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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3월 21일 수요일

미 무역대표부, 기업건의 접수 등 준비 착착 점 하나도 안고친다던 한국의 양보 얻어내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2-03-20일자 기사 '미 무역대표부, 기업건의 접수 등 준비 착착점 하나도 안고친다던 한국의 양보 얻어내'를 퍼왔습니다.
미 ‘자동차 재협상’ 어떻게 했나
2010년 12월 미국은 “점 하나도 고치지 않겠다”던 우리나라를 상대로 한-미 자유무역협정 재협상을 이끌어냈다. 그 결과 자동차 관세 철폐를 4년간 유예하고, 특별 세이프가드(긴급 수입제한조처)를 도입했다. 우리 외교통상부는 ‘일방적인 양보’라는 여론의 비판을 받았지만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자유무역협정에 반대하던 전미자동차노조(UAW)로부터 환영 성명까지 받았다.
미국은 어떻게 재협상에 성공했을까? 내부고발 사이트인 ‘위키리크스’가 공개한 미국 비밀 외교전문을 보면, 미국이 얼마나 철저히 재협상을 준비했는지 확인할 수 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2008년 대선 공약으로 한-미 자유무역협정 재협상을 내걸었다. 이명박 대통령은 당시 “선거 때 무슨 얘기를 못하겠느냐”며 대수롭지 않게 받아쳤지만, 힐러리 클린턴은 2009년 1월 의회 인준청문회에서 재협상이 필요하다는 의사를 서면 답변을 통해 다시 확인했다.
청와대와 외교부는 “재협상은 없다”고 진화에 나섰다. 하지만 같은 해 2월12일 클린턴 장관에게 보낸 미 대사관 전문을 보면, “한국 정부가 공식적으로 ‘재협상 불가’라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지만, 지나치게 일방적으로 양보했다고 보이지 않게 하는 시험대를 통과할 수 있다면, 이명박 대통령은 우리와 함께 논의하길 원할 것으로 감지된다”고 적혀 있다.
이에 미국은 재협상을 위한 준비를 착착 밟아나갔다. 우선 미국 무역대표부가 2009년 7월27일 에 ‘한국과의 자유무역협정과 관련한 코멘트 요청’이라는 공고문을 냈다. 이해관계자들로부터 조문이나 해석, 또는 한-미 자유무역협정와 관련한 어떠한 문제라도 의견을 접수하겠다고 알린 것이다. 같은 해 9월24일치 미 대사관 전문에는 “미 무역대표부가 8월말까지 500건(250건은 기업으로부터 온 것임)의 건의사항을 접수했다”고 돼 있다.
이처럼 미국이 재협상을 위한 의견 수렴 과정을 진행하고 있을 때 외교부는 재협상은 없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은 2010년 6월 기존 협정문의 점 하나도 고치지 않겠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그해 10월 두 나라는 한-미 자유무역협정에 대한 재협상에 들어갔고, 제대로 준비하지 못한 우리나라는 자동차 분야만 대폭 양보하고 말았다.
정은주 기자

2012년 2월 20일 월요일

“이명박 ‘독도 기다려달라’ 발언 실제 했다”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2-02-19일자 기사 '“이명박 ‘독도 기다려달라’ 발언 실제 했다”'를 퍼왔습니다.
강영훈 주일대사 1등 서기관 발언…2008년 7월17일 작성 위키리크스 전문서 드러나

이명박 대통령이 취임 초 당시 후쿠다 야스오 일본 총리를 만나 독도의 일본 땅 표기를 두고 “지금은 곤란하다, 기다려달라”고 말했다는 요미우리신문의 보도가 사실이라는 외교문서가 발견돼 파문을 낳고 있다.
이 대통령의 소위 ‘독도 발언’은 수많은 비판을 받아왔지만 우리 정부와 일본 정부는 시종일관 발언 사실을 부인했고, 법원조차 ‘사실이 아니다’라고 판단했었다. 이에 따라 이명박 정부의 독도관 및 대일 역사관 뿐 아니라 도덕성(거짓말)에 대한 논쟁도 도마에 오를 전망이다.
경향신문이 19일 입수한 폭로전문 사이트 위키리크스의 미국외교전문을 보면, 강영훈 주일 한국대사관 1등서기관은 교과서문제에 대해 이 대통령이 후쿠다 총리에게 “기다려달라”고 부탁했다고 말한 것으로 나와있다.
이 전문은 강 서기관의 발언 다음날인 2008년 7월17일 작성된 것으로, 위키리크스가 지난해 8월 공개한 문서에 포함돼있다고 경향은 전했다.


