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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2월 1일 수요일

김재철 사장님, 두려우십니까?


이글은 미디어스 2012-01-31일자 기사 '김재철 사장님, 두려우십니까?'를 퍼왔습니다.
[기자수첩] MBC의 잇따른 취재 통제를 바라보며

1월30일과 31일, 이틀 동안 기자․PD․엔지니어 등 500여명이 외치는 소리가 서울 여의도 MBC본사 1층 현관을 가득 매웠지만, 정작 이 울림의 주인공인 김재철 사장님은 MBC에 계시지 않았습니다. MBC노조의 총파업을 ‘정치파업’ ‘불법파업’으로 규정하며 무시무시한 엄포를 놓았던 ‘담화문’을 통해서만 사장님의 흔적을 조금이나마 느낄 수 있었을 뿐이었지요.

▲ 김재철 MBC 사장 ⓒMBC
총파업 중인 구성원들에게 잠시나마 얼굴을 보여줄 기회가 한 차례 있었지만 이마저도 사장님은 거부하셨습니다. 당초 31일 오전 10시에 사장님이 직접 나서 MBC 신입사원들에게 사령장을 수여할 예정이셨지만, 안타깝게도 노조 집행부가 ‘손팻말 시위’를 하겠다는 계획을 밝히자 발 바쁘게 수여식을 취소하셨습니다.
참으로 두문불출한 사장님이십니다. 그렇지만 현 상황에 대한 사장님의 인식 능력이 떨어진다고 판단하지는 않습니다. 비록 MBC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지만 현 상황에 대한 인식은 꽤 정확히 하고 계신 것처럼 보이기 때문입니다.
MBC 회사 쪽은 현 상황을 ‘비상 상황’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비상 상황, 맞습니다. MBC노조의 총파업이 시작된 직후, MBC 홍보국 관계자들은 (미디어스)를 비롯한 언론사 기자들과 통화에서 “현 상황은 비상 상황”이라고 표현했습니다. 그러면서 ‘비상 상황’을 이유로 기자들의 MBC 출입을 전면 통제했습니다. 심지어 홍보국을 통해 정식 출입을 등록한 기자의 출입증조차도 사용할 수 없도록 조처했습니다. 지난 번, 어떤 기자가 사장실 앞에서 벌어졌던 구성원들의 손팻말 시위 장면을 취재했기 때문에 출입을 불허한다는 말도 덧붙였습니다.
이 때문에 애꿎은 사람들만 더 분주해 졌습니다. 정문과 남문을 지키는 안전요원들은 출입저지에 항의하는 기자들을 막아내느라, 1층 안내데스크를 지키는 안내요원들은 기자들의 항의에 일일이 대응하느라 분주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기자 출입을 둘러싼 실랑이가 있을 때마다 기자들을 데리러 가야하는 노조 관계자도 분주해 졌습니다. 결국, 공식 통로를 통한 MBC출입이 좌절된 기자들은 노조의 도움을 받아 1층에 있는 출입기자실에서 취재를 하곤 했습니다.
여기까지가 30일, 하루 동안의 상황입니다.
그리고 31일 오후, 평소대로 출입기자실의 비밀번호를 눌렀지만 출입기자실의 문은 열리지 않았습니다. ‘잘못 눌렀나’라는 생각에 다시 눌러봤지만 견고한 문은 열리지 않았습니다. 다른 언론사 기자가 시도해 봤지만, 역시나 였습니다. MBC홍보국에 전화를 했습니다. 전화를 받은 관계자는 “비상 상황이라서 (바뀐 비밀번호를) 알려드릴 수 없다”는 입장만을 말하더군요.

▲ 1월30일 오전 10시30분, 서울 여의도 MBC본사에서 열린 총파업 출정식에서 노조원들이 '김재철 퇴진' 구호를 외치고 있다. ⓒ미디어스

총파업 소식을 전하는 기사 하나 하나가 불편하셨던 걸까요, 아니면 “김재철은 물러가라”는 구성원들의 외침을 전하는 기사를 보기 싫으셨던 걸까요. 그도 아니면 아예 ‘김재철’이라는 사장님의 이름이 기사에 오르락내리락 하는 것조차 불편하셨던 걸까요. 하루 아침에 출입기자실조차 폐쇄한 MBC의 이 같은 행보가 그저 황당할 뿐입니다. 공영방송에서 벌이는 행태 치고는 너무나 치졸해서, 이렇게 정색한 표정으로 굳이 기자수첩을 써야 하는 것인지 수없이 고민했을 정도입니다.
취재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달라는 요구는 결코 아닙니다. 기자실을 출입하지 못하게 된 것에 대한 분풀이는 더더욱 아닙니다. 다만 다른 곳도 아닌 언론사에서, 언론자유를 그 누구보다 지향해야 할 공영방송에서, ‘비상 사태’를 이유로 언론의 취재 자체를 봉쇄한 이 현상이 그저 개탄스러울 뿐입니다.
MBC는 ‘시청자와 소통한다’는 이유에서 2012년 연중기획을 (通MBC통통 대한민국)으로 정했습니다. 그 어느 때보다 소통과 화합을 최고의 과제로 여기겠다는 MBC의 포부가 이 문구에 담겨있습니다. 그러나 고작 한 달이 지난 지금, MBC는 ‘소통’은 없고 ‘불통’만 가득합니다. 꽉 막힌 MBC 곳곳에 걸린 연중기획 포스터가 참으로 무안할 뿐입니다.
추신: 사장님 덕분에 더 열심히 취재해야겠다는 생각이 불끈 듭니다. 참고로 이 글은 1층 현관에 임시로 마련된 불우이웃돕기 성금 모금 탁자에서 쓰기 시작한 것이지만, 중간 정도 썼을 때 한 아저씨께서 다가오셔서 이제 그만 탁자를 치워야 한다고 하시더군요. ‘신입사원이 왔는데 탁자가 모자라 가져가야 한다’면서 되레 미안해 하시더군요. 괜찮습니다. 설마 그 넓은 MBC라는 방송사에 노트북 전원 꽂을 곳 하나 없겠습니까. 그런데 이러다가 전기까지 차단할 것 같다는 오싹한 생각이 불현듯 스칩니다.

