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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12월 12일 월요일

'구정물'이 흘러들 판에 뭔 물갈이?


이글은 프레시안 2011-12-12일자 기사 ''구정물'이 흘러들 판에 뭔 물갈이?'를 퍼왔습니다.
[김종배의 it] 이상득 퇴진의 이면, 'MB아바타'들의 귀환

이런 걸 부조화라고 하나?

물갈이가 시작됐단다. 이상득·홍정욱 의원의 총선 불출마 선언으로 한나라당의 대대적인 물갈이가 사실상 시작됐단다. 이명박 정권의 '상왕'이자 영남권의 최다선 의원인 이상득 의원의 불출마 선언으로 친박계를 포함한 영남권 중진의 물갈이 길이 터졌다고 한다. 홍정욱 의원의 불출마 선언으로 수도권 소장파의 불출마도미노가 벌어질지 모른다고 한다.

한데 묘하다. 한쪽에서 다른 기류가 형성되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 특보들이 줄줄이 사퇴했다. 김덕룡 국민통합·박형준 사회·이동관 언론·유인촌 문화 특보 등이 줄줄이 그만뒀다. 그 뿐인가. 임태희 대통령실장도 자리에서 물러났다. 이들이 이명박 대통령 곁을 떠나는 이유의 대부분은 출마다. 내년 총선에 출마하기 위해 현직을 내놨다는 것이다


 ▲ 총선 출마를 염두에 두고 물러난 이동관 언론특보(왼쪽)와 박형준 사회특보. ⓒ뉴시스

이들은 '성골'이다. 이명박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했던 성골 중의 성골들이다. 이런 성골들이 한나라당에 들어가 '공천권 줍쇼' 할 판이다. MB색을 빼기 위해 탈색제를바가지로 퍼 넣어도 모자랄 판에 MB의 분신들이 떼로 들어갈 판이다. 물갈이 하겠다는 한나라당에 '구정물'이 흘러들 판이다.

이러면 말짱 공염불이 된다. 한나라당을 박근혜당으로 만들어봤자, 물갈이 한다고 나서봤자 말짱 공염불이 된다. 한나라당 위기의 근원이 이명박 대통령이라는 사실을 천하가 다 아는데 이명박 대통령의 분신들을 받아들이면 어떻게 되겠는가. 물어볼 필요도 없다. 한나라당은 도루묵이 된다.

칼같이 잘라야 한다. 이들의 공천 신청을 인정사정 보지 않고 내쳐야 한다. 그래야 쥐꼬리만한 물갈이 효과라도 볼 수 있다. 하지만 그렇게 간단치가 않다.

어떤 식이든 계파 배제로 비치게 돼 있다. MB의 성골들을 쳐내는 순간 친이계 배척으로 묘사되게 돼 있다. 더구나 이런 작업을 주도하는 사람이 박근혜 의원이라면 보복으로 비치게 돼 있다.

그래도 괜찮다. MB의 성골들과 친이계가 대세에 순응하기만 한다면 별 문제가 발생하지 않을 것이다. 친이계 핵심 이재오 의원이 자주 썼던 말처럼 백의종군을 넘어 토의종군할 각오로 순순히 칼을 맞는다면 큰 탈 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언감생심이다. 멀리 내다 볼 필요조차 없다. 돌아가는 사정을 뻔히 아는 특보들이, 그리고 대통령실장이 출마 준비를 한다는 사실 자체가 모든 걸 말해주고 있다. 이들은 물러날 용의가 없다. 토의종군할 생각도 없다.

자칫하면 계파 분란이 심화된다. 공천을 둘러싸고 친이와 친박 또는 친박과 반박 간에 혈투가 벌어진다. 더불어 강화된다. 친이 또는 반박의 위기감이 고조되면서 그들의 결속력이 강화된다. 공동운명체로 묶인 그들의 단결력이 배가된다. 계파 구도가 재정립 된다.

돌고 돌아 원점으로 회귀하는 것이다. 그게 아니면 싸우다 싸우다 딴살림 차리든지….



/김종배 시사평론가

[사설] 이상득 의원 ‘불출마 선언’으로 끝날 일 아니다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1-12-11일자 사설 '[사설] 이상득 의원 ‘불출마 선언’으로 끝날 일 아니다'를 퍼왔습니다.
이명박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한나라당 의원이 자신의 보좌관이 에스엘에스 사건 등에 연루돼 구속된 것과 관련해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지난주 사과문을 내고 “보좌관을 잘못 관리한 도의적인 책임을 크게 느끼고 있다”더니 어제도 “보좌관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점을 사과했다. “억측과 비난을 받을 때에는 가슴이 아팠지만 올바른 몸가짐에도 최선을 다해왔다”는 말도 덧붙였다. 그러나 과연 이런 사과문과 불출마 선언이 그를 지켜줄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그에 대한 의혹을 억측이라고 믿는 사람은 드물다.
이 의원의 보좌관 박배수씨는 에스엘에스그룹으로부터 “검찰 수사를 무마해주고 워크아웃 과정에서 편의를 봐달라”는 청탁과 함께 금품 6억원어치, 제일저축은행 쪽에선 퇴출을 막아달라는 부탁과 함께 1억5천만원을 받은 혐의(특가법상 알선수재)로 엊그제 구속됐다. 그동안 두 사건에서 흘러나오던 최고 실세 로비설이 허황한 게 아니었음을 확인해주는 대목이다. 로비에 나선 당사자들이 단순히 보좌관을 보고 수억원씩의 뭉칫돈을 건넸을 리는 없다. 건네진 돈도 웬만한 국회의원 수뢰 사건보다 거액이다. 당연히 이 의원을 의식한 로비라고 봐야 한다. 박 보좌관이 받은 돈은 의원실 다른 직원 2명의 계좌를 거쳐갔다고 한다. 의원실 사람들이 검은돈을 주무르는 동안 이 의원만 몰랐다면 누가 믿겠는가.
이 의원은 현 정권 출범 이후 대통령 친형이란 혈연을 충분히 활용해 중요한 인사를 주무르는 등 막강한 권한을 행사했다. 측근들을 청와대와 내각, 국정원 등의 요직에 천거하고 국회의원 공천에도 적극 관여했다고 한다. 현 정권과 관련한 대형 의혹사건 때마다 그의 이름은 단골로 오르내렸지만 항상 ‘성역’으로 남았다. 대표적인 게 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의 민간인 사찰 사건이다. 정두언·남경필·정태근 등 한나라당 의원들이 이 의원의 총선 불출마를 주장했다가 불법사찰을 당했다며 그 배후로 이 의원을 지목했지만 그뿐이었다.
이 의원과 관련해 밝혀야 할 게 한두가지가 아니지만 검찰은 지금까지 모른 체 외면했다. 늦긴 했지만 이제라도 성역 없이 수사해야 한다. 지난 4년간 이 의원을 둘러싸고 제기돼온 의혹들의 심각성을 고려하면 불출마 선언이 검찰 수사에 장애가 될 이유는 전혀 없다. 이 의원 역시 떳떳하다면 검찰 수사에 당당하게 응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