지난 2010년 4월 7알 이명박 대통령의 독도 관련 발언을 보도한 요미우리신문 상대 손해배상청구소송 선고공판에 참석한 국민소송단.

강 서기관은 당시 주일 미국대사관의 정치담당관을 만나 일본의 중학교 학습지도요령 해설서 발표에 대해 “특히 이 대통령이 후쿠다 총리에게 ‘기다려달라’고 직접 부탁한 직후(particularly after Lee directly appealed to PM Fukuda to ‘hold back’)여서 한국 정부 관료들은 ‘배신감’을 느낀다”고 말했다고 경향은 보도했다.
당시 ‘지금은 곤란하다, 기다려달라’고 말했다는 이명박 대통령 발언을 보도한 요미우리신문 보도에 한국 정부는 즉각 부인했으나 그 이튿날 정작 주일 한국대사관 관계자가 확인을 해준 셈이다.


경향신문 2월20일자 2면

일본 요미우리신문은 이명박 대통령이 2008년 7월9일 홋카이도(北海道) 도야코(洞爺湖) 주요 8개국(G8) 정상회의에서 후쿠다 야스오(福田康夫) 총리로부터 ‘중학교 사회과 학습지도요령 해설서에 다케시마(竹島·독도의 일본명)를 일본땅이라고 명기하지 않을 수 없다’는 사실을 통보받고 “지금은 곤란하다. 기다려달라”고 말했다고 같은 달 15일 보도했다.
앞서 대법원은 지난해 1월 백아무개씨 등 1886명의 국민소송단이 요미우리신문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하면서 이 대통령이 ‘기다려달라’고 말한 사실은 없다고 결론을 내린 바 있다.
한편, 위키리크스는 2008년 한·일 정상회담 직후 외교전문을 인용해 주한 일본대사관의 정치참사관이 “이명박 대통령은 노무현 대통령보다 ‘두꺼운 피부’를 가져 불가피하게 발생하는 사소한 트러블(한·일 간 마찰)을 견뎌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 참사관은 이어 “이번 한·일 정상회담은 과거와 영토 문제에 대한 논의를 피하면서 경제협력을 강화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평가했다.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2010년 8월 광복절 경축사를 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2012년 1월 18일 수요일

미국에 귀염받는 대통령


이글은 시사인 2012-01-18일자 기사 '미국에 귀염받는 대통령'을 퍼왔습니다.
위키리크스’ 자료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미국 공관이 작성한 외교 전문 수십만 건에서 오직 이 대통령만이 ‘매우 친미적’이라 평가됐다. 이 정권에는 ‘닥치고 친미!’ 말고는 없었다.


달포 전 한 일간신문에 나는 “때때로 이명박 대통령이 미국으로부터 ‘존중’받는다기보다 ‘귀염’받는 것 같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라고 썼다. 

미국 나들이에 나서 조지 부시 2세나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게 환대를 받을 때마다, 그가 쇠고기 시장 개방이나 한·미 자유무역협정 비준 같은 큰 선물을 미국에 건네곤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때까지 그것은 내 육감이었을 뿐이다. 세계를 경영하는 초강대국으로서, 미국이 ‘귀여워하는’ 국가 지도자들이 어찌 없겠는가?

‘존중’은 (거의) 대등한 관계를 맺고 있는 주체들 사이의 태도, 수평적 감정이다. ‘귀염’은 상위 주체가 하위 주체에게 건네는 긍정적 태도, 수직적 감정이다. 

비록 몰락하고 있기는 하나 미국은 여전히 이 행성에서 가장 힘센 나라이므로, 미국과 완전히 대등한 처지에서 똑같은 수준의 상호 존중을 확보할 수 있는 나라는 거의 없다. 미국 우방의 지도자들은 미국으로부터 ‘존중’과 ‘귀염’ 사이의 어떤 대접을 받을 것이다. 그리고 그 대접의 수준은 국가의 주체성, 국가 지도자의 외교 역량, 미국 지배계급과의 친밀도 같은 것에 달려 있을 테다.

