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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2월 29일 수요일

한미FTA 발효시킨 미국법의 진실은 무엇인가?


이글은 프레시안 2012-02-29일자 기사 '한미FTA 발효시킨 미국법의 진실은 무엇인가?'를 퍼왔습니다.
[송기호 칼럼] 발효 문서의 즉시 공개를 요구한다

이명박 정부는 국민에게 공개하지 않았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미국법에 어긋나면 무효로 한다고 규정한 미국법을 미국이 고치기로 약속했는지 아닌지를 국민에게 설명하지 않았다. 미국 정부가 한미 FTA를 위반하더라도 그 위반을 이유로 미국 정부를 미국 법원에 법적으로 제소할 없게 한 미국법을 미국이 없애기로 다짐했는지 밝히지 않았다.

대신 일방적으로 이른바 '3월 15일 발효'를 발표했다. 왜 한미 FTA는 작년 11월 기습 날치기에 한나라당이 명분으로 내세운 1월 발효가 되지 않았을까?

그 이유는 그 발효 또한 미국법에 따라 되기 때문이다. 한미 FTA는 2006년의 노무현 정부의 협상 시작부터 철저히 미국법에 따라 진행되었다. 기억하는가? 노무현 정부의 통상 관료들이 미국 통상법이 정한 시한에 맞추어 협상을 끝내야 한다고 외치던 소리를.

이제 다시 한미 FTA는 마지막 발효 순간까지 미국법이 정한 틀에 집어넣어졌다.

미국의 한미 FTA 이행법은 발효 조건(conditions for entry into force)을 정했다.(101조 (b)항)

"미국 대통령이 한국이 협정 발효일에 시행될 협정 규정을 준수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취하였다고 결정(determines)하는 때에, 미국 대통령은 협정이 미국에 관하여 시행된다는 점을 규정한 서한을 한국 정부와 교환할 권한이 있다."

바로 이 법 때문이다. 한미 FTA가 3월 15일 발효되는 까닭은 미국이 한국이 한국법을 한미 FTA에 맞게 고쳤는지를 검사하는 데에 시간이 걸렸기 때문이다. 그리고 마침내 미국이 한국이 다 고쳤다고 '결정'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막상 미국은 발효 전에 미국법을 고칠 필요가 없다. 왜? 미국법에 그렇게 되어 있기 때문이다. 미국은 발효 후 1년 안에 고치면 된다.(103조) 그러기에 숙제 검사는 한국만 받은 것이다. 한국이 미국에게 물었다는 질문은 공허한 것이다.

미국은 한국에 TPP 참가를 요구했을 것

나는 알고 싶다. 미국이 한국을 대상으로 숙제 검사를 하면서 어떤 조건을 달았는지. 나는 미국이 한국에게 참으로 많은 요구를 했을 것으로 생각한다. 미국은 한국에게 한미 FTA 발효의 조건으로 미국 일본을 아우르는 환태평양 TPP의 참가를 요구했을 것이다. 한국에게 미국산 쇠고기 30개월령 수입 금지 중단을 요구했을 것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의 보험 약값 결정의 실질적인 민영화를 요구했을 것이다. 미국산 쌀 수입 확대를 요구했을 것이다. 나는 이에 대한 한국의 답이 궁금하다.

반면 한국은 미국을 대상으로 무엇을 검사하였을까? 미국 정부에 대해선 한미 FTA 위반으로 법적으로 제소할 수 없도록 한 미국법을 고쳐라고 요구하였을까? 만일 그랬다면 이에 대한 미국의 대답은 무엇이었나? 미국법에 어긋나는 한미 FTA는 무효라는 미국법을 개정하라고는 요구했나?

발효 문서 3년간 비공개를 미국과 합의했다

외교통상부는 어제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에 보낸 공문에서 "한미 양국정부간에 한미 FTA 발효 관련 협의내용을 협정 발효 후 3년간 대외 비공개하기로 한 합의에 의거" 발효 협의 문서를 비공개한다고 통지했다. (문서번호 FTA이행과-20120228)

누가 외교통상부에게 이런 비밀 합의를 할 권한을 주었는가? 왜 국민은 발효 관련 내용조차 알 수 없단 말인가?

