동을 하는 단체)강좌는 에듀머니 소속 보험전문 강사가 진행했는데 강좌는 우리가 금융자본이 확산시키는 공포 마케팅에 휩쓸려, 대부분 패자가 될 수밖에 없는 재테크 시장에 뛰어들어 실패와 좌절을 맛보며 오히려 합리적이고 건전한 소득관리, 미래계획을 하지 못하는 사회구조에 대해 이야기했다.
(조급한 마음에 이런저런 금융상품 가입과 재테크 등에 뛰어들었다 역시 대부분 성공하지 못한 필자 역시 참담한 마음과 반성, 회한, 뒤늦은 깨달음, 새로운 다짐 등이 뒤범벅된 복잡한 마음으로, 강좌 내용에 공감했다 --;;)

노후대비를 하기 위해서는 변액연금보험, 보험, 펀드 등의 상품을 반드시 가입해야 할 것처럼 부추기지만, 노후대비가 꼭 그런 금융상품을 가입해야만 가능한 것이 아니라고도 했다. 이런 상품들은 대부분 수수료가 높아 납입한 금액의 상당부분을 금융사가 가져가는 데다가, 투자 상품의 경우 미래에 실제로 내가 손에 쥘 수 있는 금액을 장담할 수 없기 때문에 금융사가 제시하는 장밋빛 수익률이 반드시 현실이 되리라는 보장도 없다는 것이다.
수수료 높은 이런 상품에 가입해 금융사의 배만 불려주는 것보다, 돈이 차곡차곡 쌓이는 저축이나 수수료가 낮은 인덱스 펀드 등의 알찬 투자상품을 골라 그 것을 노후자금용 등 용도별로 따로 관리하라고 조언했다.

강사는 이어 종신보험, CI보험, 암 보험, 연금보험 등 구체적인 보험 별 특징을 소개하면서 자신에게 필요한 보험과, 필요 없는 보험과 보장내용, 보험을 구조 조정하는 방법 등을 제시해주었다. CI보험과 종신보험이 구조조정 1순위의 보험이었다.

특별히 책임질 가족이 없는(즉 가장이 아닌) 내가 사망보험금 5000만원의 종신보험에 가입하고 있는 것 자체가 과잉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강사 역시 이 부분이 불필요한 보험 내용으로 지적했다.

과거 이 보장내역을 없애거나 줄이려고 콜 센터, 보험설계사 등에 알아봤지만 대부분 별다른 방법을 알려주지 않았는데, 이번 강좌에서 보장받을 수 있는 보험금 액수를 줄여 납입금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보험사는 이런 방법을 알고 물어보지 않는 한, 자신들이 먼저 이런 방법을 절대로 알려주지 않는다!! 보험설계사도 보장이 부족한 부분만 분석해 추가가입을 권유할 뿐, 중복 또는 과잉 보장된 부분에 대해서는 절대로 조언을 해주지 않았다.)

강사 분은 강의가 끝난 후 참석자가 가져온 보험증권과 참석자의 질문 등을 바탕으로 실제로 개인별로 어떻게 보험료를 다이어트하면 좋을 지에 대해 조언해 주었다.

에듀머니의 강좌는 기본적으로 보험은 실손 보험 하나만 가입해도 충분하며(우리나라 건강보험 보장이 좋은 편이므로) 여유가 있다면 생명보험 하나 정도 추가로 보유하는 것 정도까지가 괜찮다고 했다. 나는 가장이 아니므로 굳이 종신보험이 필요 없으므로, 적절한 시점에 종신보험을 연장정기, 감액완납 등의 방법으로 정리하는 것이 좋겠다고 조언해주었다. 그러나 병력이 없을 때 가입했던 종신보험인 만큼 이 종신보험에 같이 설계했던 특약부분을 계속 유지하기 위해 종신보험은 해지하지 않고 그냥 유지하기로 나는 결정했다. 대신 별 필요가 없는 사망보험금을 최소가입금액 한도까지 줄여 납입 보험금을 절약하기로 했다.

그리고 사업수수료가 높고, 투자 상품이기 때문에 최종 수익률을 장담할 수 없는 변액연금보험 대신 저축과 수수료가 싼 펀드상품 등을 통해 노후자금을 별도로 관리하기로 결정했다.
무슨 상품에 가입해야 꼭 노후자금이 마련되는 것이 아니라, 금융사의 그런 마케팅에 휩쓸리지 않고 착실하게 돈을 모아나가는 것이 더 안전하고 확실한 대비라는 생각에 더 공감이 많이 갔기 때문이다. 내가 이해할 수 없는 상품, 수수료가 너무 비싼 상품, 투자상품이라 나중에 돌려받을 수 있는 금액이 얼마인지 불확실한 상품은 지금은 상대하지 않기로 했다.