새해 들어 처음 읽은 책에서 나는 충격적 사실과 마주쳤다. 그 책은 KBS 김용진 기자가 쓴 이다. 은 재작년부터 세계를 떠들썩하게 만든 ‘위키리크스’ 문건을 분석한 책이다. 이 문건들에는 전 세계에 둥지를 틀고 있는 미국 공관이 그 나라 국가수반이나 정부 수반의 친미도(親美度)를 가늠한 내용이 포함돼 있다. 한 문건에서 이명박 대통령은 ‘매우 친미적인(strongly pro-American 또는 strongly pro-U.S.)’ 인물로 표현되었다.

그럼 미국이 이런 ‘칭찬’을 한 국가 지도자는 몇이나 될까? 김용진 기자에 따르면 ‘위키리크스’가 공개한 미국 외교 전문 25만1287건 전체에서 이 표현을 사용한 전문은 단 세 개였다. 그리고 그 문건 셋은 모두 주한 미국 대사관에서 작성되었다. 다시 말해 ‘매우 친미적’이라고 평가받은 최고 권력자는 이 대통령 한 사람뿐이었다. 이보다 한 단계 낮은 표현, 그러니까 ‘매우’라는 부사를 빼고 그저 ‘친미적인’ 인물로 표현된 국가 지도자는 다섯이었다. 지난 10년간 전 세계 미국 공관이 작성한 외교 전문 수십만 건에서 오직 이 대통령만이 ‘매우 친미적’이라 평가된 것이다.

이것은 여러모로 부자연스러운 일이다. 물론 한국과 미국은 긴밀한 우방이고, 앞으로도 그래야 한다. 그러나 미국 처지에서 보면, 한국이 영국이나 이스라엘 또는 일본만큼 중요한 우방은 아니다. 지정학적으로도 그렇고, 문화적으로나 국내 정치적으로도 그렇다. 더구나 미국인에 대한 한국인의 호감도는 세계 최고 수준이 아니다. 미국 여론조사기관 퓨리서치(Pew Research)가 지난해 3월에서 5월 사이에 23개 나라 국민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미국 호감도 조사에 따르면, 지구상에서 미국을 가장 좋아하는 국민은 일본인(85%)이었고, 케냐인(83%, 오바마 대통령의 뿌리와 관련 있을 테다), 프랑스인(75%), 리투아니아인(73%), 이스라엘인(72%)이 그 뒤를 이었다. 

이 조사에는 한국이 빠져 있었는데, 한번 견줘보려고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지난해 11월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한국인의 56.8%가 미국에 호감을 보였다. 이 결과만 보자면 이 대통령은 ‘특별한 한국인’에 속하는 셈이다.

국내 정치적 목적을 위해 애걸복걸

‘매우 친미적인 대통령’ 이명박 얘기는 의 끝머리에 붙은 작은 에피소드일 뿐이다. 김용진 기자는 2006년부터 2010년 2월 사이에 주한 미국 대사관이 워싱턴에 보낸 외교 전문 1980건 가운데 기사 가치가 있다고 판단된 문건을 추려 분석하며, 한국에 대한 미국 권력층의 눈길을 더듬는다. 그것을 읽는 내 심정은 심란했다. 거기에는 한국이 미국에 얼마나 얕보였는지, 한국 정부가 국내 정치적 목적을 위해 미국에 얼마나 애걸복걸하며 물질적·상징적 국익을 갖다 바쳤는지가 세세하게 서술돼 있다. 

이 정권에는 ‘닥치고 친미!’ 말고는 외교라는 것이 없었다. 나는 미국을 존중한다. 그와 더불어 나는 우리 대통령이 미국에 귀염받는 게 아니라 존중받기를 바란다.

2012년 1월 17일 화요일

'귀신이 쇼를 해도' 무죄는 무죄, 진실은 진실


이글은 대자보 2012-01-16일자 기사 ''귀신이 쇼를 해도' 무죄는 무죄, 진실은 진실'을 퍼왔습니다.
[변상욱의 기자수첩] 최시중, 축하는 뭐고 미안은 뭔지?

정연주 전 KBS 사장이 대법원에서 무죄 판결을 받은 뒤 가장 먼저 제기된 이슈가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의 책임이었다. 