아무리 한미 FTA 번역 오류 목록을 공개하라는 서울행정법원의 판결조차 불복하고 항소하는 외교통상부이지만 발효 문서조차 3년간 비밀로 하기로 미국과 합의할 수 있는가?

노무현 정부 때의 외교통상부는 협상 전략이 노출된다는 이유로 협상 관련 문서를 발효 후 3년 간 공개하지 않기로 미국과 합의를 했다. 그러더니 이명박 정부 때의 외교통상부는 발효 문서조차 공개하지 않기로 합의를 했다. 이처럼 노무현 정부와 이명박 정부의 외교통상부는 같다.

한미 FTA는 영구 조약인가?

미국법에 따라 운명이 결정되는 한미 FTA의 본질은 노무현 정부 때나 이명박 정부 때나 다르지 않다. 그것은 재산권을 절대시하는 미국 제도의 이식이다. 그리고 미국 기업이 미국에 있든지 외국에 있든지 동일한 미국법 체계의 보호를 미국 기업에게 제공하는 세계적 헌법이다.

이 틀이 한국 국민에게 맞지 않을 경우 한국 국민은 이를 폐기할 권한이 있다. 한국은 재산권을 절대시하지 않는다. 한국 헌법은 경제 민주화 조항을 가지고 있다. 한국이 영구적으로 한미 FTA에 갇혀야 할 이유는 없다. 한국은 미국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멕시코나캐나다가 아니다.

한중 FTA와 한호 FTA

한국이 한미 FTA의 틀에 갇혀 있는 한, 한국이 아무리 한중 FTA에서 한국 농업 부분을 보호한다고 하더라도 그것은 미국 농업의 한국 시장 독점 보장을 의미한다. 한국이 한미 FTA에 갇혀 호주에 대해 투자자 국가 중재 제도(ISD)를 요구하는 현실은 자신의 가치와모델을 자신에게 찾지 않는 한국의 한계이다.

발효 문서의 즉시 공개를 요구한다

한미 FTA를 찬성하는 사람도 국민이고 반대하는 사람도 국민이다. 국민이 제대로 결정하려면 내용을 알아야 한다. 외교통상부에 발효 협의 문서의 즉시 공개를 요구한다. 선진 통상 국가의 외교통상부가 되기를 기대한다.




/송기호 변호사

2012년 1월 12일 목요일

국책연구기관도 "한중 FTA가 한미 FTA 4배 피해" 우려


이글은 프레시안 2012-01-12일자 기사 '국책연구기관도 "한중 FTA가 한미 FTA 4배 피해" 우려'를 퍼왔습니다.
MB식 밀어붙이기 통할까

한국과 중국이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되면 국내 농업이 입을 피해 규모가 한·미 FTA의 최대 5배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따라서 중국과 FTA 협상을 할 때 관세에 민감한 농산물은 관세 철폐 대상에서 제외하거나 우선 협상 후 양허 문제 등을 논의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이 조언했다.

12일 국내 경제연구기관들은 한·중 FTA 체결에 따른 농업 피해가 한·미 FTA와 비교하면 2~5배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한중 FTA 체결로 농수산업 생산이 2005년보다 14.26%까지 감소할 수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쌀을 제외한 전 품목의 관세를 10년에 걸쳐 철폐하고 위생검역(SPS)을 통한 수입 차단도 점진적으로 없애는 등 극단적인 가정을 토대로 하면 2020년 기준 농업생산액은 약 20%까지 감소할 것으로 추정됐다.

2005년 농업생산액이 16조8천억원인 점을 고려하면 한해에 최대 3조3천600억원까지 사라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정부가 집계한 한·미 FTA에 따른 농업 피해액 8천150억원의 4배에 달하는 규모이다.

KIEP는 "한·중 FTA를 체결했을 때 국내 농업이 입는 피해는 한·미 FTA로 예상되는 충격규모의 2배가 넘는 수준이다"고 설명했다.

삼성경제연구소(SERI)은 한·중 FTA 타결 시 중국산 농산물 수입이 104.8~209.2% 증가해 대중 수출 증가율(48.3~100%)을 훨씬 초과할 것으로 예측했다.

한·중 FTA를 체결하면서 농업 관세를 50% 인하는 경우를 가정한 결과다. 농산물 생산액은 1.2%, 수산물은 0.4%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은 전 품목에서 관세를 50% 감축하는 방향으로 한중 FTA를 체결하면 농업 부문에서 쌀 2조447억원 등 총 2조7천722억원의 소득이 감소할 것으로 분석했다.

