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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11월 27일 일요일

"현병철 위원장, 인권위 말아드신 소감이?"


이글은 프레시안 2011-11-25일자 기사 '"현병철 위원장, 인권위 말아드신 소감이?"'를 퍼왔습니다.
인권위 10주년 행사서 인권단체들 항의ㆍ비판

국가인권위원회가 출범한지 25일로 만 10년이 됐다. 그간 인권위는 국가권력의 인권침해를 감시, 견제하고사회적 약자와 소수자의 인권을 옹호하는 역할을 해왔다는 평가를 받았다. 또한 성역 없이 인권침해 현장을조사하고 인권정책을 생산하고 의견을 내는 기구로 자임해왔다. 하지만 지금의 현병철 위원장 체제 아래 인권위 모습은 그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고 있는 걸까.

국가인권위원회는 25일 서울 중구 한국언론회관에서 10주년 기념식을 진행했다. 현병철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은 "내년부터 '인권증진 3개년 계획'에 따라 우리 사회의 모든 영역에서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실현하고 인권이 존중되는 사회를 구현하기 위해 노력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현 위원장은 "이를 위해 자유권과 사회권 등 기본적 인권의 제도적 보장과 강화를 위해 힘쓰고, 이주민, 노인, 아동과 청소년, 시설 생활인 등 사회적 약자의 인권보호와 함께 북한인권, 기업인권, 정보인권 증진을 역점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현 위원장은 "또한 인권침해와 차별행위에 대한 조사 및 구제의 실효성을 강화하고, 인권교육과 홍보활동을 체계적으로 전개, 인권존중문화가 확산되도록 역량을 집중하겠다"고도 했다.

▲ 24일 오전 서울 중구 태평로1가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국가인권위원회(위원장 현병철) 설립 10주년 기념식에서 인권단체연석회의 및 국가인권위원회 제자리찾기 공동행동 등 회원들이 행사장 입구에서 인권위 독립성 훼손과 장애인권 후퇴 등에 시위하며 진입하려 하고 있다. ⓒ뉴시스

인권단체 회원들, 식장 들어와 "정권 하수인 현병철 물러나라"

하지만 이 기념사를 읽기까지는 쉽지 않았다. 기념식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인권단체 회원 10여 명이 식장에 들어와 '현병철 인권위원장 사퇴'를 요구하는 등 한 때 소동이 벌어진 것.

이들은 "이명박의 친위대 현병철은 사퇴하라", "인권위를 말아 드신 소감이 어떤가", "국가인권만 옹호하는 인권위를 해체하라", "정권의 하수인, 권력의 개는 물러나라", "현병철은 인권을 알기는 하나" 등을 외치며 약 10여 분 간 소란을 피우다 주최 측에 의해 강제로 퇴거됐다.

이들이 식장에 난입한 이유는 현병철 위원장 이후 인권위가 제대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물론 인권위에서는 제대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고 항변한다. 실제 인권위에 제기된 사건진정 건수는 매년 늘어나 양적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2002년 2790건이었던 진정 건수는 지난해 9168건으로 매년 증가세를 보였다. 올해는 10월 말 기준 6165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80% 수준이다.

반면, 인권위의 위치를 가늠할 수 있는 정부의 인권위 권고안 수용률은 현병철 위원장취임이후 현저히 떨어졌다. 지난 10년간 자료를 종합하여 정리해 보면 인권위가 발표한 정책권고를 관계 기관이 그대로 수용한 수용률은 27%, 일부수용까지를 합한 수용률은 57%이다.

하지만 이 수치는 역대 대통령 재임 기간에 따라 차이가 나타난다. 김대중 정권과 노무현 정권 시기라고 할 수 있는 2001년부터 2007년까지는 연 평균 74% 정도의 수용률(일부수용 포함)인데 반해 그 이후부터 최근까지(2011년 9월 말)는 연 평균 30%로 급격히 떨어진다.

정책 권고에서 70% 이상 수용률을 보인다는 것은 매우 높은 것으로, 이는 관련기관이 인권위 권고의 권위를 인정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수용률이 30%대로 떨어졌다는 것은 인권위의 권고가 다른 국가기관으로부터 제대로 존중되지 않는다는 것을 말한다.