지난 1월 13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이춘석 민주당 의원은 "최시중 위원장은 정연주 전 사장의 무죄가 확정됐으니 국민 앞에서 거취를 밝히라"고 요구했다. 최시중 위원장이 지난 2009년 11월, 2011년 3월 두 번에 걸쳐 '정연주 전 사장의 무죄가 확정되면 정연주 사장에 대한 권익 보호조치를 취하는 동시에 책임을 지겠다'고 밝힌 바 있지 않느냐는 지적이다. 

여기에 대한 최시중 방통위원장의 답변, "법원의 확정판결이 나면 정연주 전 사장이 자기 보호, 이익 확보를 위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생각했고 그 경우 제가 할 부분이 있으면 하겠다고 말했던 것이다. 행정부인 제 입장에서 법률적으로 어떤 책임을 져야할 지, 무슨 관계가 있는지 검토해 볼 것이다," 

쉽게 말해 도와줄 게 있으면 도울까 자신이 책임 질 일은 없다는 뜻. 그리고 정연주 씨에게 보내는 한 마디, "축하하고 미안하다."

◇ 축하는 뭐고 미안은 뭔지? 

최시중 위원장이 방통위원장 후보로 검증을 받을 때 가장 아프게 때린 곳이 KBS였다. 2008년 3월 5일 KBS의 보도 내용을 보자. 

"1997년 대선 직전에 최시중 방통위원장 내정자가 갤럽회장 자격으로 주한 미 대사를 만나 대선 관련 여론조사 내용을 유출했다. 이는 사규는 물론 실정법을 위반한 것이다." 

미 국무부 3급 비밀문서에 따르면 12월 10일에 실시한 한국 대선후보 여론조사 결과를 12월 12일 최시중 위원장이 보스워스 주한 미 대사에게 알려준 것으로 기록돼 있다는 것이 KBS의 보도. 대통령 선거가 12월 18일이므로 여론조사 결과 공표 금지 기간이다. 11월 26일부터 12월 18일까지가 공표 금지기간, 2년 이하의 징역이나 4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하게 되어 있다. 

최시중 위원장 해명도 들어 보자. "정확히 기억이 나지 않는다. 여론조사 공표 금지 기간 전에 한 여론조사와 큰 변화는 없을 거라고 일반적 수준에서 얘기 했을 것이다." 

그러나 주한 미 대사관이 본국으로 보낸 문건에는 이렇게 기록돼 있다. "...본격적인 선거운동이 시작된 직후 여론조사는 가능해도 공표는 금지돼 있다. 최 회장의 조사 내용은 12월 10일에 실시한 최근 조사 결과이다. 김대중 후보가 선거 당일 투표의사를 밝힌 유권자 조사에서 35%로 앞서 있고, 이회창 후보 25%, 이인제 후보 20%로 그 뒤를 쫓고 있다..." 

그저 예전 것과 비슷하다고 말했는데 왜 30, 20, 숫자까지 등장하나? 귀신이 곡할 노릇이다. 비록 10년 전 일이어서 수사나 처벌은 없었지만 정치적 중립과 공정성이 최고의 덕목인 방송통신위원장 후보로서는 가장 뼈아픈 폭로였다. 

당시 KBS 사장은 물론 정연주 씨였다. 이 특종기사를 만들어 낸 기자들은 탐사보도팀이었다. 그 뒤에 벌어진 일은 첫 번째가 '정연주 사장의 업무상 배임 의혹'이 제기되며 한나라당 의원들이 KBS 정연주 사장의 사퇴를 촉구했고, 최시중 위원장은 KBS 이사장을 두 번이나 만났다. 물론 당사자들은 정연주 사장 이야기는 꺼내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그런데 당시 언론들은 '최시중 위원장이 이명박 대통령 지지율이 떨어지는데 정연주 KBS사장이 한 몫 거들고 있다고 불만을 꺼낸 것'으로 보도하고 있다. 하지도 않은 말이 어찌 그리 흘러나오는지 이것도 귀신이 곡할 노릇이다. 

◇ 사장 하나 바뀌었을 뿐인데...

그 다음에 벌어진 일은 탐사보도팀의 수난이다. 인터넷 신문 기사(2010년 1월 14일)를 읽어보자. 