2012년 1월 31일 화요일

KBS, 엄경철 정직6개월 등 대거 중징계


이글은 미디어스 2012-01-30일자 기사 'KBS, 엄경철 정직6개월 등 대거 중징계'를 퍼왔습니다.
"2010년 7월 불법파업에 단호한 법집행"…노조 "정치적 의도있어"

KBS 새 노조가 중앙노동위원회의 조정을 거쳤음에도 단체협상이 끝내 결렬되자 2010년 7월 한달간 진행한 합법파업에 대해, KBS 사측이 뒤늦게 정직 6개월 등의 대거 중징계를 내려 논란이 예상된다.


▲ 2010년 7월 1일 오전 10시, 서울 여의도 KBS본관 앞에서 개최된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 총파업 출정식 모습. 당초 출정식은 본관 1층의 민주광장에서 진행될 예정이었으나, KBS 사측이 "KBS본부의 파업은 불법파업"이라며 KBS본부 조합원과 취재기자의 본관 출입을 막아 본관 앞에서 약식으로 진행됐다. ⓒ곽상아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본부장 김현석)는 2010년 3월 공식 출범 이후 공정방송위원회 설치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단체협약 체결을 KBS 사측에 요구했으나, KBS 사측이 '이미 KBS노동조합과 공정방송위원회를 운영하고 있다'며 거부 입장을 고수함에 따라 그해 5월 말 단체교섭이 결렬된 바 있다.
이후 KBS본부는 중앙노동위원회 조정, 총파업 찬반투표를 거쳐 그해 7월 '임단협ㆍ공정방송 쟁취와 조직개악 저지'를 기치로 내걸고 한달간 총파업에 돌입했었다.
파업 당시 "(파업의) 실질적 목적이 경영권에 해당하는 조직개편, 인사 등에 반대하는 것으로서 명백한 불법파업"이라며 방송 도중 '불법파업' 자막까지 내보냈던 KBS 사측은 30일 해당 파업의 책임을 물어 엄경철 당시 KBS본부장에게 정직 6개월을 내리는 등 KBS본부 집행부 13명에 대해 대거 중징계를 결정했다. 정직은 해임보다 한 단계 낮은 수위의 징계다.
이내규 부본부장 정직 6개월, 성재호 공정방송추진위원회 보도부문 간사 정직 5개월, 권오훈 정책실장ㆍ김경래 편집국장 정직 4개월, 윤성도 공정방송추진위원회 제작부문 간사ㆍ김우진 홍보국장ㆍ민일홍 PD 정직 1개월, 이재후 조직국장ㆍ김성철 복지국장 감봉 6개월, 정수영 조직부장 감봉 3개월, 김강훈 PDㆍ김덕재 전 PD협회장 감봉 2개월 등이다.
배재성 KBS 홍보실장은 대거 중징계를 내린 이유에 대해 "불법파업에 대한 단호한 법집행이며, 바람직한 노사 관행 정착을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파업 당시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노동위원회 역시 "KBS 새 노조의 파업은 목적, 절차, 방법 등의 측면에서 합법파업"이라는 의견을 밝힌 바 있어, 이번 중징계를 두고 논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당사자들도 "명백한 합법파업에 대해 뒤늦게 중징계를 내린 것은 정치적 의도가 있는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정직 6개월의 징계를 받은 엄경철 전 KBS본부장은 "명백한 합법파업에 대해 뒤늦게 중징계를 내린 것은 정치적 의도가 있는 것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불법파업이었어도 이렇게 대거 중징계를 내린 전례가 없다"며 "고대영 보도본부장에 대한 불신임율이 압도적으로 높게 나왔는데, 이 움직임이 조만간 김인규 KBS 사장을 겨냥하게 되는 것을 앞두고 새 노조를 향해 반격의 무기로 중징계를 내린 것 같다"고 지적했다.
엄 전 본부장은 "2010년 7월 파업에 대해 회사 측은 그해 12월 인사위원회를 열었었다. KBS 사규에 따르면, 인사위원회가 열린 1개월 이내에 절차를 마무리하게 돼 있다"며 "사측의 이번 징계는 (절차적인 면에서) 사규를 위반한 것이기 때문에 근본적으로 무효"라고 밝혔다.
KBS본부는 오늘(30일) 오후 3시, 징계자 대책회의를 열어 향후 대책을 결정한다는 입장이다.