한·미 FTA에 따른 피해액의 3.4배 수준이다.

KREI 문한필 농업통상팀장은 "한·미 FTA로 농업부문 생산액이 15년간 3% 정도 감소할 것이다"고 추정했다.

중국은 농산물 생산 구조, 재배 품종이 거의 우리와 유사해서 한·중 FTA 효과는 한·미 FTA의 3~5배 정도 될 것으로 관측했다.

정부 고위 관계자도 최근 중국이 거리상 미국보다 훨씬 가까운 점과 중국 농산물 가격이 국내 농산물보다 크게 낮은 점 등을 근거로 한중 FTA가 한미 FTA보다 농업에 더 큰 충격을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 9일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에서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공식 협상을 1∼2개월 안에 게시할 수 있도록 국내 절차를 밟아나가기로 했다.

정상회담을 계기로 한·중 FTA 논의가 급진전할 것으로 보여 농산물 피해 규모를 정확히 산정, 치밀한 대책을 서둘러 세워야 한다고 전문가들이 지적했다.

KREI 문 팀장은 "인삼은 관세율이 700%를 넘고 고추, 마늘, 무, 배추 등 양념채소류는 300%를 넘어 양허를 제외하거나 관세를 없애지 않고 낮추는 형태로 가야 한다"며 "한·미 FTA 대책에서 소외된 채소, 원예 부문 대책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LG경제연구원 김형주 연구위원은 "정부의 보완대책이 금융과 시설지원 등에 맞춰져 있는데 이보다는 젊은 층의 농촌 유입을 장려하는 등 좀 더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충고했다.



/연합 .

2012년 1월 11일 수요일

[사설] 한-중 FTA, 국내 의견수렴 절차가 먼저다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2-01-10일자 사설 '[사설] 한-중 FTA, 국내 의견수렴 절차가 먼저다'를 퍼왔습니다.
중국을 방문중인 이명박 대통령이 엊그제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에서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개시에 합의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협상 개시에 필요한 국내 절차에 곧 들어갈 것이라고 한다. 기대보다 우려가 앞선다. 유럽연합(EU)이나 미국과의 협정 체결 과정에 비춰보면, 정부가 국내외 파급 영향을 엄밀하게 고려하지도 않고 또다시 졸속으로 협정을 밀어붙일 가능성이 큰 까닭이다.
정부가 중국과 협정을 추진하는 가장 큰 이유는 수출 확대를 기대할 수 있어서다. 중국은 우리나라 수출의 25%가량을 차지하는 최대 시장이다. 교역규모는 유럽연합과 미국을 합친 것보다 더 많다. 이런 중국과 협정을 맺어 교역 장벽을 낮추면 수출에 큰 활력이 된다. 외교안보적 차원에서도 중국과의 협정은 적지 않은 의미가 있다. 나아가 ‘평화의 번영의 동북아공동체’를 구축하는 발판으로 협정을 활용할 수도 있다.
하지만 중국과의 자유무역협정은 기대효과만큼이나 난관과 부작용이 클 수도 있다. 또 중국과의 협정은 지금까지 우리나라가 맺은 대외 통상조약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파급 영향이 크다. 특히 중국에 대한 농산품시장 추가개방은 유럽연합, 미국과의 협정만으로도 고사 위기에 놓인 국내 농업의 기반 자체를 붕괴시킬 수도 있다. 이는 식량안보에 대한 위협으로 이어진다.
중국과의 협상이 타결되면 우리나라는 세계 3대 경제권과의 자유무역협정을 체결한 유일한 나라가 된다. 거대 경제권과의 동시다발적 자유무역협정 체결은 이명박 정부의 통상전략이다. 동시에 이는 우리 경제와 사회를 대외 위험에 무방비로 노출시키는 도박이기도 하다.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 발발 이후 세계 각국이 대외 변수에 대한 방화벽 구축으로 국민경제의 안정을 추구하는 마당에 우리나라만 거꾸로 가고 있는 모습이다.
거대 경제권과의 자유무역협정은 이익과 피해를 보는 부문과 계층을 뚜렷하게 갈리게 한다. 즉 부문·계층간 격차를 심화시키는 게 협정이다. 따라서 상대국과의 협상 개시 이전에 국내 의견수렴과 이해조정 작업이 우선 필요하다. 법적인 정비도 되어 있다. 지난 연말 국회를 통과한 통상절차법이 그것이다. 대외 통상협상 과정에 국회의 감독과 개입 여지를 넓힌 통상절차법을 이번 한-중 자유무역협정 협상에 제대로 적용하는 것도 큰 과제다.