"공공기관 사퇴 압박 등 MB식 인사에 대해 '법도 원칙도 없다'는 쓴 소리를 하고, 고위 공직자의 도덕성과 자질을 철저하게 검증했던 KBS 탐사보도팀이 지난 6일 사실상 해체됐다. '해체' 방안이 알려진 지난해 12월 KBS 탐사보도팀 전현직 기자들은 '후배들의 기자 정신과 꿈을 팔아 권력의 비위를 맞추겠다는 것'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2005년 출범 이후 '이달의 기자상'을 휩쓸며 외부에서 호평을 받았던 탐사보도팀은 정작 사내에서는 팀장이 좌천되고, 팀원들이 보복 인사를 당하는 등 각종 압박을 받아왔다."

정연주 사장 퇴진 이후에 벌어진 KBS 상황은 굳이 설명하지 않겠다. 하나만 언급하자면 KBS의 보도본부장과 뉴스앵커가 미국 측에 한국 정치상황에 대한 정보를 제공했다는 사실이 위키리크스에 폭로된 적이 있다. 방송통신위원장 내정자의 정보 유출을 엄히 꾸짖었던 KBS가 이때는 'KBS 직원이 정보를 유출했다고 비판하는 언론에 대해서 명예훼손으로 고소하겠다'고 오히려 칼을 들고 덤볐다는 사실. 관련 기사 내용을 잠시 들여다보자. 

"폭로전문 웹사이트 위키리크스(www.wikileaks.ch)가 8월 말 공개한 미 국무부 기밀문서에는 고대영 KBS 보도본부장과 민경욱 KBS 9시 뉴스 앵커가 2007년 대선을 앞두고 당시 미 대사관 측에 대선 관련 정보를 전달한 내용이 포함돼 있다. 특히, 미 대사관 측은 고대영 KBS 보도본부장(당시 해설위원)을 '빈번한 대사관 연락책'(frequent Embassy contact)이라고 표현했으며, 민경욱 앵커(당시 뉴스편집부 기자)에 대해서도 '민 기자가 이명박과 그의 동료들에 의해 완전히 설득 당했다. KBS의 이명박 다큐멘터리는 이명박에 대해 꽤 우호적일 것으로 예측된다'는 평가를 내놓았다..." 

정연주 전 KBS 사장의 무죄 확정 소식을 모든 신문방송이 이를 크게 보도하던 지난 12일, KBS '뉴스9' 시간에 이 소식은 아예 보도되지 않았다. 숱한 비판이 쏟아졌는데 한 KBS 기자의 트윗은 대법원 판결 기사조차 나가지 못한데 대해 간부들에게 이렇게 고하고 있다. 

"한국 공영방송의 독립성 훼손과 관련한 중요 판결이다. 기사의 가치가 높다. 그런데 이를 항의하면 간부들은 순수하지 않은 정파적 기자들이라 한다. 당신들이야말로 정파성을 가리기 위해 객관 가지고 사기 치지 마라. 취재절차에 문제가 없고 사실 그대로 나가는 모든 기사는 순수하다." 

◇ 귀신이 쇼를 해도 무죄는 무죄고, 진실은 진실

이번에 무죄가 확정된 배임소송과 별개로 정연주 사장에 대한 해임 무효 행정소송에서도 정연주 전 사장이 승소했다. 법원은 해임 과정 자체가 무효라고 판결하고 있다. 

이야기를 정리하자면 "정권이 바뀌면서 국민의 공영방송 KBS를 신속히 장악하기 위해 국가기관과 여당이 동원돼 정치적으로 껄끄러운 사장을 업무상 배임혐의로 몰아 임기 전에 쫓아냈다. 그런데 모두 무죄.무효가 되면서 2008년 8월 이후 KBS 이병순, 김인규 사장 체제의 법적 정당성이 흔들리고 있다"가 된다. 이것도 정치적으로 불순한 해석인가? 그런 적이 없는데 귀신이 곡할 노릇인가? 

최시중 방통위원장 후보자 시절 인사청문회 때도 그랬다. 왜 소득도 없는 아들이 서울 용산의 90억 짜리 900평 땅을 15번이나 사고팔고 했느냐고 따지니 "아들에게 물어보니 귀신이 곡할 노릇이라고 하더라"는 답변이었다. 

아무도 의도하지 않았는데 KBS 사장에게 배임혐의가 씌워지고 쫓겨나더라? 이것이야말로 귀신이 곡할 노릇이 아닌가. 요즘 측근들 비리 폭로로 심기가 불편할 텐데 옛날이야기까지 꺼내 죄송하다. 꼭 그러려고 한 건 아닌데 워낙 귀신이 곡할 노릇들이 많으니 그랬다. 미안하다 사과한다.