월 납입 보험료 반으로 줄고, 보험료 일부는 환급 받아

이런 판단을 바탕으로 보험료 구조조정을 실행했다. 이미 완납한 생명보험사의 건강보험 하나는 다른 부분은 그대로 두고 사망특약(사망 후 500만원 지급)만 해지해 그 동안 사망특약으로 납입했던 보험료 중 약 35만원을 환급 받았다.

납입기간 20년으로 10년째 납입중인 종신보험은 사망보험금 5000만원인 주계약을 1000만원(최저가입한도)으로 줄였다. 월 4만원이 조금 넘었던 보험료 중 이 주계약이 차지하는 부분이 2만원을 넘었는데, 주계약 보장금액을 줄이자 주계약에 해당하는 보험료가 2만원에서 4000원대로 줄었고, 총 월 납입 보험료도 4만원 초반에서 2만원 초반대로 반으로 줄었다. 그리고 줄인 주계약 보험금에 맞춰 기존에 납입했던 주계약 보험료의 일부를 환급 받았는데, 이 환급 금이 170만여 원 정도됐다.

그리고 올해 새로 가입했던 갱신형의 보장성 건강보험은 기존 보험과 보장내용이 중복돼서 해지했다. 월 2만원 정도씩 10개월 정도 납부해 총 20만원 정도가 들어갔는데, 10개월 만에 중도해지하자 한 푼도 돌려받지 못했다. 환급금 0원!!! (무력한 환급금의 현실을 실감했다--;;)

가입하고 있는 실손 보험은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강좌에서 제안한 대로 실손 보험이 가장 기본적으로 필요하고 실제로 도움이 많이 되는 보험이라고 한다.

앞서 말했던 월 20만원 납입하고 있는 연금보험은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이 보험에 포함된 사망보험금 등 보험 보장내역은 원래 필요한 것이 아니었지만 이 상품을 가입하는 한 보장내역을 줄이거나 해지할 수 없다고 한다.
그래서 보험 부분은 그냥 포기하고 원래 연금 용도로 납입했던 것이므로 연금 명목으로 계속 납입하기로 했다. 7년이나 납입한 데다가 납입기간이 길어질수록 수수료가 줄기도 하고, 저축성 상품이라 수익률은 높지 않지만 원금과 최소한의 이자가 보장되기 때문에 계속 납입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했다.

결론적으로 이번 보험료 구조조정을 통해 월 납입 총 보험료(연금보험을 제외한 순수 의료비용 보험을 기준으로)가 8만원에서 4만원으로 반으로 줄었고, 주계약과 특약을 일부 축소 또는 해지하면서 약 200만원의 보험료를 돌려받았다. 그 동안 대형 보험사들에게 돈을 뜯기며 살았다는 피해의식(!)이 있었는데 보험료 구조조정을 통해 눈먼 돈을 다시 찾아왔다는 성취감이 생겼다. 앞으로는 가능한 아프지 않게 건강관리를 잘하면서 실손보험을 좋은 상품으로 갱신하며 살기로 다짐했다.

이번 과정을 거치며 살펴보니 주변에는 보험만이 자신을 보호해줄 것이라는 맹신(?)으로 엄청 큰 돈을 보험료로 납부하는 사람도 있었고, 보험사를 믿지 못하겠다며 보험을 전혀 들지 않은 사람도 의외로 적지 않았다. 자신이 동의할 수 없다며 보험을 가입하지 않은 사람의 소신 있는 판단이 한편으론 부럽기도 했다. 나는 저런 주체적인 판단을 왜 하지 못했을까, 하는 생각도 들면서. 있을 지도 모르는 위험을 적절한 수준에서 대비하는 정도의 보험은 미래에 대한 안전장치를 마련한다는 점에서 나쁘지는 않은 것 같다. 다만 보험사의 광고에 휩쓸리지 않고 자신의 주체적인 판단 과정을 거치는 것은 필요할 것 같다.

나를 포함한 평범한 대부분의 사람들이 어렵게 돈을 벌어서, 너무나 허무하게 엉뚱한 재테크로 돈을 버리고 있는 현실을 이번 과정을 통해 목격했다. 돈은 무서운 존재이고, 돈을 제대로 통제할 수 없으면 삶 또한 제대로 돌아갈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고나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