[사설]한·중 FTA 서두를 이유 없다


이글은 경향신문 2012-01-10일자 사설 '[사설]한·중 FTA 서두를 이유 없다'를 퍼왔습니다
이명박 대통령과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이 그제 양국 간 자유무역협정(FTA) 공식협상 개시에 필요한 국내 절차를 밟기로 합의했다. 두 정상이 사실상 한·중 FTA 협상 개시를 선언한 셈이다. 정부는 FTA를 위한 양국의 공동연구가 상당기간 진행돼왔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지만, 한·중 FTA에 소극적이던 이명박 정부가 임기 1년도 안 남은 시점에서 협상 개시 쪽으로 방향을 튼 데 대해 관측이 무성하다.

한·중 FTA는 중국이 줄곧 우리 쪽에 협상을 재촉해온 사안이다. 그동안 중국의 관심은 FTA를 통한 경제적 이해보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국제정치 질서를 둘러싼 대미국 견제에 더 쏠려 있는 것으로 알려져왔다. 그만큼 한·중 FTA에 얽힌 외교안보적 이해는 복잡하고 크다. 정부가 얼마나 세밀한 전략적 구상 아래 협상 개시 결정을 내렸는지 의문이다. 김정일 사후 한반도 정세의 불확실성 확대와 중국의 역할 등을 의식해 FTA를 서두르는 측면이 있다면 자칫 일을 그르칠 공산이 크다. 미국·유럽연합(EU)에 이어 ‘세계 3대 경제권과 FTA를 체결한 첫 국가’라는 허울좋은 실적에 욕심부릴 일도 아니다.

농수축산물과 섬유 등 중소기업형 공산품 분야에 미칠 한·중 FTA의 경제적 파장은 미국·EU와의 FTA에 비해 훨씬 클 것으로 우려된다. 관세장벽이 사라질 경우 이들 산업의 피해는 가공할 수준이 될 수밖에 없다. 특히 농축산업으로서는 미국·EU와의 FTA에 따른 피해도 가늠하기 힘든 마당에 쓰나미급 충격이 추가되는 셈이다. 우리와 지정학적 여건이 같은 산둥성 경지면적이 한국의 4.4배, 과일·채소 생산량은 9~10배다. 물리적 거리로 볼 때 제주산 농산물이 서울 가락동 시장에 출하되는 것과 비슷한 양상이 될 수 있다. 농축수산업의 초토화가 우려되는 이유다. 한·중 FTA를 통한 중국의 내수시장 선점 효과 등은 대부분이 대기업 등 국제 경쟁력을 갖춘 분야에 집중되고 중소기업·농축수산업 등 취약분야는 기반이 더욱 약화될 것이 뻔하다. 계층 간·산업 간 양극화 확대를 가속화할 것이 불보듯하다. 중국 경제 의존도가 더 심화하는 문제도 있다. 지금도 수출의 4분의 1, 수입의 5분의 1이 중국에 집중돼 중국 경기변화·물가상승 여파가 고스란히 한국에 전가되는 차이나리스크 우려가 점증하는 상황이다.

지금은 ‘경제영토 확장’이니 ‘시장 선점’이니 하는 막연한 ‘FTA 지상주의’에서 벗어나 양극화 완화 등 지속가능한 경제 구조를 갖추는 데 더 집중해야 할 때다. 한·중 FTA를 급하게 서둘러서는 안되며 추진하더라도 공론화 과정을 충실히 밟아 국민적 동의를 반드시 얻어야 한다. 그래야 한·미 FTA에서와 같은 국민적 갈등과 저항을 최소화할 수 있다. 졸속·불평등 협상으로 점철된 한·미 FTA를 교훈삼아 통상독주를 견제하는 법적 장치를 갖추는 일은 국회 몫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