2011년 12월 22일 목요일

'뼛속까지 친미' 쇠고기로 우려낸 '가카새끼 짬뽕'?


이글은 프레시안 2011-12-22일자 기사 ''뼛속까지 친미' 쇠고기로 우려낸 '가카새끼 짬뽕'?'을 퍼왔습니다.
[긴급 기고] 김종훈 "한미 FTA 발효 후, 美 쇠고기 협상"
박상표 국민건강을위한수의사연대 정책국장·건강과대안 연구위원 

한미 FTA 발효 후 쇠고기 개방 사실로 드러나

2012년 초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발효되면 '뼛속까지 친미' 쇠고기로 국물을 우려낸 '꼼수면'과 '가카새끼 짬뽕'이 한국 시장을 점령할 것 같다.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은 12월 15~17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제8차 세계무역기구(WTO) 각료회의 마지막 날 미국 통상 전문지 와 인터뷰에서 "미국 정부가 2008년 미국산 쇠고기 수입 위생 조건에 근거하여 (30개월 이상 쇠고기 전면 개방을 위한) 협의를 요청한다면, 한국 정부는 일단 한미 FTA가 발효된 다음에 미국산 쇠고기 수출의 시장 접근을 증대시키기 위한 협의에 적극적으로 응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김종훈 본부장의 인터뷰 내용을 통하여 미국 쪽에서 여러 차례 흘러나왔던 한미 FTA 발효 후 6개월 이내에 쇠고기 재협상 논의가 이루어질 것이라는 내용이 사실로 드러났다. 한미 정부의 쇠고기 물밑 협상에 부응이라도 하는 것처럼 미국 육류수출협회 한국 지사는 "이달 15일부터 공중파 텔레비전 방송 3사와 케이블 채널을 통해 미국산 쇠고기를 홍보하는 새 광고 '월드 클래스 비프(World Class Beef)' 편을 내년 2월까지 방송한다"고 밝혔다. 미국육류수출협회의 캠페인 이름은 '신뢰를 위해(To Trust)'이다.

론 커크 미국 무역대표부 대표는 2011년 5월 4일 미국 상원 재무위원장 맥스 보커스 상원의원에게 서한을 보내 "한국 측에 공식적으로 쇠고기 수입 위생 조건 협의를 요청한 후 7일 이내에 한국 측이 협상에 응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 위생 조건 25조에 근거한 것이다.


2011년 5월 12일 미국 하원 농업위원회 청문회에서 톰 발색 미국 농무부 장관은 "한미 FTA 발효 후 공격적 쇠고기 마케팅"을 약속했다. 그리고 보커스 의원은 2011년 10월 "한미 FTA가 발효되고 6개월 안에 한국의 쇠고기 시장 개방을 위한 재논의가 있을 것"이라고 천기를 누설했다.

보커스 의원은 더욱 구체적으로 "한국과의 협상은 론 커크 무역대표부 대표가 주도할 것이며, 매우 영향력이 세고, 한국은 사실상 동의했다"고 밝혔다.

"어떠한 경우에도 국민을 속이면 안 됩니다"

미국 정부의 고위 관료와 의원이 수차례에 걸쳐 한미 FTA가 먼저 발효된 이후에 30개월 이상 미국산 쇠고기 수입이 재개될 것이라고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이명박 정부는 그동안 우리 국민들에게 "한미 FTA와 쇠고기 수입은 별개"라고 홍보했다. 심지어 정부의 홍보 동영상에는 "어떠한 경우에도 국민을 속이면 안 됩니다"라는 뻔뻔스러운 문구까지 적혀 있다. (☞바로 보기 : 한미 FTA와 쇠고기 수입은 별개입니다)

그러나 김종훈 본부장의 인터뷰 내용을 통하여 "한미 FTA와 쇠고기 수입은 별개"라는 정부의 홍보가 거짓이라는 사실이 드러났다.

현인택 통일부 장관은 대통령직 인수위원으로 활동하던 2008년 1월 17일 당시 버시바우 미국 대사와의 면담에서 "이명박 당선인은 쇠고기 이슈에 대한 정치적 민감성을 알고 있다. 그러므로 그의 미국 방문에 앞서 미국산 쇠고기가 한국 시장에 개방될 것"이라고 보증했다.