현병철 체제 이후, 제 역할 못하는 인권위

뿐만 아니다. 현병철 위원장 취임 이후 최고 의결기구인 전원위원회(전원위)가 정부와 여당이 추천한 보수인사로 채워지면서 우편향 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2009년 MBC <pd> 검찰 수사에 대한 인권위 의견 제출안이 부결됐고, 지난해는 국정원의 민간인 사찰 진정이 기각됐다. 용산 참사 관련, 의견 표명도 하지 못했다. 올해 인권위는 김진숙 민주노총 지도위원 인권보호 관련 의견 표명을 부결해 인권위 내·외부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이어졌다.</pd>

이 때문에 더 이상 인권위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한다며 지난해 8월부터 '쓰나미식'으로 주요 인사들이 인권위를 떠났다. 유남주 인권위 상임위원 등 다수의 인권위원과 인권위 설립 초기부터 관여해온 김형완 인권정책과장 등 직원 10여 명이 연이어 떠났다. 인권위에서 인권조사 등을 진행할 때, 전문자문 역할을 담당해온 상담위원 60여 명도 독립성에문제가 있다며 집단사퇴했다.

결국, 이러한 여러 이유로 2011년 들어 인권위는 관계 기관의 법령 조회에 의한 의견표명 이외에는 의미 있는 인권정책 권고를 하지 못하고 있다. 2010년 말까지 정책권고를 이끈 상임위원들이 현병철 위원장이 이끄는 인권위에 항의하며 떠나고 보수적 인사들이 그 뒤를 채우면서 나타나는 불가피한 현상이라고 평가되고 있다.


ⓒ뉴시스


ⓒ프레시안(허환주)

"권력기관에 면죄부는 주는 권력옹호기구 됐다"

하지만 현병철 위원장은 취임사에서 밝힌 대로 계속해서 '마이웨이'일 뿐이다. 인권단체연석회의 등 인권단체는 25일 10주년 기념식이 열리는 한국언론재단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10년간 인권위는 우리사회에 인권이 무엇인가라는 화두를 던지는 데 분명 기여했다"며 "하지만 현재의 인권위 모습은 후퇴하는 한국 인권에 힘이 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인권위 문제의 핵심은 독립성 훼손"이라며 "인권위의 독립성을 인정하지 않는 이명박 정부의 인권위 흔들기와 무자격자 인권위원 인선으로 인권위는 권력기관을 감시하는 인권옹호기구가 아니라 권력기관에 면죄부를 주는 권력옹호기구가 되어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시민사회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지 않는 인권위는 보수정권 등장으로 2년 반 만에 7년 반의 성과를 무너뜨리고 있다"며 "현병철 위원장을 비롯한 무자격 인권위원들은 사퇴해야 한다. 더 이상 인권위의 이름으로 인권의 이름을 더럽히지 말라"고 촉구했다.

이광철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사무차장은 "인권위는 인권 침해 현장엔 아무 말도 하지 않으면서 간섭해도 아무 소용도 없는 북한 인권에서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사무차장은 "결국 권력의 입맛에 맞는 소림만 하고 있다"며 "이게 10돌을 맞은 인권위의 자화상이다"고 꼬집었다.

명숙 인권단체연석회의 활동가는 "오늘 기념식에는 이전에 인권위 위원장을 역임하신 분이 아무도 오지 않았다"며 "국가에 의해 인권이 침해당해도 아무 말 하지 않는 인권위의 지금 상황을 정확히 보여주는 모습"이라고 질타했다.