버시바우 대사가 2008년 3월 25일자로 라이스 국무장관에게 보고한 비밀문서에도 "한국의 무역 팀은 이 대통령 방미까지 미국 측 요구에 맞춰 결과를 발표할 수 있도록 물밑에서 열심히 협상을 하고 있다"고 명시했다.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이 한국의 무역 팀 대표라는 사실은 누가 봐도 자명할 것이다.

따라서 우리 국민들은 그동안 이명박 정부의 행태와 위키리크스 폭로 문서를 통하여 이 문구의 진실은 "어떠한 경우에도 국민을 속여야 됩니다"로 해석해야 한다고 이해하고 있다.



▲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국회 비준 후 이명박 대통령과 만난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 ⓒ연합뉴스

'사료 금지 조치에 대한 과학적 평가'는 김종훈의 꼼수

김종훈 본부장은 와 인터뷰에서 "한국 정부는 궁극적으로 미국 쇠고기 수출의 (한국 내) 시장 접근을 증대시키기 전에, 소 사료에 대부분 동물의 부산물 사용을 금지하는 미국 정부의 규제 조치가 광우병의 전염을 통제하는데 효과적인지를 확인하기 위한 과학적 연구가 추가적으로 필요하다는 점을 암시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러한 과학적 평가는 한국 소비자들이 미국산 쇠고기의 안전성에 대한 신뢰를 완전하게 회복할 수 있는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 정부의 사료 규제 조치와 한국 소비자의 신뢰를 연계시키는 김종훈 본부장의 꼼수는 미국산 쇠고기 전면 개방을 위한 명분 만들기에 불과하다. 게다가 과학적 평가는 미국 정부의 요구 사항이다. 머랜티스 미국 무역대표부 부대표는 2011년 4월 7일 미국 하원 세입위원회 무역소위 청문회에서 한미 FTA의 조속한 의회 비준을 촉구하면서 쇠고기 문제와 관련해 "국제적 과학 기준에 부합하게,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에서 쇠고기 시장의 추가적인 개방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미국의 사료 규제 조치는 광우병 교차 오염을 막을 수 없으며, EU 일본 캐나다 등과 비교하더라도 불충분하다. 국제수역사무국(OIE)은 2006년 미국 정부에게 동물 사료에서 광우병 위험 물질(SRM)의 사용을 금지할 것을 권고했지만, 2008년 4월 공포된 미국의 사료 규제 조치는 광우병 위험 물질중에서 30개월 이상의 뇌와 척수만을 규제하고 있다. 다시 말해서 뇌와 척수를 제외한 광우병 위험 물질을 돼지, 닭, 칠면조의 사료로 사용하고 있다.


▲ 유럽연합(EU), 일본, 캐나다, 미국의 사료 규제 조치 비교. ⓒ프레시안

미국 소비자 연맹은 현행 미국 정부의 사료 조치가 3개의 커다란 허점이 있다고 평가했다. 첫째, 소의 피를 여전히 소의 사료로 사용하고 있는 허점이 있다. 둘째, 닭장 쓰레기를 소의 사료로 사용하고 있는 허점이 있다. 닭장 쓰레기 중 30퍼센트는 사료인데, 닭 사료에는 광우병 위험 물질이 포함된 쇠고기가 섞여 있다. 셋째, 광우병 위험 물질 10퍼센트가 사료 원료로 사용되는 허점이 있다. 왜냐하면 소의 뇌와 척수는 전체 광우병 위험 물질의 90퍼센트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렌더링 업계도 2008년 1월 11일자로 관리예산국(OMB)에 보낸 의견서에서 "30개월 이상 소에서 뇌, 척수 제거는 비현실적이며, 업자들이 30개월 이상 소를 구분할 만한자료를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에 연령 구분이 곤란하다. 미국은 현재 동물 개체별 식별 시스템을 의무화하지 않고 있다. 치아 식별법은 소의 대략적인 나이를 판단하는데 사용되고 있으나, 규제 용도로 사용하기에는 좋은 지표가 아니다. 또한 제품(육골분 등)에 뇌와 척수가 포함되어 있는지를 검사하는 방법도 없고, 설사 있다 하더라도 그것이 30개월 이상 소의 것인지를 아는 방법도 없다"고 주장했다.

미국의 현행 사료 규제 조치는 결코 과학적 평가의 대상이 되지 못하며, 이를 한국 소비자의 신뢰 회복 근거 지표로 삼는 것은 난센스에 불과하다. 오히려 미국 의회조사국이 2011년 3월에 제시한 쇠고기 전면 개방 5가지 꼼수 시나리오 중 하나일 뿐이다. (☞관련 기사 : '구제역 재앙' 눈 감았나? 韓·美 '쇠고기 전면 개방' 추진 '꼼수')

김종훈 본부장, WTO 사무총장 꿈꾸나?

WTO 각료회의에서 미국산 쇠고기 개방 의지를 천명한 김종훈 본부장은 오얏나무 아래서 갓끈을 고쳐 맸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미국 백악관과 무역대표부 고위 관료들은 지난 2010년 12월 한미 FTA 재협상 당시 김종훈 본부장에게 2013년 임기가 만료되는 파스칼 라미 WTO 사무총장 후임자로 출마해보라고 권유한 바 있다고 한다.

국익을 두고 협상하는 상대국 대표에게 이러한 권유가 어떤 의미일까. 이러한 권유를 자랑스럽게 언론에 흘리는 정부 고위 관료가 과연 애국자와 매국노 중 어느 편인지는 독자의 상상에 맡긴다.

김종훈 본부장은 와의 인터뷰에서 "한미 FTA가 내년 2월 1일자로 발효될 것으로 예상"했으며, 미국의 업계에서는 "김종훈 본부장이 한미 FTA 발효를 급하게 서두르는 것에 대해 놀라움을 표시"했다.

12월 9일자 는 "업계에서는 미국 정부 관료들은 오바마 대통령이 내년 3월 26~27일 서울에서 개최되는 핵안보정상회의에 참석하는 것이 한미 FTA의 비준 작업을 완료할 마지노선이 될 것이라고 예상한다"고 보도한 바 있다.

는 한국 정부와 여당(한나라당)이 정치적 이유 때문에 가능한 한 빨리 한미 FTA를 발효시키려고 한다는 업계의 분석을 전했다. 이러한 분석은 위키리크스가 폭로한 문서를 통해 익히 알려진 바 있다.

버시바우 대사가 2008년 3월 25일자로 라이스 국무장관에게 보고한 2급 비밀문서를 보면, 이명박 대통령은 4월 16일 한미 정상 회담 참석차 워싱턴에 도착하기 전에 쇠고기 시장 전면 재개방이 필요하다는 것을 이해하고 있다. 하지만 이 대통령 참모진은 4월 9일 총선 전까지 협상 타결이 정치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통상 팀은 이 대통령 방미까지 미국 측 요구에 맞춰 결과를 발표할 수 있도록 협상을 물밑에서 열심히 일하고 있다"고 보고했다.

2008년 5월 29일자 3급 비밀문서를 보면, 이상득 의원은 주미 대사를 만나 "만약 쇠고기 협상이 6월 4일 재보선 전에 미국산 쇠고기 수입이 허용되는 것으로 결론이 난다면, 그것이 선거의 주요 이슈가 되어 한나라당 후보들이 패배하는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기도 했다.

역사는 2012년에도 반복될 것 같다. 위키리크스 문서의 표현을 차용하여 "한미 FTA 비준을 최대한 서둘러 2012년 총선의 주요 이슈가 되지 않도록 해야 한나라당 후보들이 패배하지 않을 수 있다. 2012년 총선 전까지 쇠고기 협상의 타결은 정치적으로 불가능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통상 팀은 미국 측의 요구에 맞추기 위해 쇠고기 협상을 물밑에서 열심히 하고 있다"고 주장하면 괴담이 될까.

이처럼 2012년 반복되는 역사는 결코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에 희극으로 끝나지 않을 것이다. 김종훈 본부장의 기대와 희망대로 2012년 2월 1일 한미 FTA가 발효되고, 한미 FTA가 2012년 총선 이슈가 되지 않고, 총선 이후에 30개월 이상 미국산 쇠고기가 전면적으로 개방되는 희극은 더 이상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오히려 그와 같은 상황은 난파선에서 쥐들이 빠져나가듯 이명박 정권의 몰락을 재촉하는 신호탄이 되리라 본다.

'뼛속까지 친미' 쇠고기로 국물을 우려낸 '꼼수면'과 '가카새끼 짬뽕'의 흥행은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의 기대처럼 결코 쉽지 않으리라.



/박상표 국민건강을위한수의사연대 정책국장·건강과대안 연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