명숙 활동가는 "인권위가 제대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인사 쇄신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아무 것도 모르고 오로지 대통령에게 충성하는 무자격자는 사퇴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허환주 기자

2011년 11월 21일 월요일

"낙하산 현병철이 인권위를 망치고 있다"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1-11-20일자 기사 '"낙하산 현병철이 인권위를 망치고 있다"'를 퍼왔습니다.
인권위 10년, 뼈아픈 반성과 비판… 한진중·삼성반도체 등에 왜 침묵했나

“인권위원회는 현병철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
국가인권위원회 10주년을 맞아 열린 토론회에서 나온 이야기다. 18일 오후 1시, 서강대 가브리엘관 109호에 열린 토론회에서는 "국가인권위가 현장성과 감수성, 그리고 독립성을 스스로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는 뼈아픈 반성과 함께 “현병철 위원장이 취임한 이후 더욱 외압에 취약하고 내분을 조장하는 모습을 보여줬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오는 25일은 국가인권위 설립 10주년이 되는 날이다. 1993년 비엔나 세계인권회의를 계기로 논의가 시작돼 1997년 김대중 대선 후보가 인권위 설립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그러나 인권단체들의 비판과 반발 속에 파행을 거듭하다가 2001년 4월 우여곡절 끝에 국가인권위원회법이 통과됐고 그해 11월 입법·사법·행정부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독립된 국가기구로 설립됐다. 태동기(김대중 정부)와 발전기(노무현 정부)를 거쳐 올해 10주년을 맞게 됐다.
이명박 정부는 인수위원회 시절 국가인권위를 정부 산하기관으로 만들려다 무산한 바 있다. 인권 분야에서 아무런 활동도 없었던 법조인 출신의 현병철 위원장을 임명해 거센 반발을 불러일으켰지만 낙하산 인사를 강행했다. 시민단체들은 “현병철 이후 국가인권위의 위상과 역할이 크게 후퇴했다”고 반발하고 있다. 인권재단 사람 등이 주축이 돼서 대안 인권위를 만들려는 시도도 진행되고 있다.


현병철 국가인권위 위원장, 그가 위원장으로 임명됐을 때 시민운동 진영에서는 현듣보라는 우스갯소리가 나돌았을 정도로 아무런 인권운동 경력이 없는 낙하산 인사였다. ⓒ미디어오늘 자료사진.

민주화를 위한 변호사 모임 박주민 변호사는 “인권위가 집회 및 시위의 자유, 정보영역에서의 표현의 자유와 국가보안법 폐지 입장을 견지하고 있는 것은 긍정적 역할”이라고 평가하면서도 “인사 등 여러 부분에서 국가로부터 중립성을 제대로 갖추고 있지 못하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진보네트워크센터 정민경 활동가도 “개인정보 자기결정권의 의미를 환기시킨 점은 긍정적이지만 인터넷실명제에 대해 (입장이) 갈수록 후퇴했다”고 지적했다.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 박김영희 활동가는 “장애인 차별 금지의 유일한 시정기구라고 할 수 있는 인권위가 ‘인력 부족’을 이유로 들어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2008년 4월 장애인 차별금지법이시행된 이후 장애인 차별 진정은 해마다 전체 진정 건수의 절반 수준에 이를 정도로 크게 늘어나는 추세다. 지난해 기준으로 전체 2674건 가운데 1677건에 이른다. 인권단체들은 장애인 차별금지법을 개정하기 위한 운동을 벌이고 있다.
한국성폭력상담소 이윤상 소장은 “(인권위로) 성희롱 업무가 이관된 지 5년이 지났는데도 여전히 성희롱 판단기준이 구체화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소장은 “성희롱 문제를 기계적인 판단의 문제로 탈정치화시켜 성희롱이 사회적 차별과 인권의 문제로 자리 잡게 하는데 걸림돌로 작용하게 될 소지가 높다”고 강조했다.
성적소수자문화인권센터는 “성적 지향을 차별 금지 사유로 명시한 유일한 법이 인권위법”이라면서 “(인권위가) 사회적 소수자들이 다리 뻗을 자리, 비밀 언덕을 만들기 때문”에 “불신과 불안 속에서도 다시 한 번 희망을 건다”고 밝혔다.
인권위의 ‘사회권’ 실현 노력에 대해서도 비판이 쏟아졌다. 인권운동사랑방 사회권팀은 인권위가 ‘한진중공업 고공농성자 등의 인권보호 관련 의견표명’을 부결시킨 점과 삼성반도체 백혈병 문제, 한미FTA, 4대강사업 등에 대해 활동을 하지 않은 점을 들며 “조사하지도 구제하지도 못하는 인권위”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